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우라늄 포기-자산동결 해제' 순서싸움에 협상 다시 교착
트럼프 "'이란 돈' 계속 통제할 것"
"우라늄 포기해도 제재완화 없다"
이란 "'핵 권리·해협통제' 지킬 것"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란 정권의 종전 협상이 또다시 교착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양국은 이란 고농축 우라늄 처리와 경제 제재 완화의 선후 문제에서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26.05.28.](https://img1.newsis.com/2026/05/28/NISI20260528_0001290379_web.jpg?rnd=20260528082947)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란 정권의 종전 협상이 또다시 교착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양국은 이란 고농축 우라늄 처리와 경제 제재 완화의 선후 문제에서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26.05.28.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란 정권의 종전 협상이 또다시 교착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양국은 이란 고농축 우라늄 처리와 경제 제재 완화의 선후 문제에서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그들(이란)은 내가 중간선거를 의식해 물러설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중간선거 따위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편없는(crummy) 합의는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냥 끝내야 할 수도 있다(finish the job)"며 이란 추가 공습까지 시사했다. 미군은 28일 이른 새벽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 인근에서 이란군 드론 및 미사일 기지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아직 이란 측 공식 입장은 없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양국은 60일간 휴전 연장 및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사실상 합의하고 핵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듯한 기류였다.
그러나 상대방을 불신하는 양국은 협상의 핵심 축인 '이란 고농축 우라늄 처리-미국 제재 완화'의 순서 문제에서 사실상 타협을 거부했다.
미국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선제적으로 포기한 뒤에 일체의 보상을 검토한다는 입장인 반면, 이란은 미국이 먼저 동결자산 일부 해제를 선행해야 본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그들이 자기 돈이라고 주장하는 자금을 통제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통제할 것"이라며 "그들이 제대로 행동하고 올바른 일을 하면 돌려줄 것이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체결 직후 이란에 17억 달러를 지급했던 것을 맹비난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핵 포기'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동결자산을 해제하기는 어렵다는 정치적 해석도 나온다. 공화당 내 강경파의 '졸속 합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해외에 동결된 수십억 달러에 대한 접근권 문제가 협상의 핵심으로 떠올랐다"며 "동결자산을 둘러싼 양국 입장차는 워싱턴과 테헤란이 평화 합의와 아직 거리가 멀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알자지라도 "이란에 대한 제재 완화는 없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이란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양국은 계속 엇갈린 발언을 내놓으며 외교적 교착이 이어지고 있음을 드러냈다"고 진단했다.
양국은 결국 원론적 주장으로 돌아가 신경전을 재개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PBS 인터뷰에서 "그들은 고농축 우라늄을 포기할 것인데, 제재 완화의 대가로 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고 주장했다. 우라늄 폐기는 양보가 아닌 당연한 조치라는 취지로, "먼지(고농축 우라늄) 없이 보상 없다(No dust, No dollars)"라는 트럼프 행정부 협상 기조와도 거리가 있는 강경 발언이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쿠웨이트 등을 거론하며 "그들이 아브라함 협정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이란과) 합의를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도 했다. 사우디 등의 일축으로 현실화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음에도 사실상 종전의 조건으로 재차 언급한 것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이에 대해 "이란 이슬람 체제가 유지되고 미사일과 고농축 우라늄,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외교적 성과를 확보하려는 시도"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사우디 등의 요구 조건인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수차례 거부했다고 강조했다.
이란 역시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알리 바게리 카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부총장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농축 우라늄 문제는 협상 의제가 아니며, 우리는 오만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위한 매커니즘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브라힘 아지지 국회 국가안보외교위원장은 엑스(X·구 트위터)에 "우라늄 농축권, 농축 우라늄 보유,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제재 철폐는 이란의 레드라인"이라고 적었다. 이 역시 미국과 농축 중단 기간 및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안을 물밑 논의해왔던 협상 경과를 전면 부인하는 원론적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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