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교수 성학, 발기의 5대 덕목과 사정

예로부터 유교에서는 군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德目)으로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 오상(五常)을 강조했다. 그런데 이 오상은 남성의 음경이 발기할 때도 관여한다.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며 반박할 독자도 있겠지만, 저자가 그냥 지어낸 게 아니다. 중국 최고의 성고전《素女經소녀경》에 이미 기록된 이야기다. 그러면 남성의 음경, 이른바 옥경(玉莖)이 발기할 때 갖춰야 하는 오상의 도리를 살펴보자.
먼저 인(仁)의 덕은 ‘의욕시여자(意欲施與者)’라 했으니, 평소에는 은밀한 곳에 깊이 감춰진 상태에서 절도 있게 자신을 지키다가도, 때가 되면 남에게 베풂에 인색하지 않는 것이다. 둘째, 의(義)의 덕은 ‘중유공자(中有空者)’라 했으니, 음경해면체가 평소 혈액으로 가득 차지 않고 비어 있는 것은 사사로운 마음이 없음을 뜻한다는 것이다. 셋째, 예(禮)의 덕은 ‘단유절자(端有節者)’라 했으니, 음경 귀두부가 관상구(冠狀溝)로 마디가 진 것은 인간사에 예절이 있듯이 음경에도 발기 시에는 음경체부와 귀두부의 경계가 뚜렷해야 함을 말한 것이다. 넷째, 지(智)의 덕은 ‘임사저앙자(臨事低仰者)’라 했으니, 현명한 사람이 지(智)를 숭상하듯 음경도 발기 시에는 낮은 곳에서 우러러보듯 앙각(仰角)의 모습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信)의 덕은 ‘의욕즉기 불욕즉지자(意欲卽起 不欲卽止者)’라 했으니, 마음이 생기면 일어나고 마음이 없으면 잠자코 있어서 그 모습이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워야 한다는 것이다.
반사적으로 일어나는 음경의 발기에도 오상의 덕목이 있어야 한다는 기록은 현대 남성들에게 많은 점을 시사하니, 군자가 학문을 대하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갖춰야 할 ‘오상’은 성(性)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귀두부와 음경체부가 확연히 구분되는 고추의 주인공들은 그 모습 그대로 절제 있는 생활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 믿음직스러운 남자가 되는 것이다.
오상과 더불어 음경의 발기를 생리학적으로 설명한 또 다른 내용은 ‘사지(四至)’다. 사지는 음경이 발기할 때 나타나는 현상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곧 노장(怒張)·비대(肥大)·견경(堅硬)·발열(發熱)로 압축되는 음경의 변화를 신체 기운과 관련시켜 분석한 것이다. 독자들은 한의학에서 항상 언급되는 기(氣)라는 개념이 완전히 설정되지 않은 탓에 이 ‘사지’를 완벽히 이해하기 어려울 테니,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 나가기 바란다. 아울러 우리말로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원문은 괄호 안에 기록하니, 한자로 음미할 분들은 원문으로 읽으시기를 권장한다.
먼저 음경이 팽창[怒張노장]하지 않는 것은 체내 음양의 조화로운 기운이 다다르지 않았기 때문이고[玉莖不怒옥경불노 和氣不至화기부지], 팽창하기는 했지만 커지지[肥大비대] 않는 것은 신체[肌肉기육]의 기운이 다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며[怒而不大노이불대 肌氣不至기기부지], 팽창해서 커졌지만 단단해지지[堅硬견경] 않는 것은 뼛기운이 다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大而不堅대이불견 骨氣不至골기부지]. 마지막으로 충분히 발기돼 단단하더라도 뜨겁지[發熱발열] 않은 것은 신기(神氣)가 이르지 않았기 때문이다[堅而不熱견이불열 神氣不至신기부지].
이 ‘사지’라는 음경 발기의 생리학적 분석은 ‘임포텐스(impotence)’, 일명 ‘고개 숙인 남자’를 치료할 때도 상당히 유용하다. 즉 한의학에서는 고개 숙인 남자를 음위(陰痿)라 하는데, 음위환자를 치료할 때 재차 한의학적 사고에 젖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세밀히 분석해서 팽창하지 않는다면 노기(怒氣)와 유관한 체내의 간(肝)과 간경락(肝經絡)에 대한 치료를 시행하고, 단단해지지 않는다면 골기(骨氣)와 유관한 체내의 신(腎)을 보강하는 방편을 시행하는 것이다.
