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룰라 역전승 뒤 '왓츠앱 군대’…팔로워 1080만명 모았다

등록 2026.10.27 17:05:52

영상 공유·해시태그 확산 독려…투표 전날엔 24시간 생방송

전문가들, 거리 선거운동과의 결합 강조…직접 득표 효과는 측정 어려워

[상파울루=AP/뉴시스] 재선에 도전하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상파울루에서 대선 결선투표를 하루 앞두고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손 하트를 날리고 있다. 2026.10.25.

[상파울루=AP/뉴시스] 재선에 도전하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상파울루에서 대선 결선투표를 하루 앞두고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손 하트를 날리고 있다. 2026.10.25.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대선 역전승에 메신저 앱 왓츠앱에서 선거 영상을 퍼뜨리고 주변 유권자의 투표를 독려한 지지자들의 활동이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의 재선을 지원하기 위해 개설된 왓츠앱 채널 ‘룰라의 군대’는 1차 투표와 결선투표 사이에 빠르게 성장해 팔로워 1080만명을 확보했다. 룰라 대통령 측은 이 채널을 역전승에 기여한 요인으로 꼽았다.

브라질 최고선거법원(TSE)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지난 4일 1차 투표의 개표율 99.99% 기준 집계에서 45.16%를 얻어 우파 후보 플라비우 보우소나루(47.03%)에게 1.87%포인트 뒤졌다. 그러나 3주 뒤인 25일 결선투표에서는 51.79%를 득표해 보우소나루 후보(48.21%)를 3.58%포인트 차로 꺾었다.

브라질에서는 플라비우 후보의 아버지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 진영이 온라인 정치 동원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18년 대선에서는 왓츠앱 조직망이 주요 선거운동 수단으로 떠올랐고, 이후 보수 진영은 왓츠앱과 텔레그램을 적극 활용했다. ‘룰라의 군대’의 급성장은 좌파 지지자들에게도 온라인에서 우파와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다.

채널을 이끈 앙드레 자노네스 브라질 하원의원은 지지자들에게 선거운동 영상 공유와 해시태그 확산, 새로운 지지자 확보 등 구체적인 ‘임무’를 제시했다. 채널에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그대로 전달할 수 있도록 미리 작성한 메시지도 올라왔다.

자노네스 의원은 “여러분, 긴급입니다”, “아직 자면 안 됩니다”라며 참여를 독려했다. 지지자들을 ‘부대원’처럼 부르며 새 선거운동 영상과 해시태그를 소셜미디어에 널리 퍼뜨려 달라고 주문했다.

[리우데자네이루=AP/뉴시스] 25일(현지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재선을 노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대선 결선투표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환호하고 있다. 대선 결선투표 개표가 약 50% 진행 중인 가운데 룰라 대통령이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에게 초박빙으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6.10.26.

[리우데자네이루=AP/뉴시스] 25일(현지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재선을 노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대선 결선투표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환호하고 있다. 대선 결선투표 개표가 약 50% 진행 중인 가운데 룰라 대통령이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에게 초박빙으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6.10.26.

결선투표 전날인 24일에는 ‘역전 생방송’이라는 이름으로 24시간 연속 방송도 진행했다. BBC는 이때까지도 여론조사들이 보우소나루 후보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룰라 대통령이 속한 노동자당 일부 인사들은 자노네스 의원의 공격적인 소셜미디어 활동이 룰라 대통령의 온건한 이미지를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룰라 대통령은 승리 연설에서 자노네스 의원을 “우리의 장군”이라고 부르며 “매일 우리 부대의 사기를 끌어올렸다”고 감사를 표했다.

다만 BBC가 인터뷰한 정치학자들은 왓츠앱 채널의 활동이 실제로 표를 바꾸는 데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가려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온라인 선거운동과 함께 현장에서 이뤄진 유권자 설득에 주목했다.

정치학자 데닐지 홀츠하커는 룰라 대통령이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선거운동 방식을 바꾼 것이 역전의 핵심이었다고 분석했다. 노동자당은 온라인 선거운동을 지역 현장 활동과 연결하고, 지역별 선거운동도 강화했다. 보우소나루 후보가 당선되면 사회복지 정책이 바뀌고 기존 권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부각하는 쪽으로 메시지도 조정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홀츠하커 정치학자는 자노네스 의원이 브라질 좌파로서는 어려워 보였던 소셜미디어 주도권 확보를 해냈다고 평가했다. 반면 보우소나루 후보에 대해서는 결선 승리를 지나치게 낙관했고, 지지층에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리우데자네이루=AP/뉴시스] 25일(현지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하자 그의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6.10.26.

[리우데자네이루=AP/뉴시스] 25일(현지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하자 그의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6.10.26.

리우데자네이루 연방대의 사회학자 겸 정치학자인 마이라 굴라르트 교수도 온라인의 열기를 실제 정치 참여로 연결한 점을 강조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와 거리에서의 선거운동이 결합한 결과”라며 지지자들이 사람들을 모아 투표를 설득하면서 기권을 줄이고 상당수 부동층의 지지를 얻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최고선거법원 집계에 따르면 선거 전체의 기권율은 1차 투표 21.08%에서 결선투표 약 19.2%로 낮아졌다.

굴라르트 교수는 지지자들이 힘을 모아 선거운동을 벌인 경험이 앞으로 여러 정치적 난관을 마주할 룰라 정부에도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룰라 대통령도 이번 선거에서 얻은 교훈을 국정 운영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승리 연설에서 “국민의 의견을 의사 결정에 더 많이 반영하겠다”며 “우리 정부에서 디지털 소통이 훨씬 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