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유튜브 담당인데 상사 개인 SNS까지…보상은요?"[직장인 완생]
등록 2026.09.19 08:00:00수정 2026.09.19 08:36:24
1년 계약직…근무시간 중 회사와 무관한 업무 요구받아
콘텐츠 제작이 본업이어도 상사 개인 업무는 거절 가능
개인적으로 대가 받아도 징계 등 문제될 가능성 있어
사적 업무 반복·강요 땐 직장 내 괴롭힘도 따져봐야
![[서울=뉴시스]](https://img1.newsis.com/2021/12/09/NISI20211209_0000889158_web.jpg?rnd=20211209174613)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박정영 기자 = #. 1년 계약직으로 유튜브 콘텐츠 제작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A씨는 최근 상사로부터 업무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부탁을 받았다. 상사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매거진에 올릴 카드뉴스를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 회사에서 운영하는 유튜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할 콘텐츠가 아닌 상사의 개인적인 용도였다. 평소 영상 등 콘텐츠를 제작해온 A씨에게 카드뉴스를 만드는 것 자체가 낯선 일은 아니었다. 문제는 회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상사의 개인적인 콘텐츠라는 점이었다. 상사는 근무시간에 A씨에게 카드뉴스 제작을 부탁했고, A씨는 자신의 업무를 하면서 이를 만들어야 했다. 계약직인 데다 업무를 지시하는 상사의 부탁인 만큼 거절하기도 쉽지 않았다. A씨는 콘텐츠 제작이 자신의 업무라는 이유로 상사의 개인적인 콘텐츠까지 만들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회사 업무가 아닌 일을 해준 만큼 별도의 대가를 요구할 수 있는지도 궁금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상사로부터 본래 업무와 거리가 있는 부탁을 받을 때가 있다. 특히 상하관계에서는 부탁이라는 형식을 띠더라도 사실상 업무 지시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렇다면 A씨는 상사의 개인적인 일까지 따라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의무는 당연히 없다. A씨가 콘텐츠 제작 업무를 맡고 있더라도, 회사와 관련된 콘텐츠를 만드는 것과 상사 개인의 일을 대신 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유재원 법률사무소 메이데이 변호사는 "중요한 것은 시간적·업무적 종속성인데, 근무 시간과 내용이 한정된다는 것"이라며 "이 사건은 자신의 업무가 단순한 유튜브 제작이 아니라 회사 업무와 직접 관련된 유튜브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뉴스 제작 자체가 본래 업무와 비슷하더라도 회사가 아닌 상사 개인을 위한 것이라면 이를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는 것이다.
상사가 '부탁'이라고 표현했더라도 마찬가지다. 직장에서는 상사가 업무와 인사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부하 직원이 이를 자유롭게 거절하기 어려울 수 있다. 유 변호사는 "상사의 모든 행동은 권유·권고·안내·교육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지시와 명령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미 일을 해준 뒤 별도의 돈을 받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도 쉽지 않다. 회사 공금으로 상사의 개인적인 콘텐츠 제작비를 지급할 수 없고, 상사가 개인적으로 지급하더라도 업무상 상하관계가 금전거래로 이어지면 양측 모두 사내 징계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다만 상사의 사적인 업무 지시가 반복되거나 사실상 강요됐다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를 따져볼 수 있다.
근로기준법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한다.
실제 법원은 상급자가 부하 직원에게 반복적으로 사적인 심부름을 시킨 행위를 정당한 징계 사유로 본 바 있다.
2024년 서울행정법원은 부하 직원들에게 복권 구매와 세탁물 수령, 담배 구매 등 9차례 사적인 심부름을 시킨 경찰관에 대한 감봉 2개월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경찰관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심부름을 해줬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해당 행위를 '직무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피해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이라며 징계 사유로 인정했다.
다만 사적인 부탁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직장 내 괴롭힘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요구가 반복됐는지, 상사가 지위상 우위를 이용했는지, 근로자가 사실상 거절하기 어려웠는지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결국 A씨의 사례처럼 회사와 무관한 상사의 개인적인 일이라면 이를 수행해야 할 의무는 없지만, 수행했을 때도 별도의 대가를 받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에 사전에 이를 거절하고 상사의 강요가 계속될 경우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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