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습에 이란 상수도 시설 파괴…"고의 공격이면 전쟁범죄"
호르무즈 인근 베마니 물탱크 2곳 파괴
전문가들 "민간시설 의도적 타격 땐 전쟁범죄"
![[테헤란=신화/뉴시스] 지난 3월 29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의 건물들 사이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에 따르면 이날 밤 테헤란과 인접한 알보르즈주 일부 지역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아 여러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2026.03.30.](https://img1.newsis.com/2026/03/30/NISI20260330_0021227120_web.jpg?rnd=20260330104746)
[테헤란=신화/뉴시스] 지난 3월 29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의 건물들 사이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에 따르면 이날 밤 테헤란과 인접한 알보르즈주 일부 지역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아 여러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2026.03.30.
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일(현지 시간) 군사·법률 전문가들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약 3㎞ 떨어진 이란 남부 베마니 지역의 물 저장 시설 2곳이 파괴된 사건을 검토한 결과, 의도적인 공격이었다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공격은 지난 10일 발생했다. 언론 보도와 공개된 영상에는 베마니 주민 약 2만명의 식수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탱크 두 곳이 파괴된 모습이 담겼다.
다만 해당 시설이 의도적으로 표적이 된 것인지, 아니면 인근 군사 목표물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피해를 입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 국무부 법률고문 출신 브라이언 피누케인은 "군사 목표물과 민간 시설 가운데 하나를 공격하는 것은 합법적이지만 다른 하나를 공격하는 것은 전쟁범죄"라며 "공격 대상이 합법적인 군사 목표였는지 여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번 공격이 미군에 의해 수행됐다고 주장했지만 독립적인 확인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의 팀 호킨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관련 보도를 인지하고 있으며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베마니 공격은 미 중부사령부가 같은 날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이란 방공망과 지상 통제소, 감시 레이더 기지 등에 대한 공습을 실시했다고 발표한 직후 발생했다.
백악관은 해당 사건에 대한 논평을 거부하고 관련 질문을 모두 중부사령부로 넘겼다.
이번 사건은 기록적인 가뭄과 폭염 속에서 발생해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전문가 알리 바에즈는 "이란은 이미 심각한 물 부족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추가적인 물 공급 차질은 주민들에게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의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팀 케인 미국 상원의원은 "이란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물 부족 국가 중 하나"라며 "실수였든 의도적 공격이었든 민간인의 식수 접근권에 영향을 미친다면 결코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란 준관영 매체들은 파괴된 시설 현장에서 발견된 탄약 파편 사진도 공개했다.
전직 미군 폭발물 전문가 트레버 볼은 공개된 사진 속 파편이 미국산 정밀유도폭탄인 GBU-39의 잔해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두 시설 모두 외딴 지역에 위치해 있다"며 "의도적으로 겨냥하지 않았다면 두 건물이 동시에 직접 타격을 받았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주장했다.
다수의 군사 전문가들은 상수도 시설이 실제 공격 목표였다면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미군 작전에 자문했던 웨스 브라이언트는 "과거 어떤 작전에서도 상수도 시설 공격은 논의 대상이 된 적이 없었다"며 "이전이라면 절대 그런 일은 없다고 말했겠지만 지금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미 의회는 지난 3일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행동을 제한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케인 상원의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방부에 해명을 요구하고 새로운 전쟁권한 결의안을 상원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만약 이번 공격이 의도적으로 민간 상수도 시설을 겨냥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공화당 내 전쟁 지지 여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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