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파 예고부터 '페이커 살해'까지…진화하는 공중협박, 왜?
지난해 공중협박죄 월평균 20여건
손해배상 청구에도…억제는 '한계'
장난 넘어 정치·혐오 결합해 변질
"처벌 강화·예방책 함께 마련해야"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 당일인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경찰특공대가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2026.03.21. xconfind@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21/NISI20260321_0021216946_web.jpg?rnd=20260321184138)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 당일인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경찰특공대가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2026.03.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 김범준 인턴기자 = 지난해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 이후 주춤하는 듯했던 공중협박 범죄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과거에는 10대들의 장난이나 과시욕에서 비롯된 범행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특정 기관과 유명인, 정치적 상징물을 겨냥한 협박까지 등장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위험으로 번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공중협박죄 시행 이후 관련 범죄는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해 3월 1건이던 발생 건수는 4월 9건, 5월 15건, 6월 18건으로 늘었다. 7월에는 27건으로 급증했고, 8월 20건, 9월 30건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10월 16건, 11월 27건, 12월 30건 등 연말까지 매달 두 자릿수 발생이 이어졌다.
올해도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칼부림·폭파 예고 등 협박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5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수원지방법원 고성능폭약 설치 완료'라는 글이 게시돼 경찰특공대와 폭발물처리반(EOD)이 긴급 투입됐다. 다행히 실제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법원 일대 경계를 강화했다.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18일 오후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실시된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대비 관계기관 대테러 합동훈련에서 경찰특공대가 테러범을 체포해 이송하고 있다. 2025.09.18. amin2@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9/18/NISI20250918_0020981792_web.jpg?rnd=20250918151434)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18일 오후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실시된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대비 관계기관 대테러 합동훈련에서 경찰특공대가 테러범을 체포해 이송하고 있다. 2025.09.18. [email protected]
최근에는 성균관대학교 칼부림 예고, 송파경찰서 무기고 탈취 협박, 프로게이머 페이커 살해 예고, 방탄소년단(BTS) 공연장 방화 예고 등 특정 시설이나 인물을 겨냥한 협박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디스코드 등을 통한 대규모 협박이 많았다면 지금은 특정 시설이나 인물을 겨냥한 개별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며 "유형은 달라졌지만 체감상 발생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공중협박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은 먼저 위험도를 평가한 뒤 대응 수위를 결정한다. 폭발물 설치 등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 지역경찰은 물론 경찰특공대와 폭발물처리반, 기동대 등이 현장에 투입된다. 이와 별도로 수사 부서는 게시글 작성자와 IP 추적 등 수사에도 착수한다.
![[용인=뉴시스] 김종택 기자 = 수도권 전철 수인분당선 기흥역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내용의 온라인 게시글이 올라와 경찰이 작성자 추적에 나선 23일 경기 용인시 기흥역 일대에서 경찰이 수색 등 경계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2025.04.23. jtk@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4/23/NISI20250423_0020783050_web.jpg?rnd=20250423144634)
[용인=뉴시스] 김종택 기자 = 수도권 전철 수인분당선 기흥역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내용의 온라인 게시글이 올라와 경찰이 작성자 추적에 나선 23일 경기 용인시 기흥역 일대에서 경찰이 수색 등 경계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2025.04.23. [email protected]
대부분 허위 협박으로 끝나지만 경찰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만큼 상당한 경찰 인력이 반복적으로 투입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사회적 비용도 발생한다.
이런 이유로 경찰은 형사처벌과 별도로 손해배상 청구에도 나서고 있다. 앞서 학교 폭파 협박 글을 반복 게시한 피의자를 상대로 7164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서울 월계고 폭파 예고 피의자에게는 360만원, 광화문 공연 방해 협박 글 작성자에게는 228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범죄 억제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해배상액이 수백만원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형사재판에서 초범이라는 이유로 기소유예나 집행유예 처분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7일 광주 광산구 광주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 내 폭발물 설치 의심 신고가 접수돼 경찰특공대 폭발물 처리반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 독자 제공) 2025.07.07.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7/07/NISI20250707_0001886452_web.jpg?rnd=20250707152743)
[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7일 광주 광산구 광주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 내 폭발물 설치 의심 신고가 접수돼 경찰특공대 폭발물 처리반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 독자 제공) 2025.07.07. [email protected]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공중협박을 하면 반드시 검거돼 중하게 처벌 받는다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범죄 억제 효과가 생긴다"며 "초범이라는 이유 만으로 가벼운 처분이 반복되면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갖기 어렵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공중협박이 반복되는 배경으로 온라인 공간의 특수성도 지목한다. 온라인에서는 비슷한 성향의 이용자들이 쉽게 모여 모방범죄가 반복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고인석 호서대 법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장난이나 과시욕에서 비롯된 범행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정치·사회적 갈등과 결합해 자신의 불만을 표출하는 수단으로 변하고 있다"며 "온라인 공간은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쉽게 모이고 모방범죄도 빠르게 확산하는 구조여서 처벌을 해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처벌만으로는 공중협박을 근절하기 어려운 만큼 예방과 교육, 사회적 대응 체계를 함께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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