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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로봇수술, 일자 다리 보다 '이것' 살려야 통증 적어"

등록 2024.05.01 17:01:00수정 2024.05.01 19: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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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기법 따라 다른 예후 국내 첫 분석

'맞춤형 기능적 정렬’ 수술시 통증 줄여

[서울=뉴시스]무릎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경우에도 곧은 다리 모양이 되도록 뼈를 깎고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것(역학적 정렬)보다 환자 고유의 다리 모양을 보존하며 뼈를 깎아낼 때(환자 맞춤형 기능적 정렬) 예후(경과)가 더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한림대의료원 제공) 2024.05.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무릎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경우에도 곧은 다리 모양이 되도록 뼈를 깎고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것(역학적 정렬)보다 환자 고유의 다리 모양을 보존하며 뼈를 깎아낼 때(환자 맞춤형 기능적 정렬) 예후(경과)가 더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한림대의료원 제공) 2024.05.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로봇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경우에도 곧은 다리 모양이 되도록 뼈를 깎고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것(역학적 정렬)보다 환자 고유의 다리 모양을 보존하며 뼈를 깎아낼 때(환자 맞춤형 기능적 정렬) 예후(경과)가 더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 김중일 교수는 국내 최초로 역학적 정렬과 환자 맞춤형 기능적 정렬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의 예후를 비교한 연구 결과를 1일 밝혔다.

연구팀은 무릎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공관절치환술을 받은 환자 210명의 수술 후 임상 결과를 분석했다. 환자들은 각각 로봇을 이용하지 않고 역학적 정렬을 적용한 70명(그룹1)과 로봇을 이용하고 역학적 정렬을 적용한 70명(그룹2), 로봇을 이용하고 환자 맞춤형 기능적 정렬을 적용한 70명(그룹3)으로 구성됐다. 모든 환자는 같은 회사의 인공관절 제품을 사용해 수술 받았고 각 그룹의 나이, 성별, 체질량 지수 등의 차이를 줄여 비슷한 성향을 갖는 데이터를 추출하는 '성향점수매칭(PSM, propensity score matching)'을 진행했다.

이후 수술 후 3개월, 6개월, 12개월이 지난 시점에 세 그룹의 예후를 ▲슬관절 기능 지수 ▲골관절염 지수▲망각관절 지수 ▲통증 척도 등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환자 맞춤형 기능적 정렬로 수술받은 환자의 경우 수술 후 통증이 더 적었고 수술 받은 인공관절을 본인의 무릎처럼 편안하게 느끼는 경우가 더 많았다.

로봇인공관절치환술을 받은 그룹2와 그룹3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됐다. 같은 로봇인공관절치환술을 받더라도 역학적 정렬로 수술받았을 때보다 환자 맞춤형 기능적 정렬을 활용해 수술 받았을 때 수술 후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통증이 유의미하게 적었다.

또 환자 맞춤형 기능적 정렬을 활용해 수술 받았을 때 수술 후 6개월과 1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수술받은 무릎을 본인의 무릎처럼 편안하게 느끼는 경우(망각관절 지수)가 더 많았다.

기존 인공관절 수술에서는 허벅지뼈와 정강이뼈 축에 수직이 되도록 무릎 쪽 뼈를 깎아낸 후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역학적 정렬’을 사용했다. 수술 후 환자의 다리 모양이 일자가 될 수 있도록 수술하는 것이다. 이 경우 수술 후 다리가 곧아지며 관절에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환자 고유의 다리 모양에 맞춰져 있던 힘줄과 근육 등 연부 조직이 수술 후 다리 모양에 맞춰지는 과정에서 환자가 다소 어색함을 느껴 불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환자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환자 고유의 다리 모양을 보존하며 뼈를 깎아낸 후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환자 맞춤형 기능적 정렬’이 고안됐다. 환자 맞춤형 기능적 정렬의 경우 인공관절에 무리가 될 정도로 휘어진 경우가 아니라면 환자 고유의 다리 모양을 유지하며 이에 맞춰 수술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수술할 경우 힘줄과 근육 등 연부 조직이 기존과 비슷한 정도로 움직이게 되기 때문에 환자가 수술 후 더욱 편안하게 느낄 수 있다.

환자 맞춤형 기능적 정렬이 주목 받으면서 해외에서는 역학적 정렬과 환자 맞춤형 기능적 정렬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의 예후를 비교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에서는 이같은 연구가 없었다.

연구의 제1저자인 CM병원 정형외과 이종화 과장은 “로봇을 이용할 경우 무릎 뼈의 절삭 각도를 1도까지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수술에 비해 환자 맞춤형 기능적 정렬을 수월하게 적용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환자 고유의 인대 긴장도와 생체역학을 유지할 수 있어 수술 후 통증이 적고 본인의 무릎처럼 편안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책임저자인 김중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예후가 좋은 환자 맞춤형 기능적 정렬이 더욱 대중화 됐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임상 경험으로 환자에게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수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 스포츠의학회 공식 학회지 'KSSTA(Knee Surgery Sports Traumatology Arthroscopy)' 3월호에 실렸다.

한편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은 2021년 12월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로봇인공관절수술 교육센터 ‘한림로봇인공관절교육센터’를 열어 운영하고 있다. 한림로봇인공관절교육센터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공관절 수술 로봇인 마코 로봇 자격증을 발급한다. 현재까지 300명이 넘는 국내외 정형외과 전문의가 이 센터에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교육 받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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