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 주산지 전남, 홍차에 '이유있는 눈독'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10회 국제차문화대전 데코리아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아크바 홍차를 시음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녹차의 고장' 전남이 돌연 홍차에 관심갖는 이유는 뭘까.
1차적 요인은 뭐니해도 불황. 한국 차의 본향인 보성을 중심으로 연간 2000t(마른 잎)을 생산하며 국내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원두커피와 대용차의 무서운 기세에는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2010년부터 2년 연속 되풀이된 냉해로 최상급 찻잎인 첫물(봄철) 수확량마저 줄면서 소비량 기준 판매량은 2∼3년새 20∼30%나 줄어 들었다.
내수 부진에 따른 대안으로 떠오른 게 홍차. 우선 소비감소로 티백이나 엽차, 음료용으로 사용되는 두물(여름), 세물(가을) 찻잎의 대체 사용처로 더 나은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가격이 첫물에 비해 저렴한 두·세물을 찻잎을 이용해 녹차 대신 세계 차 소비시장의 82%를 점유하는 홍차를 만들 경우 녹차 대용은 물론 수출길도 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연간 200억원에 이르는 홍차 수입 대체효과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됐다.
제조 과정이 단순한 점도 장점이다.
녹차는 잎 채취 후 덖음(익히기), 유념(비비기), 2차 덖음, 2차 유념, 3차 덖음, 건조, 열 처리까지 7단계의 과정을 거치지만, 홍차는 잎 채취→시들기 →비비기 →상온 발효 →건조 등 5단계를 필요로 해 상대적으로 간단하다.
이밖에 향기나는 식물이나 다른 차, 심지어 커피와도 혼용이 가능하고 아이스티, 과일티로도 사용할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찻잎 부가가치도 엽차나 티백차의 경우 10a당 75만원이지만 홍차 티백은 250만원으로 3배나 높다.
전남도는 이 같은 장점을 최대한 살려 2∼3년 안에 '전남 홍차'를 상용화해 장기적으로는 인도 다즐링과 중국 기문, 스리랑카 우바 등 세계 3대 홍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포부다.
전남도 농업기술원 녹차연구소 최정 박사는 "티백용 홍차를 만들어 서울 유명 백화점에서 시음회를 가진 결과 소비자 반응이 뜨거웠다"며 "오는 10월 국제농업박람회에서 공식적으로 첫 선을 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박사는 이어 "전남지역 유기농산물을 이용해 딸기색, 유자향, 헛개나무 홍차를 개발할 계획이고 제다업체를 대상으로 기술이전과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며 "녹차 대용에 수입 대체, 농가소득 등 1석3조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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