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장관감, 뮤지컬서 자란다…'에비타' 정선아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뮤지컬 '에비타'의 배우 정선아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런 점에서 뮤지컬 '에비타'의 타이틀롤 정선아(27)는 천상 뮤지컬배우일 수밖에 없다. 평상시에도 에너지가 넘쳐나기로 유명한 그녀는 무대에서 더 뜨거워진다.
정선아에게 정열적인 여성의 대명사로 통하는 '에비타' 속 '에바 페론' 역은 안성맞춤이다. 사생아로 태어나 3류배우를 거쳐 아르헨티나의 퍼스트레이디에 오른 실존인물 페론은 그 누구보다 뜨거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정선아는 "(포스터에) 내 이름이 맨 앞에 와서 깜짝 놀랐다"고 시원하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음악이 상당히 어려운 작품인데 이미 에바 페론 역을 맡았던 김선영, 배해선 선배가 대단하게 느껴졌다"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페론은 두 시간 중 한시간반 이상을 무대에 있어야 해요. 외워야 할 노랫말도 많은데 노래로만 진행되는 송 스루 뮤지컬이라 더 힘들죠. 하지만 그 만큼 재미있어요. 호호호."
페론은 인생 자체가 묵직하지만 섹시한 요부의 인상을 풍기고 익살스럽기도 하다. 다양한 면모다. "페론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사람이에요. 이를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기도 했고. 그런 부분들을 표현하기 위해서 내가 알고 있는 노하우들을 모두 동원하는 과정에서 많은 공부도 됐어요. 서른세살에 요절했잖아요. 제 나이와 차이도 크지 않고…." 열정적인 라틴 아메리카 여자라는 점도 마음에 든다. "상당히 열성적이면서 에너지가 가득 찬, 그런 모습을 표현하게 돼 무척 기대된다"며 눈을 반짝였다.
페론처럼 '권력 의지'가 있을까. "제가 정치적인 문제에는 관심이 있지는 않지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에요. 호호호. 인터뷰할 때도 대놓고 나중에 뮤지컬협회장하고 싶다 그러고, 까르르."
페론이 영부인이 된 뒤 펼친 다양한 봉사활동도 마음에 담았다. "작년부터 봉사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재능기부를 하는 등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신념, 마음가짐을 표현하려고 노력하죠. 페론은 빈민들의 천사이기도 한데 1년 전이나 2년 뒤가 아닌 지금이 가장 그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타이밍 같아요."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뮤지컬 '에비타'의 배우 정선아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정선아는 건설 엔지니어인 부친을 따라 어린 시절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보내며 국제학교에 다녔다. 이집트와 그리스 등 여러 나라를 여행한 경험은 열린 마음을 갖게 했다. "영어를 배운 건 물론 여러 나라의 친구들을 사귀고 다양한 음악과 미술 작품을 접하는 등 어릴 때부터 너무 좋은 경험들을 했다"며 "학교에서 공부만 했으면 얻지 못할 소중한 것들이다. 라이선스 뮤지컬에 출연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참 감사한다"는 마음이다.
'에비타'를 비롯해 '지킬 앤 하이드'와 '모차르트!', '아이다' 등 주로 대형 시대극에서 활약했다. "외모와 마인드가 한국적인 것보다 해외 사극에 맞는 것 같다"며 "창법도 조용하게 부르기보다는 내지르고 뿜어내는 편이다. 그런 부분들이 시대극에 잘 맞는다고 (제작자들이) 보는 것 같다"고 짚었다.
중학교 2학년 때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을 접한 이래 뮤지컬배우의 꿈을 버린 적이 없다. "제가 끈기가 있는 성격은 아닌데 뮤지컬에 대한 것만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이쪽 산업이 정말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 등 뮤지컬에 대한 애정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뮤지컬배우로서 자신의 매력은 "통통 뒤는 점"이라고 꼽는다. "다들 한결 같다고 그래요. 까부는 걸로"라며 너스레를 떤다. "그런 열정이 뮤지컬배우로서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뮤지컬만한 장르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컷 없이 두 시간 동안 무대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는 건 대단한 일이거든요. 그래서인지 잠깐 뮤지컬에 출연하는 사람을 나도 모르게 색안경을 끼고 보기도 해요."
그러면서 "내 이름으로 음반을 내고 싶기도 하고 뒷날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될 수도 있겠지만 뮤지컬 쪽에서 아직 할일이 많기 때문에 당분간은 집중하고 싶다"고 눈을 빛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뮤지컬 '에비타'의 배우 정선아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2002년 '렌트'의 '미미'로 뮤지컬에 발을 들인 정선아에게 '에비타'는 데뷔 10년을 마무리하는 작품이다. "페론은 에너지도 워낙 넘쳐나는 여자였지만 국모다운 품위도 지킨 사람이에요. 이 작품을 끝내고 나면 제 정열적인 부분에 묵직함이 얹혀지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있어요. 저 역시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겠지만 여성의 멋진 모습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기쁩니다."
한편, '돈트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로 유명한 '에비타’는 뮤지컬 '캣츠'와 '오페라의 유령' 등의 영국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63)가 작곡했다. 토니상 수상자이자 뮤지컬 '아이다'와 '라이온 킹' 각색자인 영국의 극작가 팀 라이스(67)가 작사했다. 국내에서는 2006년 첫 선을 보였으며 이번이 두번째다.
중후한 매력의 대통령 '후안 페론' 역에는 탤런트 겸 뮤지컬배우 박상원(52)과 뮤지컬배우 박상진이 더블캐스팅됐다. 극중 에비타와 대립하는 '체 게바라' 역은 가수 겸 뮤지컬배우 이지훈(32)과 뮤지컬배우 임병근이 나눠 맡는다.
'광화문연가'의 이지나 연출,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김문정 음악감독, 박동우 무대디자이너 등 내로라하는 스태프들이 총출동한다. 12월9일부터 2012년 1월29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3만~13만원. 설앤컴퍼니 1577-3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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