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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 美 이란전 '재앙적 전환점' 인식…미 의존 탈피 新안보 모색"

등록 2026.06.25 11:04:55수정 2026.06.25 12: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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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 충격에 美 안보공약 불신 가속

튀르키예 등으로 '무기 공급망 다변화'

이란과 관계 개선·자체적 억지력 구축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란 정권이 전쟁을 마무리하고 핵 협상을 본격화한 가운데, 걸프 각국이 미국의 전통적 역할을 줄이고 이란과 관계를 개선하는 새로운 안보 체제를 모색하고 있다. 2026.06.25.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란 정권이 전쟁을 마무리하고 핵 협상을 본격화한 가운데, 걸프 각국이 미국의 전통적 역할을 줄이고 이란과 관계를 개선하는 새로운 안보 체제를 모색하고 있다. 2026.06.25.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란 정권이 전쟁을 마무리하고 핵 협상을 본격화한 가운데, 걸프 각국이 미국의 전통적 역할을 줄이고 이란과 관계를 개선하는 새로운 안보 체제를 모색하고 있다.

CNN은 24일(현지 시간) '걸프 동맹국, 트럼프의 이란 합의에 재앙적 전환 우려' 제하의 기사에서 "걸프 국가들의 관심은 이제 미국이 안보를 보장하느냐가 아니라 새로운 미국-이란 합의가 전쟁 전보다 유리한지 여부로 옮겨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스위스에서 이란과의 첫 핵 협상을 마친 직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쿠웨이트로 급파했다.

루비오 장관은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에 그들(걸프 동맹국)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하겠다. 그들은 우리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걸프 각국은 점차 미국의 안보 공약을 불신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들의 만류에도 이란 전쟁을 강행했고, 이후 이란의 전방위 보복 공격을 제대로 막아주지도 못했으며, 종전 양해각서(MOU)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관리권을 인정하는 여지를 둔 점 등이 근거다.

오히려 이들이 이스라엘과 함께 주장해온 이란 탄도미사일 제한·대리세력 단절 문제는 MOU에서 빠졌고, 이란 재건기금 3000억 달러를 걸프 각국이 충당한다는 조항은 그대로 들어갔다.

루비오 장관은 "3000억 달러 기금 문제는 아직 먼 이야기이며, 미사일 문제는 (핵 협상에서) 분명히 논의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걸프 각국은 믿지 않는 기류다.

결국 미국-이란 핵 협상이 타결된 뒤에는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이란과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전쟁을 방지하는 새로운 형태의 안보 질서를 모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걸프 주요국 판단으로 알려졌다.

하산 알하산 전략국제문제연구소(IISS) 선임연구원은 "아랍의 관점에서 이번 전쟁은 역내 안보질서의 재앙적 전환점(disasterous turning point)"이라며 "미국이 점차 중동에서 발을 빼는 상황에서 이란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가는 것은 테헤란을 더 대담하게 만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걸프 각국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공개 비판은 삼가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패트리엇 미사일 등을 독자 생산하는 미국과 각을 세울 경우 국방이 당장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과 헌신에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국을 대체할 수 있는 안보 협력 체계 구축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걸프국 외교 당국자는 "일부 국가들이 무기 구매처를 튀르키예로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무기 이전 통제에 대비해 군사 공급망 다변화를 모색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란과 상호 불가침 조약 체결 등 관계를 개선하는 타진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럼니스트 압둘라흐만 알라시드는 "고립되고 약한 이란이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니다. 이란을 영구적으로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변화시켜 역내 질서에 편입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다만 이란과 외교 관계 개선을 이룬다고 해도 이란의 불가침 약속을 신뢰할 수는 없기 때문에, 걸프 각국은 미국 지원 없이도 이란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통합방위체계를 구축해 자체 억지력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중동 전문가 피라스 막사드 유라시아그룹 연구원은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전략적 동맹이라고 보는 인식이 크게 흔들린 걸프 국가들은 결국 이란과 공존 방안을 찾아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긴장 완화뿐 아니라 자체 군사력과 억지력을 키워야 한다"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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