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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반객 소변으로 매년 빙하 154t 녹아"…몸살 앓는 에베레스트

등록 2026.08.31 14:05:00

[네팔=AP/뉴시스] 네팔 베이스캠프에서 바라본 에베레스트산 전경. 2026.06.07.

[네팔=AP/뉴시스] 네팔 베이스캠프에서 바라본 에베레스트산 전경. 2026.06.07.

[서울=뉴시스]이지우 인턴 기자 =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찾는 등반객들의 활동으로 인해 매년 수천t의 빙하와 눈이 녹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서 발생하는 인간 활동이 쿰부 빙하의 융해를 가속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는 봄철 등반 시즌마다 정상 등정을 노리는 수천명의 등반객과 가이드, 지원 인력이 몰린다. 이들을 위해 에스프레소 바, 대형 TV, 고속 인터넷, 온수 샤워 시설 등이 운영되고 있는데, 연구진은 편의시설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가 매년 봄 약 300만㎏에 달하는 빙하와 눈을 녹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지난 2023년 베이스캠프에 설치된 약 1600개의 텐트에서 취사와 난방, 전력 생산 등을 위해 액화석유가스(LPG) 824통과 등유 1만8935ℓ, 휘발유 5130ℓ가 사용됐다.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이 빙하 융해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등반객들이 배출하는 소변도 빙하를 녹이는 열원으로 지목됐다. 연구진은 인간의 소변에서 전달되는 열만으로 쿰부 빙하의 얼음 약 154t을 녹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연구를 이끈 킴 랄 가우탐 네팔 수석측량관은 "고산지대에서 탈수를 막기 위해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며 "물을 더 많이 마시면 그만큼 배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에베레스트에서는 수천명의 등반객과 가이드가 하루 6000ℓ가 넘는 소변을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위성 자료를 통해 베이스캠프 일대의 온도 변화도 분석했다. 1991년부터 2023년까지 구름이 없는 날 촬영된 열화상 위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 베이스캠프의 온도는 눈으로 덮인 빙하 지역보다 약 두 배 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인간 활동이 에베레스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베레스트 빙하가 녹는 근본적 원인은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지만, 베이스캠프에 집중된 인간 활동이 국지적인 빙하 융해를 추가로 일으키기도 한다. 고산지대 연구자 피터 해킷은 "국지적 빙하 융해가 더 많은 눈사태를 일으켜서 등반을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진은 장기적으로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빙하 위가 아닌 안정된 지반으로 옮기는 방안을 제안했다. 연구에 참여한 버지니아 버켓 미국지질조사국(USGS) 명예과학자는 "베이스캠프를 옮기면 물류 활동에도 도움이 되고, 빙하 융해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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