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력상실률 책정 시 '국내 맞춤' 기준 적용…대법 첫 판결(종합)
콧속 거즈 제거 안해 종창 발생…8000만원 청구
1심 4600만원→원심 2550만원으로 낮아져
재판부 "대학의학회 기준 적용 안할 이유 없어"
![[서울=뉴시스] 의료사고 피해자의 노동능력상실률을 책정하는 과정에서 오래된 해외 기준이 아닌 국내 기준인 '대한의학회 장애평가기준(KAMS)'을 적용한 원심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그래핀=뉴시스DB)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2/09/23/NISI20220923_0001092140_web.jpg?rnd=20220923144417)
[서울=뉴시스] 의료사고 피해자의 노동능력상실률을 책정하는 과정에서 오래된 해외 기준이 아닌 국내 기준인 '대한의학회 장애평가기준(KAMS)'을 적용한 원심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그래핀=뉴시스DB) [email protected]
KAMS 기준은 하급심에서 종종 적용된 바 있지만, 대법원 판례를 통해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달 16일 A씨가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의료사고 관련 손해배상소송 상고심에서 B씨가 A씨에게 2550만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에는 책임제한 비율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노동능력상실률을 3%로 인정한 것도 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A씨는 2017년 7월 B씨가 운영하는 성형외과에서 쌍커풀, 뒷트임, 코 융비술, 입술 축소술 등의 성형수술을 받았다. 다만 수술 후에도 코의 통증 및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병원에 수차례 내원했다.
이후 다른 이비인후과에서 A씨의 오른쪽 콧속에 제거되지 않은 거즈를 발견하고 이물질을 제거했다. 이 외에도 상당한 종창(염증이나 종양으로 부어오르는 것)이 발생했고, 같은 해 10월까지 해당 이비인후과에서 지속적인 치료를 받았다.
A씨는 B씨의 의료과실을 지적하며 8000만여원을 지급하라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약 4600만원의 손해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먼저 재판부는 B씨의 과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A씨의 콧속에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거즈로 인해 비강 내 감염 및 종창, 코의 변형 및 무후각증이 발생했지만, 이비인후과에서 상급병원 치료를 권유한 것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손해배상액을 국가배상법 시행령에 따라 노동능력상실률 15%를 적용한 일실수입 4900만원, 기왕치료비 1080만원, 향후치료비 25만원 등을 합산한 후 책임 범위 60%를 적용해 3600만원으로 산정했다. 이 외 위자료 1000만원을 포함해 총 46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서울=뉴시스] 의료사고 피해자의 노동능력상실률을 책정하는 과정에서 오래된 해외 기준이 아닌 국내 기준인 '대한의학회 장애평가기준(KAMS)'을 적용한 원심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2/10/21/NISI20221021_0001111885_web.jpg?rnd=20221021165533)
[서울=뉴시스] 의료사고 피해자의 노동능력상실률을 책정하는 과정에서 오래된 해외 기준이 아닌 국내 기준인 '대한의학회 장애평가기준(KAMS)'을 적용한 원심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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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맥브라이드 평가표의 경우 오래 전 마련된 탓에 현재 시점과 현저한 차이가 있는 등 많은 문제점들로 인해 우리나라를 제외한 세계 그 어디에서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학적이고 현대적이며 우리나라 여건에 잘 맞는 대한의학회 장애평가기준이 마련된 지금 낡은 맥브라이드 평가표를 계속 붙들고 있어야 할 아무런 필요도, 합리적인 이유도 찾을 수 없다"며 대한의학회 장애평가기준을 적용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또 "대한의학회 장애평가기준은 현실적인 우리나라 직업분포에 맞는 노동능력상실지수를 설정한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기준"이라며 "이제부터라도 이를 통일적인 기준으로 삼아 노동능력상실률을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대한의학회 장애평가기준 3%를 적용한 일실수입 1480만원, 기왕치료비 1080만원, 향후치료비 25만원 등을 합한 후 60% 책임을 적용해 배상금을 약 1550만원을 산정했다. 추가로 위자료 1000만원을 더해 총 255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원심에서 적용한 대한의학회 장애평가기준에 문제가 없다며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13년여 만에 처음으로 KAMS 기준이 적용 가능하다는 판례가 적립됐다. 앞서 2020년 항소심에서 KAMS 기준을 적용한 판례가 확립된 바 있지만, 대법원까지 최종심이 진행되지는 않았다.
대한의학회가 KAMS 기준을 제시한 것은 지난 2010년이다. KAMS는 맥브라이드 평가표의 장점을 취합하고 단점을 보완해 장애율과 노동능력상실률을 산정하는 방식을 정립했다.
무엇보다 객관성 확보에 주안을 두고, 주관적 증상에 의한 판단을 줄이기 위해 객관적 징후와 검사소견에 따라 항목별로 점수를 매기고, 그 점수를 이용해 장애정도를 평가하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판례에서 주로 적용되던 맥브라이드 평가표의 경우 명백한 오기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하고, 마지막 개정판 이후 의료기술이 크게 발전해 현실에 적용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많다.
특히 기존 맥브라이드 평가표로는 포섭하지 못하는 많은 장애유형이 발생함에 따라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번 대법원 판례로 향후 노동력상실 책정 시 KAMS 기준이 널리 사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KAMS 기준도 적용 가능하다고 인정한 첫 대법원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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