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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에만 20년?' 트럼프 초토화 경고에…이란 시민들 '공포의 각자도생'

등록 2026.04.07 17:11:24수정 2026.04.07 18: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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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저녁까지 해협 개방하라" 최후통첩…이란 경제 20년 후퇴 경고

테헤란 시민들 유리창 테이핑·비상식량 확보…정권 붕괴 후 무정부 상태 우려

[테헤란=AP/뉴시스] 6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의 샤리프 공과대학에서 작업자들이 건물 잔해를 치우고 있다. 현지 당국은 이 대학이 이날 오전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2026.04.07.

[테헤란=AP/뉴시스] 6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의 샤리프 공과대학에서 작업자들이 건물 잔해를 치우고 있다. 현지 당국은 이 대학이 이날 오전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2026.04.07.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민간 기간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예고하면서 한 달 넘게 전쟁을 겪고 있는 이란 국민들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인터뷰를 통해 이란이 7일 저녁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이란 내 모든 발전소와 교량을 파괴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으로 이란이 입은 피해를 복구하는 데만 20년이 걸릴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기자회견에서도 이란 국민들이 독재 정권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전력망 등에 대한 공격도 감수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사람들은 자유를 얻기 위해 기꺼이 그런 고통을 겪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지에서 접촉한 이란 시민들의 반응은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과는 거리가 멀었다. 테헤란의 시민들은 매일 밤 이어지는 폭격에 대비해 유리창에 테이프를 붙이고, 파편을 피해 방 안쪽에서 가족들이 모여 잠을 청하고 있다. 전기와 물 공급이 끊길 것을 우려해 비상용 발전기를 구매하려는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테헤란에서 유방암 치료를 받고 있는 한 43세 여성은 기간시설 파괴가 의료 체계 붕괴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이 여성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국민을 돕겠다고 말했지만, 전쟁이 길어지고 대학과 제약회사 등 인프라가 파괴되면서 매우 불안한 상태"라며 "우리는 이미 충분히 벌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테헤란=AP/뉴시스] 6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 타즈리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6.04.07.

[테헤란=AP/뉴시스] 6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 타즈리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6.04.07.

이란은 전쟁 전부터 유례없는 경제 위기와 고물가, 통화 가치 하락으로 민심이 이반된 상태였다. 올해 초 정부의 시위 진압 과정에서 수천 명이 사망하면서 정권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해 전쟁 초기에는 이를 반기는 분위기도 있었으나, 20000회 이상의 미·이스라엘 연합 공격이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생각도 바뀌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강력한 공격으로 인해 정권이 붕괴될 경우 이란이 시리아와 같은 무정부 상태인 '실패한 국가'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테헤란의 한 38세 남성은 통조림과 물, 보조 배터리, 비상용 전등을 챙긴 생존 키트를 제작하고 차량에 연료를 가득 채워 피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란 당국이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면서 대다수 국민은 전쟁의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취재에 응한 이란인들은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외부와 연결된 소수다. 이들은 폭격이 주로 군사 및 정부 시설을 겨냥하고 있지만, 민간 거주지 인근에 있는 경비대 건물 등이 타격받으면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WSJ은 보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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