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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는 최악인데 증시는 달나라"…AI 기대에 美 주가, 닷컴버블급 과열

등록 2026.05.25 16:03:54수정 2026.05.25 1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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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70여년 만에 최저

S&P500은 8주 연속 상승…실러 CAPE 40 돌파

【뉴욕=AP/뉴시스】다우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만5000선을 돌파한 4일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의 황소상(Charging Bull) 앞에서 한 여성이 눈이 내리는 가운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4일 기자들에게 "다음 목표는 3만"이라고 말했다. 2018.1.5

【뉴욕=AP/뉴시스】다우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만5000선을 돌파한 4일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의 황소상(Charging Bull) 앞에서 한 여성이 눈이 내리는 가운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4일 기자들에게 "다음 목표는 3만"이라고 말했다.  2018.1.5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미국 가계의 체감경기는 70여년 만에 최악으로 추락했지만, 주식시장은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대감이 기업 이익 전망을 밀어올리는 사이, 소비자들은 고물가와 고용 불안, 이란전쟁 여파에 짓눌리며 증시와 가계 심리의 괴리가 이례적으로 커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소비자 심리와 주식시장이 통상적인 흐름과 달리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미시간대는 이날 소비자심리지수가 70여년 조사 역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소비심리는 올해 초부터 이미 낮은 수준이었지만, 2월 말 이란전쟁이 시작된 뒤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더 가파르게 악화했다.

이번 수치는 수십년 만의 고물가가 이어졌던 2022년 6월의 기존 최저치보다도 10% 낮았다. 미시간대 소비자조사 책임자인 조앤 슈는 “물가는 여전히 매우 높고 고용시장은 지난 4년간 분명히 약해졌다”며 “전쟁까지 벌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증시만 보면 미국 소비자들이 이 정도로 불안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하기 어렵다. 같은 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8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이틀 연속 사상 최고 종가를 갈아치웠다.

문제는 주가 수준도 매우 비싸 보인다는 점이다. S&P500의 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CAPE)은 40.8까지 올라갔다. 이 지표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대중화한 장기 주가평가 지표다.

실러의 145년 통계에서 CAPE가 40을 넘은 시기는 닷컴버블 정점 전후였던 2000년대 초반을 제외하면 거의 없었다. 당시에는 소비자 심리도 사상 최고 수준에 가까웠다. 경제 성장과 고용 증가, 낮은 물가, 냉전 종식, 중국 개방, 미국 정부의 재정흑자 등이 낙관론을 뒷받침했다.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이란 전쟁 여파로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1갤런(약 3.78ℓ) 당 4달러(6038원)를 넘어선 가운데 31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의 한 주유소에 가격이 명시돼 있다. 미국에서 평균 휘발유 가격이 4달러를 넘은 것은 2022년 8월 이후 처음이다. sympathy@newsis.com. 2026.04.01.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이란 전쟁 여파로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1갤런(약 3.78ℓ) 당 4달러(6038원)를 넘어선 가운데 31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의 한 주유소에 가격이 명시돼 있다. 미국에서 평균 휘발유 가격이 4달러를 넘은 것은 2022년 8월 이후 처음이다. [email protected]. 2026.04.01.

그러나 현재 상황은 다르다. 2000년대 초 인터넷은 세계를 연결하고 삶을 개선할 기술이라는 낙관론을 키웠지만, 지금의 AI는 생산성 향상 기대와 함께 일자리 대체 불안을 동시에 부르고 있다. 주식시장에는 AI가 기업 이익률을 크게 높일 것이라는 기대가 퍼져 있지만, 일반 가계에는 같은 기술이 고용 불안의 원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존스홉킨스대 금융경제센터의 로버트 바베라 소장은 현재의 괴리를 설명할 수 있는 세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첫째는 주가가 미국 경제의 실제 흐름과 동떨어져 있으며, 향후 급락 위험이 있다는 해석이다. 이 경우 소비자들의 불안이 더 현실에 가깝다는 뜻이다.

둘째는 증시가 더 나은 미래를 먼저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란전쟁이 끝나고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며 성장세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를 주식시장이 앞서 반영하고 있을 가능성이다.

셋째는 AI가 증시와 가계 심리를 동시에 다른 방향으로 밀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이 AI로 인건비를 줄이고 이익률을 높이면 주가에는 호재가 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더 많은 노동자가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진다면 가계에는 불안 요인이 된다.

바베라 소장은 “달까지 오른 주식시장과 깊어지는 가계의 우울감은 사실 같은 현상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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