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게단, J-팝 열풍 넘은 교감 증명…韓日 '청춘의 앤섬' 된 '프리텐더'
등록 2026.08.09 23:03:27수정 2026.08.09 23:17:32
9일 케이스포돔서 열린 오피셜히게단디즘 세 번째 내한공연 리뷰
전날과 이날 1만3000명씩 총 2만6000명 운집
"히게단 야호" "오빠 돌아왔다" 한국어·韓 문화로 소통
국내 J-팝 팬들은 일본어 멘트 알아듣는 풍경 연출
![[고양=뉴시스] 오피셜히게단디즘이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두 번째 내한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 = AEG 프레젠츠 아시아(Presents Asia) 제공) 2024.12.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12/04/NISI20241204_0001720209_web.jpg?rnd=20241204120038)
[고양=뉴시스] 오피셜히게단디즘이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두 번째 내한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 = AEG 프레젠츠 아시아(Presents Asia) 제공) 2024.12.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KSPO DOME)에서 열린 '2026 오피셜히게단디즘 아시아투어 서울 공연'은 단순한 J-팝 열풍이라는 납작한 수식어를 뚫고, 이들의 사운드와 메시지가 어떻게 국경을 초월한 철학적 교감이자 국내 음악 문화의 굳건한 한 축으로 자리 잡았는지를 물리적인 타격감으로 증명한 압도적 현장이었다.
2012년 시마네현의 작은 라이브 하우스에서 결성된 이들은 2016년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를 통해 처음 한국을 찾았다. 이후 티켓 오픈 10여 분 만에 매진을 기록했던 2024년 내한을 거쳐, 마침내 국내 콘서트 업계의 성지로 통하는 케이스포돔에 입성했다. 엑스 재팬, 아무로 나미에, 킹 누, 유우리 등 소수의 일본 아티스트만이 올랐던 무대다.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총 2만6000명(회당 1만 3000명)의 관객이 운집한 이번 공연은 명실상부 히게단이 대세 밴드임을 증명하는 서사시와 같았다. 객석에는 빅뱅 대성, 세븐틴 도겸과 승관,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휴닝카이와 태현 등 인기 K-팝 아티스트들도 자리해 이들의 높은 위상을 짐작게 했다.
청량한 고양감, 서사를 그리는 보컬의 미학
히게단의 음악이 지닌 강력한 팝적인 흡인력은 후지와라의 청량하고도 고양감 넘치는 보컬에서 기인한다. 그의 고음은 단지 물리적인 기술의 과시가 아니라, 악곡이 품은 서사의 드라마와 감정선을 세밀하게 그려내는 붓과 같다.
특히 빅히트곡 '프린텐더(Pretender)'의 도입부 기타 리프가 흘러나오자 객석에서는 터질 듯한 환성이 쏟아졌다. 이 곡은 짝사랑과 관계의 비대칭성을 고해상도로 그려낸 팝 록 넘버다. 단순한 이별 노래나 통속적인 상심의 토로를 넘어, 타인의 세계에 스며들지 못하는 개인의 감정적 무력감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미학적으로 포착한다. 스스로를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위치시키는 이 서늘한 절제는, 후지와라의 서정적인 보컬과 결합하며 일본 젊은 세대는 물론 한국 젊은층 사이에서도 새로운 앤섬(Anthem)으로 자리 잡았다. 후지와라의 맑은 노랫소리가 짙은 여운을 남기는 가운데 곡이 막을 내렸다.
피지컬 록 밴드의 진가와 종합예술의 구현
![[고양=뉴시스] 오피셜히게단디즘이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두 번째 내한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 = AEG 프레젠츠 아시아(Presents Asia) 제공) 2024.12.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12/04/NISI20241204_0001720206_web.jpg?rnd=20241204115940)
[고양=뉴시스] 오피셜히게단디즘이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두 번째 내한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 = AEG 프레젠츠 아시아(Presents Asia) 제공) 2024.12.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언어의 장벽을 허문 완벽한 교감
후지와라는 진심을 담아 한국 관객에게 말을 건넸다. "2년이라는 세월, 긴 시간을 기다리게 해드린 만큼 더욱 많은 음악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해나갈까 합니다. 2년 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곡도 늘었지만, 2년 전에 함께 불렀던 곡을 다시 한번 부르고 싶어 세트리스트에 담아둔 곡들도 많습니다. (여러분과) 함께라면, 언제든 100퍼센트입니다."
멤버들의 다정하고 재치 있는 한국어 멘트도 객석을 달궜다. 후지와라는 "우리는 히게단입니다. 서울 소리 질러", "히게단 야호"라며 분위기를 이끌었고, 멤버들 역시 "서울 돌아와서 기뻐요. 오늘은 다 같이 즐기자 애들아 오빠 왔다"라며 친근하게 다가갔다.
'아이 러브(I LOVE…)'에서 화사하고 펑키한 떼창으로 하나 된 장내는, '타투(TATTOO)'를 거치며 밴드의 음악 여정과 리스너의 인생이 하나로 교차하는 지점을 연출했다. "빛이 넘치는 꿈의 다음은 너와 함께"라고 노래하는 앙코르곡 '스탠드 바이 유(Stand By You)'는 히게단이 청자에게 건네는 변함없는 연대의 메시지였다. 모든 순서가 끝난 뒤 퇴장곡으로 다시 흐른 '스타더스트(スターダスト)'에 맞춰 후지와라가 다시 한번 노래를 부르며 짙은 여운을 안긴 순간은, 매일 소비되는 일상의 음악이 무대 위에서 실체화될 때 어떻게 거대한 위로의 서사시로 확장되는가를 완벽하게 입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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