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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대통령, 민간인男 5명 "처형"한 군인들 재판 회부

등록 2023.06.08 07:50:20수정 2023.06.08 07:5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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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라도르, 감시카메라에 찍힌 가해자들 처벌 약속

美국경부근 누에보 라레도서 과속트럭 탑승자들 총살

[멕시코시티=AP/뉴시스] 멕시코 군대가 민간인을 집단 처형한 살해사건의 감시카메라 동영상이 나돌자 6월 7일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는 일부 군인의 실수와 일탈이라며 가해자들을 법정에 세워 처벌하겠다고 약속했다. 2023.06.08.

[멕시코시티=AP/뉴시스] 멕시코 군대가 민간인을 집단 처형한 살해사건의 감시카메라 동영상이 나돌자 6월 7일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는 일부 군인의 실수와 일탈이라며 가해자들을 법정에 세워 처벌하겠다고 약속했다. 2023.06.08. 

[멕시코시티=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멕시코 대통령이 지난 달 민간인 5명을 살해한 군인들의 살인장면이 담긴 감시카메라 동영상에 대해서 그들이 아마도 "처형"을 한 것 같다면서 7일(현지시간) 이들을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평소에 군대에 대한 강력한 지지자였으며 언제나 자신의 정부에서는 과거와 같은 군인들의 인권 침해 행위나 민간인을 향한 폭력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해왔다.

하지만 그는 지난 달 미국 국경지대 도시인 텍사스주 라레도의 건너편에 있는 누에보 라레도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는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위법적 살인이며 거기에 가담한 군인들을 검찰에 넘겨 처벌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살인 현장 부근에 있는 한 상점 보안 카메라에 찍힌 동영상은 이 번 주에 공개되었다.  동영상에서는 검은 색 픽업 트럭 한대가 누에보 라레도 시내에서 전속력으로 달려오다가 어떤 벽을 들이 받았고 그 직후에 멕시코 군의 군용트럭 한 대가 쫓아와 트럭의 조수석 쪽을 들이받았다.

앞의 트럭에 탄 사람들은 군인들에 의해 끌려나왔다.  군인들은 그들을 발길로 차면서 강제로 벽 앞에 늘어서게 했다.  그 사람들은 나중에 모두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스페인의 '엘 파이스'( El Pais)신문과 미국의 유니비전 방송이 처음 보도한 동영상에는 소형 트럭을 추격해와서 차를 들이받은 멕시코 군인들이 차에서 남성 5명을 끌어내서 발로 차며 벽 앞에 늘어서게 하는 장면, 그 다음에 도로 쪽으로 돌아서거나 트럭  뒤에 몸을 숨기고 일제히 총을 발사하는 장면, 다섯 명의 남자들이 동영상 프레임 밖으로 사라지는 장면등이 모두 담겼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일일 기자 브리핑에서 "보기에 군인들의 행동은 '처형'을 한 것 같은데,  그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히고 "여기에 가담한 가해자들은 모두 해당 당국으로 신병을 인도하려 한다"고 말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집권 후 사상유례가 없을 만큼 군대에 모든 역할을 맡겼다. 사법 단속권에서부터 국가 기반시설 사업,  열차 운행이나 공항 관리까지 맡겼다. 

그러면서 그는 군의 정직성을 강조하고 언제나 군인들의 편을 들었지만,  멕시코 군은 끊임없이 인권 침해와 폭력에 대한 신고에 시달려왔다.  특히 누에보 라레도 같은 국경지대에서는 더욱 심했다고 관련 당국은 밝혔다.
 
멕시코 국방부는 7일 밤 성명을 발표,  현재 민간의 검찰과 협력해서 사건을 조사중이며 군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도 수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멕시코 법에 따르면 민간인들을 공격하거나 폭행한 군인들은 민간 법정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 
 
이 사건은 지난 5월 18일 여러 명이 죽고 한 명이 부상을 당했다는 신고가 오후 2시 41분 주 경찰국에 접수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누에보 라레도는 마약 조직등 범죄조직 간의 다툼과 총격전이 자주 일어나는 곳이다.  국경문제 연구 전문가인 조지 메이슨대학교의 과달루페 코레아-카브레라 교수는 동영상의 군인들이 총기를 집어 사망자에게 쥐여 주는 등 범죄현장을 마치 라이벌 범죄조직간의 총격전 처럼 꾸미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 집단 살해 사건으로 인해 그 동안 예외적으로 군대에 사법 집행권을 부여해왔던 오브라도르 정부의 정책에 대한 의문이 집중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누에보 라레도에서는 올해 2월 26일에도 군인들이 차량에 탄 청년 5명에게 총격을 가해서 집단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청년들은 무장하고 있지 않았으며 군인들은 정지 명령이나 아무런 사전 경고도 없이 차 안에 일제 사격을 가했다.  이에 분노한 주변 주민들이 군인들을 공격해서 일부에게 뭇매를 가하기도 했다.

당시 가해자였던 군인 4명은 4월에 연방재판소에서 살인혐의로 기소되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군대가 예전과 달라졌다면서 최근의 살인사건들은 나쁜 군인들 일부의 실수로 일어난 범행일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그런 말을 믿는 사람들은 없다.

코레아-카레브라 교수는 "이런 행동이 실수로 일어날 리 없다.  이번 동영상을 보더라도 매우 조직적인 행동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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