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기고 잘라도 다시 어려진다…인간은 못 하는 '리셋', 불멸 해파리는 한다
등록 2026.10.20 14:49:50
굶주림·부상 겪으면 성체 형태 잃고 1~3일 내 폴립 형성
DNA 복구·텔로미어 관련 유전자 주목…인간 치료 적용은 아직 먼 단계
![[부산=뉴시스] 노무라입깃해파리.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제공) 2026.07.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7/23/NISI20260723_0002193532_web.jpg?rnd=20260723094710)
[부산=뉴시스] 노무라입깃해파리.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제공) 2026.07.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영국 BBC는 19일(현지시간) '불멸 해파리'로 불리는 투리토프시스 도르니(Turritopsis dohrnii)의 특별한 생존 방식을 소개하며 관련 연구 성과를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DNA 복구와 염색체 보호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이 해파리의 회춘 능력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 A&M대 갤버스턴캠퍼스의 해양생물학자 마리아 밀리에타는 몸이 작고 반투명한 이 해파리에게 다양한 스트레스를 가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몸을 자르거나 먹이를 끊고, 수조의 염분 농도를 크게 높이거나 민물에 옮기는 방식이었다.
생존을 위협하는 자극을 받으면 해파리는 움직임을 멈추고 수조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이어 성체 특유의 우산 모양 몸과 촉수가 사라지고, 둥근 낭포(cyst) 형태로 바뀐다.
이 낭포에서는 약 1~3일 안에 '폴립'이라는 초기 발달 단계의 개체가 생겨난다. 폴립은 증식해 군체를 이루고, 이 군체에서 다시 새로운 해파리들이 자라 나온다. 밀리에타는 해파리 한 마리에서 수백 마리의 새로운 해파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군체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새로 태어난 해파리도 같은 과정을 반복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 며느리의 산후도우미 비용을 거절한 시어머니의 사연이 화제가 됐다. (사진=유토이미지)](https://img1.newsis.com/2026/09/19/NISI20260919_0002244120_web.jpg?rnd=20260919150035)
[서울=뉴시스] 며느리의 산후도우미 비용을 거절한 시어머니의 사연이 화제가 됐다. (사진=유토이미지)
이후 이탈리아 살렌토대의 생물학자 스테파노 피라이노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에 세포의 '분화전환'이라는 현상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연구했다. 분화전환은 신경세포나 근육세포처럼 이미 역할이 정해진 세포가 다른 종류의 세포로 바뀌는 과정이다. 연구진은 일부 성체 조직의 세포가 줄기세포와 비슷한 미분화 상태를 거쳐 폴립에 필요한 다른 세포로 바뀌는 것으로 설명했다.
도마뱀이나 일부 벌레, 양서류도 잘리거나 손상된 신체 부위를 재생할 수 있다. 그러나 성체가 어린 시절의 발달 단계로 돌아가는 것은 신체 일부를 재생하는 것과 다른 현상이다. 투리토프시스 도르니는 성숙한 개체에서도 이런 능력을 반복할 수 있어 '불멸 해파리'라는 별칭을 얻었다.
과학자들은 이 능력을 가능하게 하는 유전자를 찾고 있다. 2022년 스페인 연구진은 투리토프시스 도르니와 성체의 회춘 능력이 확인되지 않은 가까운 종의 유전체를 비교했다. 두 종의 유전적 차이를 분석해 회춘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는 유전자들을 찾아낸 것이다.
![[서울=뉴시스] 요양병원. (사진= 유토이미지 제공)](https://img1.newsis.com/2026/10/16/NISI20261016_0002264948_web.jpg?rnd=20261016075926)
[서울=뉴시스] 요양병원. (사진= 유토이미지 제공)
밀리에타 연구진은 해파리의 발달 단계마다 어떤 유전자가 활발하게 작동하는지도 분석하고 있다. 2019년과 2021년 연구에서는 성체가 낭포로 변하는 과정에서 DNA 복구와 텔로미어 유지에 관련된 유전자뿐 아니라 아직 기능이 밝혀지지 않은 유전자들의 활동도 두드러졌다.
과학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노인을 아기로 되돌리는 식의 회춘이 아니다. 노화로 기능이 떨어진 세포와 조직을 회복시키는 재생의학이다. 상처의 치유를 앞당기고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이후 손상된 조직을 회복시키거나, 노화에 따른 시력 저하와 알츠하이머병 관련 조직 손상을 줄이는 방법 등이 장기적인 연구 대상으로 거론된다고 BBC는 전했다.
스페인 해양과학연구소의 마리아 파스쿠알 토르네르 연구원은 이 해파리가 노화를 피할 능력을 지녔으면서도 매우 취약한 생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불멸 해파리 역시 삶과 죽음은 같은 현실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는 점을 일깨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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