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갯수 대신 '전력'으로 판단…AIDC 법적 가이드라인 윤곽
등록 2026.09.09 16:48:46
AIDC 특별법 시행령 밑그림 공개…'AI 장비 설계 전력 비율·규모'로 기존 DC 구분
인허가 일괄처리 기한 도입·비수도권 전력평가 면제… 주차장·미술품 연면적 산정 제외
업계 “활용 방식·사업구조 다양한데…인정·신고 기준 경직돼선 안 돼”
![[서울=뉴시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9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AIDC 특별법 하위법령 공개토론회’가 열렸다.](https://img1.newsis.com/2026/09/09/NISI20260909_0002234775_web.jpg?rnd=20260909160307)
[서울=뉴시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9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AIDC 특별법 하위법령 공개토론회’가 열렸다.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정부가 내년 3월 시행되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특별법의 핵심인 'AIDC 인정 기준'을 단순 서버 대수나 면적이 아닌 '설계 전력'을 중심으로 가르기로 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신경망처리장치(NPU) 등 AI 가속기 설치 여부와 랙당 전력밀도, 전력·냉각설비를 살피고 AI 장비에 공급하도록 설계된 전력의 비율이나 규모를 기준으로 AIDC를 판단하겠다는 것.
전력계통영향평가와 건축·소방 등 관계 기관 인허가를 과기정통부가 한꺼번에 받아 회신 기한을 강제하는 '패스트트랙'이 도입되고, 비수도권 AIDC 신증축 시 전력계통영향평가를 일정 규모까지 면제해 주는 파격 특례도 도입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AIDC 특별법 하위법령 공개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하위법령(시행령 및 고시) 제정 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하위법령안은 지난 6월 9일 제정·공포된 'AIDC 진흥 특별법'이 대통령령으로 위임한 세부 집행 기준을 정립하기 위한 첫 공개 수순이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인공지능정책실장은 “3대 메가프로젝트와 지방시대 활성화를 추진하는 데 여러 임무가 있는데 그 중심에 AIDC가 있다”며 “AIDC와 관련해서는 민원과 주민 갈등을 비롯해 여러 이슈가 내포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제시한 방향은 전문가와 외부 실무자들과 협의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가속기 몇 개 끼웠다고 AIDC 아니다"…'설계 전력' 비율로 분류
AIDC로 인정받으려면 GPU·NPU 등 AI 가속기가 실제로 설치돼야 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랙당 전력밀도와 함께 가속기 운전에 필요한 전력·냉각설비도 갖춰야 한다.
AI 장비전력이 전체 정보통신 장비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기준을 넘거나, 비율이 낮더라도 AI 장비전력 자체가 일정 규모 이상이면 AIDC로 판단한다. 일반 데이터센터에 가속기 일부만 설치한 시설까지 AIDC로 인정받는 것을 막기 위한 기준이다.
AI 장비전력에는 가속기와 전용 저장장치·네트워크 장비에 공급하도록 설계된 전력이 포함된다. 실제 사용량은 가동률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시설 구축 당시 설계한 전력을 기준으로 삼는다.
자가용과 임대형 데이터센터에는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 다만 가속기 종류와 구성 방식에 따라 필요한 전력밀도가 다른 점을 반영해 기준을 구분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서울=뉴시스] 과학기술정보퉁신부가 9일 ‘AIDC 특별법 하위법령 공개토론회’에서 AIDC 인정 요건을 제시했다. AI 가속기 설치와 전력·냉각설비 구비, AI 장비전력의 비율 또는 규모를 기준으로 AIDC 여부를 판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https://img1.newsis.com/2026/09/09/NISI20260909_0002234777_web.jpg?rnd=20260909160715)
[서울=뉴시스] 과학기술정보퉁신부가 9일 ‘AIDC 특별법 하위법령 공개토론회’에서 AIDC 인정 요건을 제시했다. AI 가속기 설치와 전력·냉각설비 구비, AI 장비전력의 비율 또는 규모를 기준으로 AIDC 여부를 판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허가 처리기한 설정…비수도권 전력평가 면제
과기정통부가 인허가 서류를 일괄 접수받아 타 부처 및 지자체에 전달하면, 전력계통영향평가는 150일, 에너지사용계획 및 교통·경관·건축심의는 90일, 건축허가·소방동의는 40일 이내에 승인 또는 거부 의견을 무조건 회신해야 한다. 기한 내 회신이 없으면 협의가 완료된 것으로 간주한다.
