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 방지법' 학회이사장 책임론 내홍
등록 2026.10.15 15:11:18
전병조 이사장 탄핵 찬성 14명·반대 15명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대한응급의학회 추계학술대회가 15일 스위스 그랜드호텔 서울에서 열렸다.](https://img1.newsis.com/2026/10/15/NISI20261015_0002264396_web.jpg?rnd=20261015144125)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대한응급의학회 추계학술대회가 15일 스위스 그랜드호텔 서울에서 열렸다.
15일 대한응급의학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시 서대문구의 서울스위스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정기대의원회에서 회칙에 따라 전병조 이사장(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에 대한 임원 자격상실(탄핵)안이 찬성 14명, 반대 15명으로 최종 부결됐다.
투표에 앞서 이사장에 대한 자격상실심의위원회는 심의 결과 전병조 이사장이 임원 자격 상실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학회 정관에 따르면 임원으로서 임무를 지키지 않거나 도덕상 중대한 과오를 범한 경우 임원 자격상실 절차를 거쳐 임원의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
임원 자격 상실 요청이 있을 경우 5인 이내, 과반수 이상을 현직 이사로 구성해 자격상실 심의위원회에서 임원자 자격 상실 여부에 대해 심의를 할 수 있다.
또, 대의원회에서 자격상실을 의결하고 총회에서 인준을 통해 최종 결정된다.
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이사장이 개인적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해 회원으니 이익을 희생했거나, 회원에게 중대한 불이익이 생길 가능성을 알면서 의도적으로 법 개정을 추진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확인되지 않는다"며 "이번 일이 학회의 이익을 저버리거나 이사장으로서 역할을 중대하게 위반한 행위로 평가하기는 어려워 5명의 만장일치로 부결했다"고 말했다.
대의원회는 이번 심의위원회 결정에 대한 찬반을 묻는 투표를 진행한 결과 14명이 찬성, 15명이 반대해 심의위의 결정은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또 이후 진행된 전병조 이사장에 대한 탄핵 투표에서 14명 찬성, 15명 반대로 탄핵안이 최종 부결됐다. 탄핵의 경우 정관에 따라 대의원 과반수 이상 참석,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가결된다.
회원들이 탄핵을 요구한 것은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응급의학과 회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학회가 이번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 통과에 찬성했다는 이유에서다. 최종 탄핵은 부결됐지만, 응급의학회를 이끌어 가고 있던 이사장의 리더십에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장에서는 전문의 93%가 이 법안에 대해 반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가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응급의학 전문의 299명을 대상으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3%인 278명이 법안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찬성은 7명(2%)에 불과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인 ▲수용곤란 실시간 통보(부정 96%)와 ▲119 사전연락 폐지(95%) ▲수용기관 지정(93%) ▲의무수용(92%) 등도 대부분 반대 했다.
임원 자격 상실 심의는 사실상 탄핵의 성격에 가깝다.
한 응급의학회 대의원은 "의료계 전체 뿐 아니라 회원들의 총의에 반해 학회 이사장이 응급실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삭제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찬성했으니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응급의학회는 지난 달 16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관련 응급실 수용 능력을 확인하는 부분을 삭제하고, 응급환자 이송체계가 신설된 것에 대해 반대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위원장은 의견을 받아 들여 이를 전체 회의에 상정하지 않으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이사장이 보건복지위원회에 찬성 입장을 전달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병조 이사장이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실에 연락해 응급의료법 개정안을 통과해 달라고 해 복지위 전체 회의에 상정돼 법안이 통과 됐다"며 "이번 법안 통과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고, 이를 가장 앞장서서 막아야 할 이사장이 오히려 가장 앞장서서 법안을 통과를 시킨꼴이 됐다"고 주장했다.
전병조 이사장은 이에 대해 "법개정이 불가피하다면 회원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방안과, 이를 반영하지 못하더라도 '응급실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삭제하는 사안 중 더 중요한 게 뭔지에 대해 판단해서 내린 결론"이라며 "당시 정부에 전달한 의견서는 우리 의학회의 공식 입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17일 전체회의에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권역응급의료센터 명칭을 중증응급의료센터로 변경 ▲응급실 전담 당직 전문의 2인 1조 24시간 당직 체계 의무화 ▲중앙응급의료상황실 및 119구급상황관리센터의 이송 병원 지정 권한 부여 등이 담겼다.
또 응급의료 거부·기피 사유로 '시설·장비·인력 등 응급의료자원 고갈'이나 '수술 시간 중복' 등으로 구체화하고, 이를 중앙응급의료상황실에 알리도록 했다. 응급실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는 삭제됐다.
이날 투표 절차가 공정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한응급의학회의 한 대의원은 "이사장에 대한 자격상실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내용이 가결돼 이미 탄핵이 성립됐음에도 불구하고 탄핵 찬성 여부를 재투표해서 탄핵이 부결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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