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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硏, 남극도둑갈매기 번식지 따라 '현지화 식단' 확인

등록 2026.03.31 09:5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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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도둑갈매기 혈액으로 서식지별 먹이 패턴 규명

[서울=뉴시스] 케이프 뫼비우스에서 설치된 모니터링 카메라에 포착된 남극도둑갈매기의 새끼 먹이 전달 장면. 어류(a·b), 펭귄(c), 물범 내장(d)

[서울=뉴시스] 케이프 뫼비우스에서 설치된 모니터링 카메라에 포착된 남극도둑갈매기의 새끼 먹이 전달 장면. 어류(a·b), 펭귄(c), 물범 내장(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남극 상위 포식자인 남극도둑갈매기가 번식지 환경에 따라 먹이를 달리하며 '현지화 식단'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극지연구소(소장 신형철)는 남극 로스해 북부 빅토리아랜드 일대 4개 번식지에 서식하는 남극도둑갈매기 41마리의 혈액을 분석해 지역별 식이 조성 변화를 규명했다고 31일 밝혔다.

남극도둑갈매기는 환경에 따라 먹이를 가리지 않는 ‘기회주의적 종’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얼마나 유연하게 식단을 바꾸는지는 그동안 명확히 밝혀진 바가 적었다. 특히 북부 빅토리아랜드를 대상으로 한 비교 연구는 지난 40여 년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지난 2021년 11~12월 남극장보고과학기지 인근 4개 서식지에서 성체 도둑갈매기 41마리의 혈액을 채취해 안정동위원소 분석법으로 식단을 조사했다. 이 방법은 최근 수일 동안 섭취한 먹이 정보를 과학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어 기존 배설물이나 토사물 분석법으로는 얻기 어려운 단기 식이 정보를 확보하는 데 효과적이다.

분석 결과 도둑갈매기의 식단은 번식지마다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대규모 아델리펭귄 서식지인 케이프 할렛과 인익스프레서블섬 개체들은 펭귄의 알과 새끼를 주로 사냥했다.

반면 황제펭귄 번식지인 케이프 워싱턴 주변에서는 황제펭귄 알의 비중이 높았다. 케이프 뫼비우스의 개체들은 웨델물범 사체와 태반, 아델리펭귄, 물고기 등 다양한 먹이를 섭취하며, 다른 집단과 먹이 경쟁을 피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먹이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정훈 박사 연구팀은 “상위 포식자인 도둑갈매기의 식단 변화를 모니터링하면 펭귄이나 어류 등 하위 영양 단계 생물의 분포와 다양성 변동 같은 생태계 이상 징후를 조기에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지원을 받은 ‘남극특별보호구역 모니터링 및 남극기지 환경관리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지난달 게재됐다.

논문 1저자인 김지희 연수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남극도둑갈매기의 먹이 이용 패턴을 정량적으로 비교한 사례로, 남극 생태계에서 포식자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말했다.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은 “남극 생태계는 지역마다 서로 다른 먹이 구조를 갖고 있음을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며 “공간적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남극 생태계 연구와 보호 정책 수립의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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