음경의 발기가 원활하지 못한 발기부전 환자야 발기가 가능하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크나큰 행복감에 빠져들겠지만, 일으켜 세우는데 아무런 불편을 못 느끼는 건강한 사람은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쾌감을 위한 워밍업(warming up)에 불과하다. 남자가 성관계를 적극 원하는 이유가 여자에게 육체적 사랑의 한 방편으로 성적 환희를 선사하려는 면이 적은 건 아니지만, 자신 또한 정액 사출 때 느끼는 무아경의 쾌감을 위한 것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때문에 황홀감을 위해 자신의 소중한 정액을 아낌없이 쏟아 붓는 사정(射精: ejaculation)이야말로 남성 성기능의 꽃이라 할 수 있다.
그럼 남자의 클라이맥스(climax)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사정현상을 알아보자. 정상적인 남자라면 성적 흥분에 따른 발기에 뒤이어 사정반응이 자연스레 일어난다. 그러나 발기와 사정은 각각 독립적인 현상이기에, 발기 없이 사정하는 경우도 있고, 또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허리 아랫부분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반응도 이렇게 발기와 사정을 따로 떼어놓으면 단순하지 않아서, 부교감신경의 지배를 받는 발기는 그 중추가 천수(薦髓)에 있고, 교감신경의 지배를 받는 사정은 그 중추가 요수(腰髓)에 있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음경의 발기는 곤란하지만 사정만은 어느 정도 의식적인 조절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간혹 발기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사정되는 현상을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는 발기와 사정이 서로 별개의 성기능임을 모르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무슨 ‘따로국밥’ 설명이 아니므로, 발기중추와 사정중추의 협동작용이 원활한 건강한 남자를 예로 든다. 건강한 남자가 심리적으로, 또 신체적으로 성적 자극을 계속 받아 충분한 발기가 이뤄지면, 여성기와 결합한 뒤 음경의 리드미컬한 자극이 시작된다. 사정 유발까지 필요한 자극의 정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큰데, 나름대로 극도의 흥분이 가해지면 척수신경반사에 따라 일차적으로 교감신경의 지배를 받는 내생식기가 급격히 수축한다. 즉 정관·전립선·정낭 등이 빠르게 수축하는데, 이 수축으로 인해 이들 장기에 고여 있던 정액은 사정관을 통해 후부요도로 압출된다. 이런 생식기의 내부반응을 사정의 제1단계라 하는데, 여기까지 이르러서는 모든 남자들이 사정이 임박했음을 느끼고, 이제는 이미 이를 억제하거나 억누를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이때 체험하는 피할 수 없는 사정의 느낌을 ‘사정 불가피 체험’이라 일컫는다. 한편 이 단계에서는 방광의 내괄약근이 조여들어 정액이 방광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동시에 오줌이라는 불순물이 섞이지 않도록 해준다.
사정의 제1단계가 지나면 정말 눈 깜짝할 순간 뒤에 강렬한 쾌감이 수반되는 사정의 제2단계가 이루어진다. 요도괄약근(尿道括約筋), 회음횡근(會陰橫筋) 등 사정반응에 관여하는 근육들의 약 0.8초 간격마다 행해지는 불수의적인 반복 수축에 의해 후부요도에 고여 있던 정액을 세상 밖으로(?!) 힘차게 내뿜는 것이다. 이때의 압력은 무척 대단해서 음경이 질 속에 들어있지 않으면 사출물의 첨병은 외요도구로부터 30cm에서 60cm까지 비상한다.
3~4회에 이르는 반복된 정액 사출의 회오리가 끝나면 한때 위풍당당했던 음경은 옛 모습보다 훨씬 쭈글텅한 상태로 변한다. 이런 소퇴기(消退期)는 보통 2단계로 이뤄지니, 제1단계는 힘없이 완전발기 시의 절반 정도로 축소되는 때다. 이 1단계의 시기를 한편으로는 남자에게만 나타나는 특징적인 ‘무반응기’라고도 하니, 이는 일단 한번 사정하고 나서는 아무리 자극해도 반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무반응기의 지속시간은 연령의 증가와 더불어 길어지는 게 보통이다. 제2단계는 얌전했던 옛 시절로 천천히 돌아가는 때인데, 이 때 축소되는 속도는 사정 후의 자극에 따라 달라진다.
무아경의 쾌감이 수반되는 사정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불과 8∼9초에 불과하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사정하는 절륜의 남자라고 해도 황홀한 시간을 평생으로 환산하면 만 하루를 넘지 않는다. 이런 하루살이 쾌감에 탐닉해 순간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성범죄를 저질러, 자신은 물론 남의 인생까지 망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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