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 13일 방치하고 렌터카 청구"…물적담보 보험금 '줄줄'
등록 2026.08.11 07:00:00
5년새 물적담보 건수 2% 늘었지만…보험금은 29%↑
부품비 43%·수리비 23%↑ 주효…대차료도 31% 쑥
"정비 과잉청구 감독 강화해야…관리체계 구축 필요"
![[서울=뉴시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주차장에 차들이 주차된 모습.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뉴시스DB) kkssmm99@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04/26/NISI20200426_0016285519_web.jpg?rnd=20200426120726)
[서울=뉴시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주차장에 차들이 주차된 모습.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사고로 인한 수리기간을 부풀려 렌터카 비용을 과다 청구하거나, 경미한 손상에도 수백만원의 수리비를 청구하는 등 자동차보험 물적담보에서 보험금 누수가 지속되고 있다. 경상환자 장기치료를 제한하는 '8주룰' 시행으로 인적담보 손해율 개선이 기대되는 가운데, 물담보에서도 과잉 청구를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보상 과정에서 수리기간을 의도적으로 늘려 렌트비를 부풀리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2024년 5월 발생한 한 사고에서는 사고 차량을 곧바로 정비업체에 입고하지 않고 정비업체에서 떨어진 한강공원 주차장에 약 13일간 방치한 뒤 렌터카 비용을 청구한 사례가 확인됐다.
하루 9만원의 렌트비가 적용돼 총 135만원이 청구됐지만, 이 가운데 실제 수리기간을 벗어난 11일치인 약 100만원은 허위청구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미한 손상에도 장기간 렌트비를 청구하는 사례도 있었다. 차량 앞범퍼와 휀더 스크래치로 도장 작업만 하면 되는 사고로, 통상 2~3일이면 끝날 수 있는 수리를 이유로 13일간 렌터카를 이용한 사례다.
해당 사례에서는 도장 수리비로 약 150만원, 렌터카 비용으로 약 360만원이 청구됐다. 정비업체가 차량을 바로 수리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해 렌트기간을 늘리는 데 관여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처럼 일부 정비·렌터카업체 등이 수리비와 렌트비를 부풀리는 사례가 성행하면서, 최근 수년간의 자동차보험 물담보 보험금의 가파른 증가세를 사고 건수 증가와의 인과관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대형 4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2020년부터 2025년까지 물담보 사고 처리 건수(전손·수리)는 1.8%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물담보 지급보험금은 28.9% 급증했다.
특히 물담보 보험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품비와 수리비 뿐만 아니라 대차료까지 최근 5년 사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기준 물담보 보험금에서 부품비 지급 금액은 3조7470억원으로 2020년 대비 42.9% 급증했다. 수리비로는 3조4505억원이 지급되면서 같은 기간 22.7% 늘었다. 대차료는 7217억원으로 30.6% 증가했다.
특히 경미한 사고 비중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부품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자배법상 상해등급 12~14급에 해당하는 경미사고 비중은 2020년 66.6%에서 2024년 71.0%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물담보 보험금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일부 정비·부품업체의 과잉청구와 부적정 수리 등을 지목하고 있다. 사고로 손상된 범위를 넘어 부품을 교체하거나 사고와 인과관계가 없는 부위를 수리 대상으로 포함하는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견인·정비·렌터카 업체 간 리베이트를 통해 사고 차량을 유치한 뒤 관련 비용을 과다하게 발생시키는 사례도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자동차 사고 수리 과정에서 소비자의 개입이 제한적이라는 데 있다. 보험사가 정비업체나 부품업체 등의 청구 내용을 토대로 보상 업무를 처리하는 구조상 과다 청구를 걸러내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늘어난 보험금 부담은 자동차보험료 상승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물담보 보험금 누수를 줄이기 위해 정비업체의 과잉수리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보험사의 손해사정 전문성도 높여야 한다고 제언한다.
보험사가 파손 부위와 정도에 따라 필요한 부품의 종류와 수량, 적정 작업시간, 시장가격 등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고, 실제 사고와 해당 부품의 수리 사이에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관리법상 정비업체의 과잉 견적서나 명세서 발급은 사업정지, 과태료 등 행정제재 대상인 만큼, 관련 행위에 대한 당국의 점검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경미손상 수리기준 적용이 강제화돼 범퍼 교환율이 지금보다 10% 줄어들면 870억원 내외의 수리비가 절감될 수 있고, 렌트비 등 부수적인 보험금까지 고려하면 절감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며 "경미사고 수리기준의 세부 기준을 반영하는 시행령 개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8주룰 시행으로 인담보 손해율 개선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물담보 보험금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자동차보험 전체 손해율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차보험 손해율 안정을 위해서는 담보별 보험금 증가 원인에 맞춘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인담보는 8주룰 시행으로 경상환자의 장기치료를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며 "물담보는 사고 건수 자체보다 부품비와 수리비 증가가 보험금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과잉수리나 부당청구를 걸러낼 수 있는 손해사정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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