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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관 대표 대여금 소송의 '진원지'…르네상스호텔 '흑역사'

등록 2024.04.17 15:51:35수정 2024.04.18 14:4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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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VSL코리아→이지스자산운용으로 주인 교체

윤관 대표 측 VSL코리아가 이지스자산운용에 매각해

이후 신세계그룹 '센터필드'로 재개발

현재 신세계프라퍼티가 지분 49%로 최대주주

【서울=뉴시스】 옛 르네상스호텔 모습.

【서울=뉴시스】 옛 르네상스호텔 모습.

[서울=뉴시스]이창훈 기자 = 삼부토건 오너 3세인 조창연 씨가 LG 오너가(家) 맏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2억원 대여금 반환 소송이 17일 법원의 조정 사무수행 절차를 밟았다. 이날 조정 사무수행은 2분만에 끝났다.

이날 열린 조정 사무수행으로 양측은 앞으로 본격적인 조정 절차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향후 양측 중 어느 한쪽이 조정을 원치 않을 경우 조정이 불성립되고, 소송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이번 소송으로 양측 갈등의 진원지로 불리는 강남 르네상스호텔(현 센터필드)이 또 한번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르네상스호텔 매각과 재개발을 둘러싸고 조 씨와 윤 대표는 한때는 서로 돕고, 수억원을 현금으로 빌려줄 정도로 관계가 돈독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사이가 틀어져 소송까지 벌이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재계 친목 단체인 '박물관의 젊은 친구들(YFM)' 모임에도 자주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YFM은 재계 젊은 경영인의 친목 모임으로 2008년 6월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과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등 젊은 경영인 6명을 중심으로 결성됐다.

원래 이 센터필드 부지에는 삼부토건의 알짜 부동산인 르네상스호텔이 있었다. 이 호텔은 한국 건설업 면허 1호 기업인 삼부토건 소유로, 지하철 2호선 역삼역과 선릉역 중간에 위치해 강남 랜드마크로 불렸다.

하지만 모기업인 삼부토건이 재정난으로 흔들리며 이 호텔도 부침을 겪었다.

삼부토건은 2011년부터 이 호텔 매각을 추진했는데, 이지스자산운용이 2013년 5월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자금 모집에 실패하며 이 매각은 무산됐다. 이후 2014년 KB금융그룹, 2015년 엠디엠(MDM)이 각각 인수에 나섰지만 그때마다 최종 계약서에 도장을 찍진 못했다.

2015년 말 공매를 통한 매각을 추진했지만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았고, 2016년 재공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2016년 5월 이 문제의 호텔은 드디어 새 주인을 만난다.

부동산 업체인 VSL코리아(현 다올이앤씨)가 호텔 인수에 극적으로 성공하고, 호텔 명칭도 벨레상스호텔로 바꾼 것이다.

 이 VSL코리아의 주요 주주가 다름 아닌 윤관 대표가 이끄는 블루런벤처스다.

2016년부터 블루런벤처스의 '로터스 그로스 펀드 2015(BRV Lotus Growth Fund 2015)', '로터스 펀드 2012(BRV Lotus Fund 2012)'이 VSL코리아의 주요 주주로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VSL코리아 지분율은 블루런벤처스 로터스 그로스 펀드 2015가 19.66%, 블루런벤처스 로터스 펀드 2012가 5.23%를 갖고 있다. 

특히 이 호텔은 VSL코리아로 매각 당시 매각가격이 6900억원으로 시세에 비해 현격히 낮은 가격에 매각돼 눈길을 끌었다. 조 씨와 윤 대표의 친분 관계가 남달라 이런 거래가격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할 정도였다.

VSL코리아는 호텔 인수 이후 프로젝트금융회사인 맥킨237PFV를 설립했다. 2020년까지 총면적 23만8768㎡의 옛 호텔 부지에 지상 36층에 달하는 건물 2개 동을 짓기 위해 별도 회사를 만든 것이다.

당시 업계에선 VSL코리아의 자금력에 대한 의구심도 많았다는 평이다. 호텔 인수 직전 해인 2015년 VSL코리아의 매출액 규모는 1405억원에 불과했고, 같은 해 영업손실이 96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VSL코리아는 호텔 인수는 가능했지만 회사 규모로 볼 때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재개발은 힘에 부쳤다. 이에 따라 2018년 르네상스호텔은 이지스자산운용으로 주인이 다시 바뀌었고, 이때부터 부지 개발에 속도가 붙는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맥킨237PFV가 보유한 르네상스호텔(당시 벨레상스호텔) 부지와 개발 중인 자산 일체를 2조원에 매입했다.

이후 이지스자산운용은 2021년 이 르네상스호텔 부지에 지상 36층 건물 2개 동을 준공했다. 이 마천루가 바로 센터필드다.

센터필드 빌딩은 부동산 펀드인 이지스 제210호가 서류상 주인인데 이 펀드는 이지스자산운용이 0.63%, 신세계프라퍼티가 49.69% 지분을 갖고 있다. 사실상 신세계프라퍼티가 센터필드의 최종 주인이 된 셈이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이지스 제210호 지분을 취득한 원가는 5645억원이며, 장부가는 7085억원이다.

하지만 이 빌딩은 현재 시가만 수조원에 달한다. 삼부토건에서 VSL코리아로, 다시 이지스자산운용으로 주인이 바뀌다가 신세계그룹이 마지막 주인이 되면서 르네상스호텔은 천문학적 가치를 갖는 강남의 랜드마크로 탈바꿈했다.

[서울=뉴시스] 삼부토건 소유의 르네상스호텔의 주인이 지속 바뀌면서 호텔 부지 재개발 사업 주체도 변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2021년 르네상스호텔 자리에 현재 들어서 있는 센터필드를 준공해 마침표를 찍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삼부토건 소유의 르네상스호텔의 주인이 지속 바뀌면서 호텔 부지 재개발 사업 주체도 변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2021년 르네상스호텔 자리에 현재 들어서 있는 센터필드를 준공해 마침표를 찍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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