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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교수 성학, 아들 낳는 법

등록 2011.09.20 07:11:00수정 2016.12.27 22: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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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안세영 교수(경희대 한의대 신계내과학) '성학'<35>  지금은 남녀평등을 넘어 오히려 여성상위, 또 레이디 퍼스트(lady first)의 시대지만 불과 100년 전만 하더라도 남녀의 차이는 말 그대로 하늘과 땅 차이였다. 요즘의 신세대 부부들은 자식을 많이 낳지 않기에 기왕이면 아들을 바란다지만, 과거에는 남녀차별 때문에 아들 낳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였다. 자연히 의학에서도 사내애를 만드는 방법이 많이 기록됐고, 또 그런 방법에 대한 반박도 많았다. 아직까지도 뿌리 깊은 남아선호사상에 편승해서 소위 ‘아들 낳는 약이나 주사’가 있다는 감언이설(甘言利說)에 귀가 솔깃해 피해를 입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한의학에서 언급된 아들 낳는 방법을 알아보자.

【서울=뉴시스】안세영 교수(경희대 한의대 신계내과학) '성학'<35>

 지금은 남녀평등을 넘어 오히려 여성상위, 또 레이디 퍼스트(lady first)의 시대지만 불과 100년 전만 하더라도 남녀의 차이는 말 그대로 하늘과 땅 차이였다. 요즘의 신세대 부부들은 자식을 많이 낳지 않기에 기왕이면 아들을 바란다지만, 과거에는 남녀차별 때문에 아들 낳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였다. 자연히 의학에서도 사내애를 만드는 방법이 많이 기록됐고, 또 그런 방법에 대한 반박도 많았다. 아직까지도 뿌리 깊은 남아선호사상에 편승해서 소위 ‘아들 낳는 약이나 주사’가 있다는 감언이설(甘言利說)에 귀가 솔깃해 피해를 입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한의학에서 언급된 아들 낳는 방법을 알아보자.

 한의학 문헌에 기록된 남녀의 성 결정에 대한 이론은 주로 교합(交合)시기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즉 월경이 그친 뒤 양일(陽日) 양시(陽時)에 교합하면 성남(成男)하고, 음일(陰日) 음시(陰時)에 교합하면 성녀(成女)한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양일은 홀수 날을, 음일은 짝수 날을 뜻한다. 또 부인의 월경이 그친 후 1·3·5일인 홀수 날에 교합하면 아들이고, 2·4·6일인 짝수 날에 교합하면 딸이라고도 했다. 한편 자궁의 왼쪽 윗부분에서 남성의 정(精)을 받아들이면 아들이고, 오른쪽 윗부분에서 받아들이면 딸이라는 이론도 있다.

 여기까지 읽은 독자들은 ‘아니 이렇게 쉬운 것을’하면서 무릎을 칠지 모르지만, 명대(明代)의 명의(名醫) 장경악(張景岳)이 지적한 것처럼 홀수 날에 교합해서 득남(得男)한다면 세상 어느 누가 아들을 얻지 못하겠는가?

 또 한 가지, 기초체온법(basal body temperature)으로 배란일(排卵日)을 가늠해 본 여성이나 일본의 오기노 규사쿠(荻野久作)가 주장한 ‘오기노식(式) 피임법’으로 임신을 조절해 본 여성들이라면 당장 한의학 이론을 얼토당토않은 낭설이라며 일축할 것이다. 왜냐하면 가장 많은 28일형(型)의 월경주기를 가진 여성들일지라도 월경이 그치고 나서 3~4일까지는 소위 배란기가 아니므로 임신 확률은 극히 희박해지기 때문이다. 한술 더 떠 35일형의 주기를 갖는 여성이라면, 월경이 그치고 나서 10일 이상 지나야 배란되므로, 단위생식(單爲生殖: 난자가 수정하지 않고 발육해서 새로운 개체를 이루는 것)이 가능하지 않고서야 태아의 성별에 앞서 임신 자체가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의 설명처럼 명나라 시대에 이미 이런 득남법(得男法)의 잘못을 지적했고, 요즘엔 아예 이런 방법을 언급조차 않지만, 한의학을 전공하는 저자의 입장에서 성(性) 결정에 관한 한의학의 오류를 이야기하자니 좀 민망하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 선현(先賢)들이 남녀라는 성별의 결정까지도 너무 음양론(陰陽論)에 집착해 해석했기 때문이라는 자기변론(自己辯論)을 덧붙인다.

