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예상 깬 2차 소환 출석 의사…4일께 출석할 듯
이재명 "모욕적이지만 오라니 간다"
검찰 요구한 날짜 거부…"주말 활용"
첫 조사 199쪽 조서에 "진술서 갈음"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찰 출석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01.30. scchoo@newsis.com
30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1·3부(부장검사 엄희준·강백신)는 지난 28일 이 대표를 조사한 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2차 조사를 통보했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오는 31일과 2월1일 출석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모욕적이고 부당하지만 (대선) 패자로서 오라고 하니 또 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이 요청한 날짜대로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수사준칙에도 피의자와 협의하라고 돼 있다. 수사라는 게 오늘, 내일(31일), 모레(1일) 안 하면 큰일 나는 것도 아니다"라며 "주말을 활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준 가장 빠른 주말은 토요일인 오는 2월4일이다.
이 대표는 1차 소환 당시에도 검찰이 요구한 날짜가 아닌 주말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지난 28일(토요일) 조사를 받았다. 1차 소환을 앞두고 검찰은 오전 9시30분 출석을 요구했지만, 이 대표는 10시30분께 검찰에 출석했다.
이 대표는 2차 조사에서도 "진술서로 답변을 갈음하겠다"는 기존의 진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 사건에 대해서는 제가 드릴 말씀 다 드렸다. 여러분이 본 것처럼 이 안에 다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대표가 말한 '이 안은' 검찰에 제출하고 언론에 공개한 33쪽 분량의 진술서다. 즉 검찰에서 질문을 하더라도 기존 진술서에 담긴 내용을 중심 외에는 답변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2023.01.30. scchoo@newsis.com
그럼에도 검찰은 이 대표에게 직접 결재한 문서의 경위나 내용, 의미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가 대장동 사업 등의 최종 결재권자였기 때문에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부패를 이 대표가 얼마나 인지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2차 조사 상황을 살펴보고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예정이다. 피의자 조사는 피의자의 방어권 행사 성격도 있기 때문에, 조사 후에 영장 청구를 적극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이 대표가 2차 소환에 응하기로 한 것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기소에 대비한 작업이라고 보고 있다. 출석해 성실히 소명했음에도 검찰이 자신을 기소했다는 취지로 주장하기 위한 조치라는 취지다.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이르면 내달 초에 이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이 대표가 주말 출석 의사를 밝히면서 2차 조사 후에 본격적인 영장 검토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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