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마중물로 50조 창출"…세계은행 K-녹색성장기금의 숨은 힘[르포]
세계은행·재정경제부, '한국녹색혁신의 날' 현장
한국 디지털 농업시스템, 온두라스 농정시스템으로
원조 넘어 한국 공공기관·민간기업 해외 진출 교두보
![[세종=뉴시스] 8일 세종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녹색혁신의 날'(KGID) 현장. 세계은행과 재정경제부, 한국 공공기관, 수혜국 정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은 한국녹색성장기금이 마중물 역할을 한 대표 사례인 중남미 온두라스의 국가 농업 디지털 플랫폼 구축 사업 관련 발표 세션의 모습. (사진 = 세계은행 제공) 2026.05.09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5/09/NISI20260509_0002131010_web.jpg?rnd=20260509084718)
[세종=뉴시스] 8일 세종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녹색혁신의 날'(KGID) 현장. 세계은행과 재정경제부, 한국 공공기관, 수혜국 정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은 한국녹색성장기금이 마중물 역할을 한 대표 사례인 중남미 온두라스의 국가 농업 디지털 플랫폼 구축 사업 관련 발표 세션의 모습.
(사진 = 세계은행 제공) 2026.05.09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Journeys of Change'. '변화의 여정'은 지난해 한국녹색성장기금 연차보고서의 제목입니다. 단번에 어떤 정책을 바꾸는 게 아닙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을 연결하고, 개발도상국 정부와 머리를 맞대 실제 변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죠."
8일 세종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녹색혁신의 날'(KGID) 현장. 세계은행과 재정경제부, 한국 공공기관, 수혜국 정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 정부가 지난 15년간 출연한 약 2122억원(1억4500만 달러) 규모의 한국녹색성장기금(KGGTF·Korea Green Growth Trust Fund)은 마중물 역할을 하며 전 세계 30개국에서 인프라·행정 시스템 전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금이 설립된 2011년 이후 세계은행의 대출·공동금융 사업으로 연결된 규모는 약 53조원(359억 달러)에 달한다.
한국 정부의 작은 출연금은 한 국가의 농정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데까지 이어졌다. 중남미 온두라스의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농정 플랫폼 구축이 대표 사례다.
재정경제부와 세계은행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녹색성장기금의 주요 사업 성과가 공개됐다. 행사의 핵심은 한국 정부가 출연한 비교적 작은 규모의 그란트(grant·무상지원) 자금이 어떻게 세계은행의 대규모 차관사업과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데 있었다.
한국녹색성장기금은 한국 정부가 세계은행과 함께 만든 단독 신탁기금이다. 농업·물·에너지·도시·교통·디지털 등 7개 분야를 지원하며, 세계은행 내에서도 한국만 운영하는 유일한 녹색성장 특화 기금이다.
통상적인 국제개발금융처럼 기금이 직접 대규모 인프라 건설에 투입되는 것은 아니다. 대신 인프라 사업 추진 전 필요한 정책 설계, 제도 구축, 타당성 조사, 기술 검증, 공무원 교육 등을 지원하는 데 의미가 있다.
이렇게 개도국의 초기 사업 기반이 마련되면 이후 세계은행 본 차관사업과 민간 투자로 연결된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공공기관과 민간기업도 관련 사업에 참여하게 된다. 수혜국 정부가 한국 기술과 경험의 가치를 확인하면서 향후 자국 사업이나 국제 입찰 과정에서 한국 기업·기관과의 협력 가능성이 커지는 구조다.
보통 세계은행 신탁기금은 여러 국가가 공동 출연하는 방식이지만, 한국녹색성장기금은 한국 정부 단독 출연 기금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세계은행 사업팀이 제출한 제안서에 대해 한국 정부가 최종 승인 권한을 가진다.
기금이 마중물 역할을 한 대표 사례로는 중남미 온두라스의 국가 농업 디지털 플랫폼 구축 사업이 꼽힌다. 한국형 디지털 농업 시스템 수출 사례다.

8일 세종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녹색혁신의 날'(KGID) 현장. 세계은행과 재정경제부, 한국 공공기관, 수혜국 정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기금이 마중물 역할을 한 대표 사례인 중남미 온두라스의 국가 농업 디지털 플랫폼 구축 사업과 관련한 발표가 진행 중이다. (사진 = 세계은행 제공) 2026.05.09.
*재판매 및 DB 금지
세계은행과 한국녹색성장기금은 온두라스 정부의 국가 농업 디지털 플랫폼 'SISAGRO' 구축을 지원했다. 위성·드론 데이터를 활용한 AI 작황 예측, 농업 데이터 통합, 기후 대응 시스템 등이 핵심이다.
초기 지원 규모는 8억8000만원(60만 달러) 수준이었지만, 이후 세계은행 후속 차관사업과 연결되며 총 2561억원(1억7500만 달러) 규모의 후속 투자로 이어졌다. 한국 측에서는 국가농림기상센터(NCAM)와 한국기상산업기술원 등이 참여했다.
프란시스코 하비에르 부에소 우클레스 세계은행 시니어 농업 이코노미스트는 "온두라스는 기존에 농업 데이터가 기관별로 분산돼 있었고 보고 체계도 일관되지 않았다"며 "기금 지원 이후 SISAGRO 조직이 실제 농축산부 내에 신설됐고, 현재는 AI 기반 작물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단계로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SISAGRO를 설계한 김광수 서울대 교수 겸 국가농림기상센터(NCAM) 센터장은 "한국에서 개발·운영해 온 농업기상·원격탐사·AI 기반 기술을 온두라스 SISAGRO 시스템에 적용하고 있다"며 "위성·드론 데이터를 활용해 옥수수 수확량은 오차율 10% 미만 수준까지 예측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금 구조는 원조를 넘어 한국 공공기관과 기업의 해외 진출 교두보 역할도 한다.
실제 행사 기간 동안 세계은행 프로젝트팀과 개도국 정부 관계자들은 한국 공공기관·기업과 별도 면담을 진행했고, 세계은행 국제조달시장 참여 방법을 설명하는 세션도 별도로 열렸다. 행사 기간에만 66건의 양자면담이 이뤄졌다.
![[세종=뉴시스] 8일 세종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녹색혁신의 날'(KGID) 현장. 세계은행과 재정경제부, 한국 공공기관, 수혜국 정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광저 천 세계은행 플래닛 부총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세계은행 제공) 2026.05.09.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5/09/NISI20260509_0002131016_web.jpg?rnd=20260509085302)
[세종=뉴시스] 8일 세종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녹색혁신의 날'(KGID) 현장. 세계은행과 재정경제부, 한국 공공기관, 수혜국 정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광저 천 세계은행 플래닛 부총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세계은행 제공) 2026.05.09.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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