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장 간 박수 마음껏 치세요"…고음악 클래식 문법 허문다
등록 2026.09.21 19:10:57
아트하우스17, 내달 첫 내한투어…연극·무용 등 결합
"300년 전 음악을 그대로 불가능"…단체만의 음악 선보여
10일 고양서 첫 공연…1부 궁전문화·2부 이주·망명 등
![[서울=뉴시스] 예술가집단 아트하우스(ART HOUSE)17. (사진=아트하우스17 제공) 2026.09.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21/NISI20260921_0002245810_web.jpg?rnd=20260921185331)
[서울=뉴시스] 예술가집단 아트하우스(ART HOUSE)17. (사진=아트하우스17 제공) 2026.09.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클래식 연주에서 모든 악장이 끝나고 맨 마지막에 청중이 박수 치는게 관례죠. 하지만 저희는 청중이 박수를 치고 싶을 때 자연스럽게 박수 치면 좋겠습니다. 훌륭한 솔리스트가 연주를 마치고, 감정이 고조될 때 박수를 치면 어떨까요." (비올라 다 감바 연주자·프로듀서 게오르크 크로나이스)
'고(古)음악계 무법자' 예술가집단 아트하우스(ART HOUSE)17의 단원 크로나이스가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기존 악장 간 박수를 삼가는 것이 원칙인 클래식 문법을 허물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연주자와 관객이 보다 자유롭게 호흡하는 공연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아트하우스17은 21일 내달 첫 내한투어를 앞두고 한국 언론과 영상 인터뷰를 가졌다. 아트하우스17은 기존 클래식 공연의 문법과 관습을 허물며 유럽 공연예술계에서 독창적인 창작단체로 평가받는다.
음악 연주에만 집중하기보다 연극, 무용 등 여러 예술적 요소를 가미해 새로운 공연을 선보인다. 생소한 고음악을 동시대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들 공연을 보면 기존 콘서트와 달리 한 편의 음악극을 본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오페라 연출가 토마스 회프트는 음악이 시대와 무관하게 울림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400년 전 음악이든 그 당시 사람과 이 시대 사람 모두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병에 담긴 메시지가 세월을 거쳐도 남듯 과거의 음악 또한 이 시대까지 흘러오며 오늘날 인류에게도 감정적 영향을 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음악을 새롭게 해석하는 방식에는 아트하우스17이 구현하고 싶은 예술과 연결된다. 단체는 음악가와 성악가, 배우, 무용수, 안무가, 작가 등 제작진이 무대마다 새롭게 결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나로 규정하는 대신 공연 성격에 따라 유연하게 변화를 가져간다.
![[서울=뉴시스] 예술가집단 아트하우스(ART HOUSE)17. (사진=아트하우스17 제공) 2026.09.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21/NISI20260921_0002245809_web.jpg?rnd=20260921185309)
[서울=뉴시스] 예술가집단 아트하우스(ART HOUSE)17. (사진=아트하우스17 제공) 2026.09.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예술감독이자 하프시코드 연주자 미하엘 헬은 "300년 이전 음악 재현은 불가능하다"며 "그 당시 공연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은 추구하는 방향이 아니다. 저희만의 방식으로 발견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당시의 음악을 연주하되 단순 구현이 아닌 단체만의 해석을 가미해 음악을 표현하고 싶은 것이다.
헬은 "작곡가가 전달하고픈 메시지를 현재 맥락에 맞게 (아트하우스17만의) 해석을 담아 연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프트는 "음악을 단순히 사운드로 국한하고 싶지 않았다"며 "과거 음악과 관련된 무수히 많은 요소들을 다시 한번 재창조하고 부활시키고 싶다는 것이 저희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음악 자체로만 충분히 스토리텔링이 돼 무언가를 추가할 필요가 없는 것도 맞다"면서도 여러 요소를 결합한 연주에는 "음악이 가진 힘의 약화가 아니라 오히려 음악에 힘을 실어주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여러 요소가 함께한 시도는 음악 구현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헬은 비발디의 작품을 무용과 결합했던 시도를 소개하며 "무용수의 움직임으로 제 음악적 해석이 달라지고, 더 발전해 새롭고 풍성한 음악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당시 받았던 영감이 또 다른 저만의 해석을 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아트하우스17의 공연 1911년 루브르 박물관에서 '모나리자'가 도난당했던 실화를 주제로 한 고음악 퍼포먼스, 바흐의 '커피 칸타타'에는 서커스적 요소가 가미돼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회프트는 "SNS, 정치 등이 사회를 더 분열시키고 있다. 사람끼리 논쟁을 벌이며 싸우고 갈등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에게 웃음과 유머가 필요하다. 저희는 (공연을 통해) 이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예술가집단 아트하우스(ART HOUSE)17. (사진=아트하우스17 제공) 2026.09.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9/21/NISI20260921_0002245811_web.jpg?rnd=20260921185424)
[서울=뉴시스] 예술가집단 아트하우스(ART HOUSE)17. (사진=아트하우스17 제공) 2026.09.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아트하우스17의 첫 내한공연은 단체의 음악적 정체성을 드러내는 작품으로 편성됐다. 1부 '사운즈 오브 에겐버르크'(Sounds of Eggenberg)와 2부 '리멤버 미'(Remember Me)로 구성됐다.
1부는 17세기 에겐베르크 성을 주제로 음악과 건축, 천문학, 예술이 하나의 세계관으로 결합한 궁정 문화를 고음악으로 구현한다. 이 작품으로 아트하우스17은 지난 5월 '박물관계의 오스카' 뮤지엄 앤 헤리티지 어워즈에서 '올해의 국제 전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회프트는 "궁전은 곧 극장이자 무대였다는 것을 연구하면서 알게됐다"며 "이 음악은 권력과의 관계성을 보여준다. 역사를 조명하기보다 무엇이 역사를 만드는지를 조명한다"고 설명했다.
2부는 잃어버린 시간과 고향, 유럽역사 속 강제이주의 상흔을 다룬다. 오스트리아 빈 콘체르트 하우스의 홀로코스트(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유대인 학살 사건) 추모를 위해 공연장으로부터 위촉받은 작품이다.
회프트는 "홀로코스트에만 집중하기 보다 이주, 망명, 실향 등을 주제로 공연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1부 대비 무대적 연출이 더 가미되기도 했다. 연주자는 주제에 맞는 의상을 입고 당시 시대상을 보여준다.
회프트는 공연 연출에 대해 "과거를 기억하는 방식은 멜로디다. 고향을 떠나 새로운 집을 찾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것이 음악"이라고 말했다.
아트하우스17은 내달 10일 고양아람누리를 시작으로 전국 투어에 나선다. 인천(11일), 세종(14일), 대구(15일), 통영(17일) 등에서 관객을 만난다.
크로나이스는 한국 공연을 앞두고 "청중과의 양방향 소통을 기대한다. 저희의 음악을 듣는 청중의 반응에 기대가 크다"며 "새로운 소통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충격과 놀라움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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