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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美 결혼식장 공격' 유엔·ICC 제소…"미 편들면 사탄" 총력전

등록 2026.09.03 10:46:27

민간인 4명 사망…美, 아직 "조사 중"

갈리바프 "사탄 감싸면 거대한 사탄"

[쿠헤스타크=AP/뉴시스] 2일(현지 시간) 이란 남부 쿠헤스타크에서 주민들이 결혼식이 열리던 중 미국의 공습을 받았다고 이란 언론이 전한 건물 피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이란 당국은 전날 결혼식이 열리던 민간 주택이 공격받아 4명이 숨지고 5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2026.09.03.

[쿠헤스타크=AP/뉴시스] 2일(현지 시간) 이란 남부 쿠헤스타크에서 주민들이 결혼식이 열리던 중 미국의 공습을 받았다고 이란 언론이 전한 건물 피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이란 당국은 전날 결혼식이 열리던 민간 주택이 공격받아 4명이 숨지고 5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2026.09.03.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란 정권이 호르무즈 해협 주도권을 둘러싼 무력 충돌을 재개한 가운데, 이란은 결혼식이 열리던 민가 피격 사건에 대해 미국을 강하게 비난하며 총력 외교전에 나섰다.

이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1일(현지 시간) 오후 9시30분께 호르모즈간주 쿠헤스타크 지역에 미군 공격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3발이 떨어졌다. 1발은 결혼식 피로연이 열리던 민가 지붕을 뚫고 들어와 폭발했다.

호르모즈간주는 국영 매체를 통해 4세, 16세 아동과 여성 2명 등 4명이 숨지고 68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AP통신은 "16세 청소년은 이 곳이 아니라 통신탑 인근에서 파편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쿠헤스타크는 미나브와 시리크 사이에 위치한 호르무즈 해협 동쪽 해안가의 소규모 항구도시로, 미군이 지속적으로 공습해온 지역은 아니다.

이날 공습 과정에서 쿠헤스타크항 통신탑이 미사일 최소 2발에 피격됐고, 항만 시설에도 미사일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파괴된 민가는 통신탑에서 약 100m 떨어진 위치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미군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달리 민간인을 공격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며 "조사 중"이라고만 밝혀 민가 공습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양측 보도를 종합하면 미군 민가 공격은 사실로 보인다.

알자지라는 현장에서 잔해를 분석한 복수의 전문가를 인용해 "AGM-84K SLAM-ER 미사일의 변형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SLAM-ER은 보잉사가 개발한 공대지 순항미사일이다.

미국 언론도 미군 미사일 공격으로 보도하고 있다. AP통신은 무기 전문가와 연구기관 등을 인용해 SLAM-ER이나 공대지 유도미사일 AGM-154 JSOW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란은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민간인 살상 사례를 열거하며 총력 여론전에 나섰다.

대미 협상 대표였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2일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에 "미나브 학교: 아이들이 학살당했다. 라메르드 체육관: 아이들이 도륙당했다. 쿠헤스타크 결혼식장: 아이들이 가족들과 함께 목숨을 잃었다"고 적었다.

미국 공습 첫날 초등학생 168명 등 최소 175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진 미나브 여자초등학교, 청소년 여자배구선수 포함 21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 라메르드 체육관 피격을 꺼내든 것이다. 다만 미국은 미나브 초등학교, 라메르드 체육관 민간인 공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갈리바프 의장은 "누군가가 사탄처럼 행동하고, 표적을 고르고, 사람을 죽인다면 그것은 사탄"이라며 "이런 짓을 하는 작은 사탄을 감싸준다면 그것은 거대한 사탄(Great Satan)"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이란 압박에 동참하지 말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골람호세인 다르지 주(駐)유엔 이란대사대리는 2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안전보장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미국이 결혼식이 열리는 주택에 범죄적 공격을 가했다"며 "국제인도법 위반이자 전쟁범죄인 이 사건을 조사하고 처리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란 적신월사(IRCS)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미군 민가 공격을 조사를 촉구했다.

적신월사는 ICC에 보낸 서한에서 "가족 결혼식이 열린 민간 시설이었다는 점, 현장에 민간인 다수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사건은 국제인도법에 심각한 우려를 제기한다"며 "독립적이고 공정하며 철저한 실효적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력 충돌 당사자들은 국제인도법에 따라 민간인과 전투원, 민간 물체와 군사적 표적을 구분해야 하며, 이 장소에 적법한 군사 표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전쟁범죄가 될 수 있다"며 "ICC 권한으로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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