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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낮엔 벚꽃, 밤엔 불꽃" 부산엑스포 실사단 일정 따라가보니…

등록 2023.03.31 09:00:00수정 2023.03.31 15: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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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홍보 현수막. (사진=동효정 기자) 2023.03.30. vivid@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홍보 현수막. (사진=동효정 기자) 2023.03.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동효정 김래현 기자 = "못 할 거 뭐 있노! 함 해보자!"

지난 28일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3시간 가까이 달려 부산역에 내리자 부산 특유의 사투리로 쓴 '2030 세계부산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염원 현수막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엑스포 유치를 향한 부산 시민들의 열망과 자신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특히 부산 엑스포는 내달초 중대 전환점을 맞는다. 내달 2일 서울로 입국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서울역에서 무정차 특별열차를 타고 4일 오전 부산에 도착하는 것이다. 이들의 3박4일 부산 일정이 엑스포 유치의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실사단은 이미 지난 3월 6~10일에는 강력한 경쟁 상대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를 방문해 현지 실사를 끝냈다.
[부산=뉴시스] BIE 실사단 숙소인 시그니엘 부산과 이어지는 부산 대표 벚꽃 명소 달맞이길. (사진=동효정 기자) 2023.03.30. vivid@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BIE 실사단 숙소인 시그니엘 부산과 이어지는 부산 대표 벚꽃 명소 달맞이길. (사진=동효정 기자) 2023.03.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시는 리야드와 전혀 다른 부산만의 천혜의 자연 환경과 첨단 기술로 차별화된 엑스포를 강조한다는 입장이다. 부산시는 봄 축제기간과 겹친 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대규모 행사를 열어 부산의 '안전관리 역량'을 실사단에게 집중적으로 알릴 방침이다.

부산시는 실사단이 낮에는 도심 곳곳에서 화려한 벚꽃을 보고, 밤에는 탁 트인 바다 위에서 화려한 불꽃을 즐기며 아름다운 부산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도록 일부러 4월초로 실사 일정을 요청했다.

이에 뉴시스는 부산 시민들이 직접 실사단을 맞을 예정인 달맞이길 벚꽃길부터 광안리 불꽃축제 장소까지 BIE 실사단의 예상 경로를 따라가며 부산 곳곳의 엑스포 유치 열기를 둘러봤다.

부산역부터 김해공항까지…실사단 발길 닿는 곳마다 유치 열기 확산

실사단의 부산 일정은 4월4일 오전 KTX 전용열차편이 부산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1000명 이상 부산 시민들이 부산역 광장에 집결해 실사단을 환영한다. 

부산시는 벌써부터 실사단 방문 예정지와 주요 관광지, 간선도로를 집중적으로 청소하고, 불법 광고물을 정비하는 한편 환영 화단을 조성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쾌적한 도시 이미지로 실사단에게 어필하겠다는 전략이다.
[부산=뉴시스]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홍보 테마열차 내부 전경. (사진=부산교통공사) 2023.03.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홍보 테마열차 내부 전경. (사진=부산교통공사) 2023.03.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시내 버스와 지하철도 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랩핑스티커로 옷을 갈아 입었다. 개인택시에도 엑스포를 상징하는 스티커와 깃발을 달았다.

70대 택시기사인 김모씨는 "교통 통제를 해 조금 불편하긴 해도 부산 시민들이 엑스포 유치에 다 참여하는데 우리도 빠질 수 없다"며 "부산 잘 봐주이소"라고 말했다.

실사단이 부산에 머무는 동안 부산시는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차량 홀·짝수 2부제를 시행한다. 자율적인 참여지만  최대한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부산시는 해당 기간에 버스와 도시철도까지 증편할 예정이다. 

부산시설공단은 실사단 주요 이동로인 광안대교를 비롯해 남항대교, 동명고가교, 영도고가교 등을 청소하고 차선을 다시 칠하는 등 도로 정비에 분주했다.

[부산=뉴시스] 부산광역시 해운대구가 준비한 엑스포 상징물을 주제로 한 모래조각 작품. (사진=동효정 기자) 2023.03.30. vivid@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부산광역시 해운대구가 준비한 엑스포 상징물을 주제로 한 모래조각 작품. (사진=동효정 기자) 2023.03.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실사단 숙소인 시그니엘 부산과 인접한 해운대해수욕장에는 해운대 타워와 모래조각 작품 준비가 한창이었다. 실사단 방문 기간에 해운대해수욕장에 16m 높이의 엑스포 유치 염원을 담은 엑스포타워를 설치하고, 매일 밤마다 레이저쇼를 진행한다.

바다 도시인 부산에 걸맞게 2030 부산엑스포 로고 모양으로 가로 20m, 세로 20m 크기의 초대형 엑스포 모래조각 작품도 만들었다. 시민들은 이 모래 작품이 완성되는 모습을 보며 "대단하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런 과정 자체가 즐거운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이었다.

해운대해수욕장과 이어지는 구남로에는 엑스포 정원도 조성했다. 봄 향기 가득한 꽃을 심고 엑스포를 상징하는 조형물 설치에 여념이 없었다. 

부산시는 해가 지면 실사단을 마린시티 등 초고층 아파트가 스카이라인을 이루는 엘시티 전망대로 안내할 예정이다. 해운대해수욕장을 비롯해 부산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바다와 인접한 부산의 우수성을 상징하는 야경을 실사단에게 직접 소개한다.  밤에도 누구나 안전하게 해변을 거닐 수 있는 부산의 강점도 강조할 계획이다.
 
