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한번 켜면 3시간 '훌쩍'…숏폼 잡아야 빅테크 산다[사이다IT]

등록 2023.12.03 08:30:00수정 2023.12.11 10:11:2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짧고 강렬한 숏폼, SNS 핵심 콘텐츠로 부상

유튜브, 숏츠 효과에 카톡·네이버 제치고 韓사용시간 1위

네이버 '클립',카카오톡 '펑', 다음 '오늘의숏' 등…"1020 뺏길 위기"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30대 직장인 A씨는 스마트폰으로 즐겼던 게임이나 넷플릭스에 대한 흥미가 떨어진지 오래다. 틈이 날 때 마다 유튜브 숏츠를 보다가 시간이 훌쩍 지나버려서다. AI(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취향에 맞는 콘텐츠만 보여주다보니 헤어나올 수가 없다.

#고등학교 2학년 B씨는 요즘 ’숏폼‘ 끊기에 도전하고 있다. 독서실에서 잠시 쉬거나 지루할 때 마다 인스타그램 ’릴스‘를 보다가 할 일을 끝내지 못하는 날이 늘어나고 있다. 강렬한 자극 때문에 릴스를 보는 시간 동안은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침대에 누워서 잠깐 스마트폰을 켰다가 ’이것‘을 엄지 손가락으로 훅훅 넘기다보니 시간이 훌쩍 가버려 새벽에 잠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유튜브 ’숏츠‘,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등이 그 주인공입니다.

’숏폼‘ 전성시대입니다. 1분 이하의 짧은 동영상을 의미하는 숏폼은 주요 SNS(소셜미디어서비스)의 핵심 콘텐츠로 부상했습니다. 긴 집중력을 요하지 않으면서도 강렬한 자극을 줘 현대인, 특히 1020세대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숏폼의 시초는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 자회사 ’틱톡‘입니다. 2016년 틱톡은 전 세계 150개 국가와 지역에서 75개 언어로 숏폼 서비스를 처음으로 선보였고 미국을 중심으로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이어 유튜브와 메타(구 페이스북) 등 대형 SNS 플랫폼도 숏폼 영상 콘텐츠 전쟁에 뛰어들었는데요. 롱폼 동영상 플랫폼 1위 유튜브는 ‘숏츠’를, SNS 인스타그램은 ‘릴스’를 자사 앱에 추가하며 틱톡을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유튜브가 ‘숏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데요. 올 10월 한국인들의 유튜브 사용시간이 1000억분을 넘었다고 합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는 유튜브 앱의 사용시간 변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튜브 앱 사용시간은 2020년 10월 671억분에서 2023년 10월 1044억분으로 3년 동안 약 1.6배 증가했다고 합니다.

유튜브 사용시간은 카카오톡 사용시간 319억분보다 약 3배, 네이버 사용시간 222억분보다 약 5배 많았습니다. 숏폼 경쟁자인 인스타그램(172억 분), 틱톡(79억 분)과 비교해봐도 훨씬 깁니다.

이는 ‘숏츠’ 도입 효과로 풀이됩니다. 유튜브가 올해 2월 자사 숏폼 서비스인 ‘쇼츠’를 통해 크리에이터들이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성장 계기가 됐다는 분석입니다.

가뜩이나 유튜브에 밀려 1020세대를 중심으로 국내 앱 1위 자리를 내어줘야 할 위기에 처한 네이버와 카카오는 숏폼 시장에서도 도통 힘을 쓰지 못하면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국내 1위 포털을, 카카오는 전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숏폼을 즐기는 플랫폼으로서는 활약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랴부랴 네이버와 카카오도 숏폼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지난달 초 네이버는 네이버앱을 개편해 숏폼 ‘클립’을 첫 화면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타 숏폼 플랫폼과 차별화로 자사 서비스 연계를 내걸었습니다. 가령 클립을 보다가 가고 싶은 장소를 예약할 수 있고, 마음에 드는 상품을 클립 내 제품 링크를 클릭해 구매할 수 있습니다. 궁금한 것은 클립에서 블로그로 접속해 검색할 수도 있습니다.