다만 정해진 기한이 지나면 인허가 통과를 보장하는 제도는 아니다. 관계기관이 거부 여부를 포함한 결론을 기한 안에 내리도록 해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시설 기준 특례도 마련한다. 부설주차장 설치기준을 산정할 때 전산실과 냉각설비실, 기계실 등을 연면적에서 제외하고 미술작품 설치 의무를 정하는 연면적에서도 전산실과 냉각설비실을 빼는 방안이다.
비수도권에서 AIDC를 신축·증축하거나 기존 데이터센터를 AIDC로 전환하는 경우에는 일정 규모까지 전력계통영향평가를 면제한다. 면제 상한은 구간별로 나누지 않고 계약전력을 기준으로 하나의 상한을 두는 방안이 제시됐다. 구체적인 규모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정한다. 평가가 면제되더라도 실제 전력 공급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AIDC 특구는 과기정통부 공고에 따라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가 신청하고 현장 확인과 국가AI전략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지정한다. 기반시설 확보 계획과 전력 수요, 주민 수용성, 지역 상생 방안, 국산 NPU 등 국내 산업 생태계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지정 여부를 판단한다.
업계 “AIDC 정의 경직돼선 안 돼…현장 구조 반영해야”
이현규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하위법령에 위임된 설비와 규모, 랙 전력밀도 등만으로도 충분히 AIDC를 식별해낼 수 있다”며 “관계부처와의 협의 과정에서 AIDC 정의부터 논쟁이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전략적 모호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고 서식은 AIDC를 식별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내용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운영 목적 등을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요구하면 사업자가 특례를 받은 뒤 신고 내용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허가가 거부됐을 때 사업자가 보완하거나 대응할 수 있도록 거부 사유도 구체화해야 한다고 봤다. 이 변호사는 “전력계통영향평가 불통과 사유를 명확히 알려주지 않아 행정심판 대응이 어렵다”며 “과기정통부에 통보해야 하는 불통과 사유를 시행령에서 구체화하면 AIDC 사업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웅 카카오 부사장은 AIDC의 용도별 기술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부사장은 “학습용 데이터센터인 ‘모델 팩토리’는 GPU 위주로 구성되지만 실제 서비스를 위한 추론용 ‘토큰 팩토리’는 기존 서비스와 연결돼야 해 CPU와 GPU가 함께 들어간다”며 “AI 장비전력 비율을 학습용 기준으로 설정하면 서비스 기업의 시설은 AIDC 기준을 만족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DC로 인정받은 뒤 워크로드에 따라 GPU를 다른 센터로 옮겼을 때 적용할 규제나 제재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치영 KT클라우드 팀장은 수도권에 집중된 기존 데이터센터를 AIDC로 전환하려 해도 추가 전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버 집약도가 높아져 공간은 남지만 전력이 부족해 기존 시설을 AI 인프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로케이션 사업에 대한 제도적 정의도 요구했다. 이 팀장은 “코로케이션은 임대가 아니라 데이터센터 서비스 사업이지만 별도 업종 코드가 없어 임대로 취급받는다”며 “전력 여유가 있고 민원이 적은 노후 산업단지에 들어가려 해도 전대가 금지돼 개발이 막힌다”고 말했다.
건축 등 앞단의 인허가뿐 아니라 완공 이후 전기안전공사의 사용전검사와 소방검사 등 후단의 병목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제시된 의견을 검토해 하위법령안을 마련하고 입법예고와 법령 심사를 거쳐 2027년 3월 10일 특별법 시행에 맞춰 제정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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