[부산=뉴시스] 실사단 방문을 맞아 누리마루 APEC 하우스를 청소하고 있는 모습. (사진=동효정 기자) 2023.03.30. vivid@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실사단 방문을 맞아 누리마루 APEC 하우스를 청소하고 있는 모습. (사진=동효정 기자) 2023.03.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실사단은 동백섬에 위치한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알리기 위해 누리마루 APEC 하우스도 방문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가 찾은 APEC 하우스는 실사단 방문 행사 준비를 위해 4일부터 6일까지 휴관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곳곳에서 기둥 먼지 제거 작업도 한창이었다.

[부산=뉴시스] 실사단 방문이 예상되는 동백섬 누리마루 APEC 하우스 전경. (사진=동효정 기자) 2023.03.30. vivid@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실사단 방문이 예상되는 동백섬 누리마루 APEC 하우스 전경. (사진=동효정 기자) 2023.03.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APEC 하우스는 APEC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부산의 시민의식을 상징하는 대표 장소가 됐다. 부산시는 실사단과 이곳을 찾아 APEC 같은 대규모 국제행사를 충분히 치러낸 부산의 저력을 보여준다. 

실사단은 북항 재개발 일원 중심으로 엑스포가 열릴 현장도 직접 점검한다. 부산시 유치계획서에 담은 내용이 얼마나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실사단이 북항에서 직접 확인하는 자리로 이번 실사단 점검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 동구 북항 재개발 1단계 구역은 실사단 방문에 맞춰 전면 개방해 시민이 자유롭게 거닐고 통행할 수 있도록 막바지 공사를 끝냈다. 북항재개발홍보관에는 부산엑스포 이후 재개발 추진 사업의 미래를 담은 8분짜리 영상물을 실사단 방문에 맞춰 공개할 수 있도록 별도의 공간도 마련했다.
[부산=뉴시스] 오는 4월 6일 밤 불꽃축제가 열리는 광안리 광안대교. 부산시는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2030부산엑스포를 형상화하는 대형 불꽃 퍼포먼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사진=동효정 기자) 2023.03.30. vivid@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오는 4월 6일 밤 불꽃축제가 열리는 광안리 광안대교. 부산시는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2030부산엑스포를 형상화하는 대형 불꽃 퍼포먼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사진=동효정 기자) 2023.03.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실사단이 부산에서 머무는 마지막 밤인 6일 저녁에는 광안리해수욕장에서 화려한 불꽃쇼가 하늘을 수놓는다. 부산시는 100만명이 넘는 인파가 광안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자연스럽게 부산 시민의 엑스포 유치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실사단이 느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동시에 오후 8시에는 드론 300개가 엑스포 예정 부지인 북항 하늘 위로 날아오른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드론 라이트 공연으로 8분간 부산 밤하늘을 장식한다.

부산시는 이 불꽃쇼와 드론쇼가 부산의 밤거리 문화와 부산 시민들의 엑스포 유치 열망을 동시에 보여주며 부산의 안전관리 역량까지 강조할 기회라고 본다.

실사단은 다음날 아침 에어부산에 제공하는 실사단 전용 특별기를 타고 인천으로 향한다. 7일 김해국제공항에서 오전 8시30분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에 오전 10시 도착 예정이다. 기내에는 실사단 8명만 탑승한다.

[부산=뉴시스] 부산시가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로 '핑크퐁 아기상어'를 위촉하고 부산 마스코트 '부기'와 함께 포토존을 꾸렸다. (사진=부산시청) 2023.03.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부산시가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로 '핑크퐁 아기상어'를 위촉하고 부산 마스코트 '부기'와 함께 포토존을 꾸렸다. (사진=부산시청) 2023.03.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김해공항도 이미 실사단을 환송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 더핑크퐁컴퍼니의 아기상어와 함께 김해공항 국제선 출국장에 아기상어와 부산 마스코트 부기의 조형물을 설치했다.

특히 부산의 다양한 모습이 담긴 대형 포토존까지 조성해 실사단이 부산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부산이 준비된 엑스포 후보지라는 매력을 느끼도록 했다.

[부산=뉴시스] 부산시청 내 엑스포홍보영상관에서 초등학생들이 부산엑스포 2030 홍보 영상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동효정 기자) 2023.03.30. vivid@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부산시청 내 엑스포홍보영상관에서 초등학생들이 부산엑스포 2030 홍보 영상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동효정 기자) 2023.03.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엑스포 유치' 범시민적 공감은 과제로 남아 

BIE 실사단은 부산 시민들이 엑스포에 대해 어느 정도 열기를 갖고 있는지 '정성적' 항목도 중요한 요소로 평가한다.

부산시는 범국민적 엑스포 유치 바람이 실사단에 감동을 더할 수 있다고 보고, 실사 기간에 16개 구·군에서 모두 67개 시민참여 행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일부에선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부산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들린다.

해운대에서 만난 40대 이봉수 씨는 "엑스포 유치를 위해 부산시에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아직 일반 시민들은 엑스포 유치가 지역 사회에 얼마나 도움이 될 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 서면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서정연 씨도 "부산 엑스포를 하면 해운대나 북항 외에 부산 전체에 어떤 경제적 효과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에 2030 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는 더 적극적으로 부산 시민들에게 엑스포 유치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할 방침이다. 박은하 위원장은 "300만 명에 달하는 부산 시민 모두에게 부산엑스포 내용을 알리는 건 어렵지만 다양한 창구를 통해 엑스포 홍보와 인식 개선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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