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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주말에 숙제 내주는 상사…꼭 해야 하나요?"[직장인 완생]

등록 2026.04.11 07:00:00수정 2026.04.11 07: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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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수습 신분…'업무 숙지' 명목 주말 보고서 강요

업무 지시 인정 땐 근로시간…수습이라도 예외 아냐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 20대 사회 초년생 A씨는 최근 한 소기업에 취업했다. 취업 기간이 길어지면서 원래 준비하던 직무가 아닌 전혀 다른 직군으로 입사했고, 회사는 3개월 수습기간을 거쳐 평가 후 정식 채용을 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A씨가 업무에 서툴러 매일 야근을 하고 있는 데다, 상사가 "업무를 빨리 익혀야 한다"며 주말 숙제까지 내주기 시작한 것. 회사 사업 보고서를 읽고 내용 요약과 느낀점을 보고서 형식으로 제출하라는 것인데, 이 숙제를 하느라 매주 일요일을 반납하고 있는 상황이다. A씨는 "업무에 빨리 적응해야 하는 건 맞지만, 일요일 아침만 되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우울해진다"고 토로했다.

최악의 청년 취업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취업 후 어려움이 더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온보딩', 즉 조직에 적응하는 별도의 교육과정이 부재한 상태에서 바로 실무에 투입되면서 문제를 겪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지난해 HR테크기업 인크루트가 인사담당자 44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신입사원 조기 퇴사'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입사 후 4개월~1년 미만에 퇴사한 신입사원은 32.9%에 달했다

반면 조기 퇴사 방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은 34.5%에 그쳤다. 10명 중 3명 이상이 1년 안에 퇴사하는데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부족하다는 의미다. 이처럼 교육 공백이 존재할 경우 기업이 부담해야 할 적응 비용이 개인의 시간과 노동으로 전가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A씨 역시 입사 후 별도의 직무교육 없이 곧바로 실무에 투입되면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A씨의 능력 부족과 주말 근무는 전혀 별개의 사안이다. A씨가 재량적으로 주말에 학습하는 게 아니라, 상사의 지시에 따라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명백한 '업무상 지시'다.

특히 제출 기한과 결과물이 요구되는 경우, 자율 학습이 아닌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이뤄지는 근로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A씨가 주말에 수행한 업무는 근로시간으로 인정될 수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있는 시간은 근로시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관건은 사업장 규모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해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해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이 가산수당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약정된 근로시간을 초과해 근로한 시간에 대해서는 통상임금 상당의 임금 지급 의무는 여전히 존재한다.

회사에서는 A씨가 수습 신분이라는 점을 들어 업무 지시가 정당하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행 법상 수습 신분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의 90% 적용과 30일 이전 해고 예고의무가 없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일반 근로자와 동일하게 보호받는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신입사원의 조기 퇴사를 막기 위한 '청년성장프로젝트' 등을 통해 청년들의 직무 탐색과 초기 직장 적응을 지원하는 교육·상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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