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잃은 교사·교장, 몸집 키운 교육청…"거버넌스 재설계해야"
KEDI, OECD 데이터로 학교장 권한 분석
교육과정 학교 자율성만 OECD 평균 상회
학교장·교원 인사·예산·학생지도 평균↓
PISA 2022, 韓 학교 권한 29위·교육청 3위
![[대구=뉴시스] 대구교육청, 올해 전반기 중등 수석교사 대외공개수업 실시 (사진=대구교육청 제공) photo@newsis.com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5/13/NISI20250513_0001840718_web.jpg?rnd=2025051310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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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최근 15년간 학교장과 교사의 현장 자율성은 지속적으로 약화된 반면, 교육청의 권한은 오히려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정 운영에서는 학교와 교사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자율성이 부여되고 있으나, 인사·예산 자율성의 부재로 교육 현장의 실질적 혁신으로는 이어지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학교장은 얼마나 권한을 가지는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데이터를 중심으로' 브리프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의 학교장 설문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 학교장의 권한 수준을 OECD 국가와 비교하고, 2006년부터 2022년까지의 시계열 분석을 통해 한국 교육 권한 구조의 변화 양상을 짚었다.
예산·인사·학생지도 '교육청' 중심…교육과정만 '학교·교사'가
학교장 권한도 평균을 밑돌았다. 한국은 2.76점으로 OECD 평균(3.40점)보다 낮은 하위권에 머물렀으며, 최상위국인 체코(6.68점)와는 3.92점 차를 보였다.
교원 인사 권한은 학교장의 조직 운영 능력을 좌우하는 핵심 영역이나, 이 역시 교육청 주도로 이뤄지고 있었다. 한국의 학교 권한은 0.82점으로 OECD 평균(1.75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학교장 권한은 0.77점으로 OECD 평균(1.32점)을 크게 하회했다. 반면 교육청 권한은 2.08점으로 OECD 평균(0.84점)의 약 2.5배에 달했다.
예산과 학생 지도 영역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예산 부문에서 한국의 학교 권한(0.76점)과 학교장 권한(0.33점)은 각각 OECD 평균(1.23점, 0.71점)을 크게 밑도는 반면, 지역 권한은 1.17점으로 OECD 평균(0.46점)의 약 2.5배였다. 학생 지도 영역에서도 학교 권한(1.55점)이 OECD 평균(2.10점)에 못 미쳤고, 교사 권한(0.51점)은 OECD 평균(0.85점)을 현저히 밑돌았다. 반면 교육청 권한(0.98점)은 OECD 평균(0.27점)의 약 3.6배에 이르렀다.
연구진은 "학생을 가장 가까이에서 대면하는 교사의 학생 지도 권한이 제한되어 있다는 점은 학습자 개별 특성에 기반한 밀착형 교육 지원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과정은 유일하게 OECD 평균을 웃도는 영역이었다. 한국의 학교 권한(2.53점)과 교사 권한(1.63점)은 각각 OECD 평균(1.89점, 1.34점)을 상회했다. 다만 이 같은 교육과정 자율성도 인사·예산 자율성의 부재로 수업 혁신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대구=뉴시스] 정재익 기자 = 지난 14일 대구 달성군 논공초등학교에서 이태윤 한국어학급 담임교사가 외국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26.05.15. photo@newsis.com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5/15/NISI20260515_0002136285_web.jpg?rnd=20260515100316)
[대구=뉴시스] 정재익 기자 = 지난 14일 대구 달성군 논공초등학교에서 이태윤 한국어학급 담임교사가 외국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26.05.15. [email protected]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재판매 및 DB 금지
학교장·교사 권한 약화…"인사·예산 자율성 높여야"
PISA 2006부터 2022까지 약 15년간 데이터를 활용해 권한 변화 살펴본 결과 학교자율화 정책이 본격 추진됐음에도 학교 권한은 2009년 7.44점에서 2022년 5.65점으로 오히려 낮아졌다. 교육청 권한은 2006년 4.45점에서 2012년 2.70점으로 떨어졌다가 2022년 4.49점으로 회복됐다.
학교장과 교사의 권한은 거의 동일한 비율로 약화됐다. 학교장 권한은 2012년 3.76점에서 2022년 2.76점, 교사 권한은 같은 기간 3.09점에서 2.27점으로 떨어졌다.
학교장 권한을 학생 지도·교육과정·예산·교원 인사의 4개 영역으로 세분화하면, 교원 인사를 제외한 전 영역에서 권한이 축소됐다. 특히 학생 지도 영역의 감소 폭이 두드러져 2012년 1.64점에서 2022년 0.97점으로 41% 줄었다.
교원 인사 권한의 소폭 증가는 교장공모제·초빙교사제 등 학교의 교원 선발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의 제도적 변화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마저도 2022년 기준 0.77점으로 OECD 평균(1.32점)에는 크게 못 미친다.
연구진은 인사·예산 자율성의 단계적 확대와 학교 단위 책임경영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학교 특성과 교육 목표에 맞는 교원 구성이 가능하도록 학교장의 인사 참여 폭을 실질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예산 영역에서도 단위학교 재정운용의 자율성을 높여 학교 현장의 다양한 교육적 수요에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학교장에게 실질적 권한을 부여하되, 그 권한 행사의 결과에 대한 투명한 책임을 확보하는 학교 단위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해야 한"며 "학교 운영 성과에 대한 평가 체계를 정비하고, 학교구성원의 참여에 기반한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교사 권한 강화를 통한 학습자 밀착 지원 확대와 균형 잡힌 교육 거버넌스 재설계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연구진은 "교육과정 영역에서 이미 상대적으로 높은 자율성이 인정되고 있는 만큼, 이를 실제 수업 혁신과 교육 성과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교사의 전문성 개발 지원과 교육과정 자율화 운영에 대한 행정적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15년간 학교 권한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교육청 권한이 강화되어 온 구조적 흐름을 되짚어 중앙정부-교육청-학교 간의 권한 분배 체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며 "학교 현장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거버넌스 구조를 재설계하되, 교육 격차 해소와 형평성 확보라는 국가적 책무와의 균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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