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마약 혐의 20대 男, 항소심서 감형…형량 가른 '이것'[죄와벌]

등록 2023.10.08 08: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2021년 5월께 서울 등에서 마약 수수

재판서 경찰 '증거위법수집' 문제 삼아

1심 "위법증거 맞다…증언 등은 유효"

항소심 "증언도 위법증거 기반…무효"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무더운 여름을 맞아 서울중앙지법을 비롯한 전국의 대다수 법원들이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2주간 하계 휴정기에 들어간다. 사진은 25일 서울중앙지법의 모습. 2021.07.25.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무더운 여름을 맞아 서울중앙지법을 비롯한 전국의 대다수 법원들이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2주간 하계 휴정기에 들어간다. 사진은 25일 서울중앙지법의 모습. 2021.07.25.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한재혁 기자 = 수차례에 걸쳐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다"는 취지로 제기한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였다.

항소심 법원은 경찰이 휴대전화 메시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할 당시 변호인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아 해당 메시지 내용을 기반으로 한 2차 증거 역시 효력이 없다고 판단해 1심보다 낮은 수준의 형량을 선고했다.

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규홍)는 지난 4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마약)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씨에 대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0개월과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5월께 서울에서 B씨 등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경찰은 A씨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 메시지 내용을 통해 A씨가 B씨와 다른 인물들에게 마약을 건네받은 정황을 포착해 재판과정에서 해당 메시지 내용을 증거로 A씨의 법정자백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B씨는 검찰 조사에서 검사 측이 해당 메시지 내용을 제시하자 이를 바탕으로 재판과정에서 "수사기관 조사 당시 A씨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봤다"며 "A씨의 부탁을 받고 처방받아 복용하던 향정신성의약품 일부를 (A씨에게) 무상으로 교부한 사실이 기억이 난다"고 증언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경찰은 A씨와 변호인에게 정보 추출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고지하지 않았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수사기관인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신문할 때에 변호인이 참여할 수 있는 권리인 '피의자신문참여권'을 보장하고 있다.

이에 A씨 측은 "휴대전화 메시지 내역은 수집과정에서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며 "때문에 해당 증거를 기반으로 한 자백과 B씨의 증언 등 2차적 증거도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경찰의 전자정보 수집에 문제가 있다고 보면서도 2차 증거에 대해선 그 효력을 인정했다. A씨의 법정자백은 변호인의 충분한 조력을 받고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거부권을 고지받는 등 적법한 절차를 통해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B씨 등의 증언의 경우 "(이들은)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자발적으로 증언했다"며 "신문과정에서 메시지 내용이 제시되지 않았고 관련 문답은 증인들의 경험에 대해 사실관계를 진술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며 A씨에게는 징역 1년과 벌금 17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법원의 판단은 원심과 달랐다. 2심은 "B씨의 진술은 본인 스스로의 기억보다는 수사기관 조사 당시 제시받은 이 사건 전자정보에 의존하고 있다"며 "증거가 제시되지 않았다면 B씨가 스스로의 기억에 따라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했을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심이 B씨의 법정진술의 증거능력이 있다고 본 것은 잘못"이라며 "이 진술 외에는 관련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의 자백이 유일한 증거이기 때문에 형사소송법에 따라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한편 형사소송법 325조 후단은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없을 경우 무죄를 선고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saebyeok@newsis.com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