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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석유 수출항 하르그섬 주변에 대규모 기름 유출

등록 2026.05.09 07:26:54수정 2026.05.09 07: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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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낮 52 평방km까지 확산..3000 배럴 유출

미·이스라엘 공격으로 시설 훼손 유출 취약

"대응 늦어지면 감당 못할 환경 위기 가능성"

[AP/뉴시스]유럽우주국(ESA)이 제공한 위성 사진에 지난 6일(현지시각) 페르시아만의 이란 석유수출기지 하르그섬 주변에 석유가 유출된 모습이 보인다. 2026.5.9.

[AP/뉴시스]유럽우주국(ESA)이 제공한 위성 사진에 지난 6일(현지시각) 페르시아만의 이란 석유수출기지 하르그섬 주변에 석유가 유출된 모습이 보인다. 2026.5.9.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란의 원유 수출 대부분이 이뤄졌던 페르시아만 북부 하르그섬 주변에 커다란 기름띠가 퍼지는 모습이 위성 사진에 포착돼 미국의 해상 봉쇄로 압박을 받는 이란의 석유 기반 시설의 상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세계 기름 유출 감시 서비스업체 오비탈 이오에스(Orbital EOS)의 추산에 따르면 섬 서쪽 해안 인근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이번 유출이 7일 기준 약 52 평방km 이상으로 퍼진 상태였다. 오비탈 이오에스는 3000배럴 이상의 기름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유출의 정확한 원인은 불분명하다. 다만 이란의 유조선과 원유 저장 시설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손상돼 유출에 취약한 상태다.

미국의 해상 봉쇄로 이란이 급속도로 석유 저장 공간을 잃어가면서 하르그섬 집하 시설에서 누출이나 기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독립 데이터 기관인 이란 오픈 데이터(Iran Open Data)에서 이란 에너지 부문을 추적하는 달가 하티노글루는 대량의 원유가 유조선에 저장되고 있어 유출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티노글루는 하르그섬 서쪽의 주요 해상 유전인 아부자르 유전과 집하 시설을 연결하는 해저 송유관 파열도 또 다른 가능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관리 상태가 불량한 수십 년 된 이 송유관이 지난해 10월 파열을 포함해 지난 수년간 여러 차례 누출 사고를 겪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저장 공간 부족으로 기름이 의도적으로 바다에 방류됐을 가능성도 제기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없다.

독일 함부르크 공대 니마 쇼크리 교수는 "해상 봉쇄가 이란의 석유 시스템을 위험한 상태로 몰아넣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유전을 폐쇄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며 폐쇄하면 유정이나 송유관이 막히거나 지하 석유 저류층이 손상돼 생산 재개가 더 느리고 더 많은 비용이 들게 된다며 "유정은 마음대로 껐다 켤 수 있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7일 정오 기준 유출된 기름띠는 사우디아라비아 해역을 향해 남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이란 관영 매체는 기름띠에 대해 보도하지 않았다.

영국 사우샘프턴대 케이반 호세이니 에너지·환경 전문가는 이번 유출이 제재와 분쟁, 만성적인 투자 부족으로 이란이 핵심 석유 인프라를 현대화하고 유지·보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는 대부분 수심이 얕은 페르시아만이 열기, 염도, 오염, 해안 개발로 인해 점점 더 많은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출된 석유는 퇴적물과 해안선에 가라앉을 수 있으며, 맹그로브, 산호 군락, 바닷새, 거북이, 산란장에 특히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호세이니는 하르그섬 인근 유출이 어업, 연안 지역사회, 담수화 시설, 해양 서식지, 페르시아만의 민감한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응이 늦어지면 감당하기 어려운 환경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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