네이버는 블로그, 카페 등 UGC(이용자 생성 콘텐츠)를 오랫동안 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익모델을 적용해 숏폼 창작자를 빠르게 끌어 모으겠다는 전략인데요. 또 AI를 활용해 K팝, 패션, 뷰티, 스포츠, 연예, 음식, 여행, 일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관심사에 따라 추천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네이버가 초거대 인공지능(AI) 기술력을 바탕으로 쇼핑, 콘텐츠 등 초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확대 적용한 새로운 네이버 앱을 다음 달 2일에 정식 출시한다고 31일 밝혔다. 사진은 개편된 앱 내 클립 탭 (사진=네이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네이버가 초거대 인공지능(AI) 기술력을 바탕으로 쇼핑, 콘텐츠 등 초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확대 적용한 새로운 네이버 앱을 다음 달 2일에 정식 출시한다고 31일 밝혔다. 사진은 개편된 앱 내 클립 탭 (사진=네이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틱톡, 유튜브 등이 힘쓰고 있는 숏폼 창작자 확보 경쟁에 가세해 네이버도 ‘클립’ 창작자를 100명 선발해 집중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내년부터는 창작자 보상 프로그램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네이버는 “십수 년 간 자체적으로 방대한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조성해온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창작자 교육, 보상 프로그램 등을 적용해 숏폼에서도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카카오도 카카오톡과 다음에 숏폼 콘텐츠를 강화하며 대응에 나섰습니다. 우선 카카오톡은 올 3분기 프로필 탭 하단에 숏폼 형태의 ‘펑’을 추가했는데요. 인스타그램의 ‘스토리’처럼 세로 형태로 글이나 사진, 동영상 등을 업데이트할 수 있고 게시글이 24시간 후면 사라지는 형태입니다. 펑의 성과에 따라 카카오톡을 숏폼 플랫폼으로 본격 진화시킬지 결정한다는 방침입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9일 진행된 3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펑은 아직 출시 초기이긴 하지만, 다양한 SNS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15, 24 세대에서 호응도가 특히 높았던 점은 긍정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포털 사이트 ‘다음’도 최근 겪고 있는 위기를 ‘숏폼’을 앞세워 극복하려는 모습입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다음 앱 사용자는 2018년 10월 1079만명에서 2023년 10월 724만명으로 지난 5년 동안 사용자가 33% 감소했습니다. 국내 검색 점유율은 4% 미만으로 추락했습니다.

특히 다음 앱을 사용하는 20세 미만·20대·30대 사용자는 지난달 기준 총 130만명으로. 5년 전 같은 기간에는 328만명에서 대폭 줄어들어 젊은세대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다음은 CIC(사내독립기업) 설립 후  미디어와 커뮤니티 서비스를 앞세워 ‘복합 콘텐츠 공간’을 겨냥하며 숏폼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1분 내외 숏폼 영상을 모은 ‘오늘의 숏’을 뉴스, 연예, 스포츠, 리빙 등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앱에는 메인화면에 '오늘의 숏' 탭이 배치됐고, PC에서는 검색결과를 통해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또 틱톡, CJ ENM, SPOTV(스포티비), 크리시아미디어 등 인기 콘텐츠사와의 제휴를 통해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다음 측은 “오늘의 숏은 인당 재생 횟수와 재생시간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프리카TV 숏폼 캐치 이미지(사진=아프리카TV) *재판매 및 DB 금지

아프리카TV 숏폼 캐치 이미지(사진=아프리카TV) *재판매 및 DB 금지



토종 스트리밍 플랫폼 아프리카TV도 최근 ‘숏폼’ 서비스 ‘캐치’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BJ 시그니처 콘텐츠 VOD 요약본이나 BJ의 라이브 스트리밍 중 재미있는 장면 등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용자들이 직접 클릭 몇 번만으로도 쉽게 캐치를 만들 수 있고 원작자인 BJ와 제작한 이용자의 개인 방송국에 각각 업로드 돼 BJ를 좋아하는 팬들간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포털, 메신저 시장에서 안방을 지켜왔던 토종 플랫폼들이 숏폼 시장에서도 반격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김용희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 교수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숏폼 도전이 성공하려면 우선 직관적인 UI, UX 개선이 필요하다. 가령 해외 숏폼 플랫폼처럼 앱을 열면 바로 동영상이 나오고, 다음 동영상으로 바로 넘어가는데 네이버와 카카오는 아직까지는 복잡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김용희 교수는 "또 글로벌에서 밈(유행 콘텐츠)를 만들어내려면 우선 절대적인 이용자 수가 많아야 한다. 이렇게 돼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광고를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