 그러면 한의학에서만 성 결정에 관한 오류를 범했느냐 하면 천만의 말씀이다. 자신들의 아이를 원하는 성별대로 수태하려는 소망은 동서고금을 통해 차이가 없었으니, 달나라까지 여행한다는 요즘까지도 수많은 속신(俗信)과 낭설이 난무한다.

 일찍이 히포크라테스(Hippokrates)도 남좌여우(男左女右)라는 음양론과 유사한 설을 주장했다. 그는 아이의 성별은 남성 정액의 출처로 결정된다고 했으니, 즉 우측 고환에서 나온 정자로 수정되면 남아, 좌측 고환에서 나온 정자로 수정되면 여아가 생긴다는 것이었다. 물론 얼토당토않은 소리다. 그러나 히포크라테스의 주장도 변론하자면, 현미경도 없던 시절에 성의 결정이란 난제(難題)에 대해 그나마 시도한 최고의 추론(推論)이었을 것이다. 이외에도 숱한 속설과 낭설들이 널려 있는데, 저자가 한 가지씩 설명할 테니 독자들은 믿거나 말거나 알아서 취사선택 하실지어다.

 여성의 우측 난소가 배란해서 수정되면 남아, 좌측 난소가 배란하면 여아가 생긴다. 남성이 변강쇠 같은 정력의 소유자면 조갑지가, 여성이 옹녀 같은 색녀(色女)면 풋고추가 된다. 부부관계에서 여성이 오르가즘을 한 번 느끼면 계집아이를, 두 번 느끼면 사내아이를 낳는다. 잠자는 자세에 따라 성관계 후 부인이 왼쪽을 밑으로 모로 누우면 여자아이가, 오른쪽을 밑으로 하면 남자아이가 수태된다. 계절에 따라 봄과 여름에 임신하면 여아가, 겨울에 임신하면 남아가 되는 확률이 많다. 남자의 연령이 젊고 성능력이 강하면 남아가, 늙고 능력이 약하면 여아가 된다. 물론 이 반대의 상황도 가능하다. 또 부모의 나이를 합해 9로 나누었을 때 홀수면 남아, 짝수면 여아가 된다는 것도 있다. 하여튼 이루 헤아릴 수 없이 엄청나게 많다.

 그런데 이런 속설 중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우 설득력 있게 유행했던 설이 있다. 즉 여성 생식기의 pH나 부부간 체액(體液)의 pH가 곧바로 자식의 성별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생각이다. 구체적인 방법은 부부관계 전에 중조(重曹: 탄산수소나트륨) 등으로 질(膣) 속을 세척해서 약한 알칼리성으로 만들면 수컷 정자(Y 정자)의 운동이 활발해져 남아가 된다는 것이다. 또 육류보다는 채소섭취를 많이 해서 알칼리성 체질로 만들면 남아를 얻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믿을 바 못 된다. 대단히 불경스러운 이야기이지만, 출가한 스님 비구(比丘)와 비구니(比丘尼)가 파계해서 결혼하면 사내애만 낳겠는가?

 최근 현미경으로 정자의 자웅(雌雄)이 구별 가능해져 인공수정으로는 선별수정이 가능한 단계까지 이르렀다. 비록 정확도는 80% 미만이지만 놀라운 과학적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현대의 생식윤리로는 도저히 불가(不可)하다. 또 천만번 고쳐 생각할지라도 인위적인 선별수정은 절대 용납될 수 없는 방법이다. 혹 왜 그럴까 의문이 드는 분들은 자연에서 답을 구할 일이다. 스스로 그러하다는 자연(自然)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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