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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본 2012]노골화하는 땅따먹기…아시아에서 영유권 분쟁 격화

등록 2012.12.28 04:00:00수정 2016.12.28 01: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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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신화/뉴시스】13일 중국 국가해양국 소속 B-3837 항공기에서 촬영한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의 모습. 이날 오전 해양국 소속 관용 항공기는 해양감시선 50, 46, 66, 137호로 이뤄진 함대와 함께 댜오위다오 상공과 해양에서 입체적으로 순찰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당국이 최초로 관용 항공기와 선박을 이용한 해공입체 작전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신화/뉴시스】13일 중국 국가해양국 소속  B-3837 항공기에서 촬영한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의 모습. 이날 오전 해양국 소속 관용 항공기는 해양감시선 50, 46, 66, 137호로 이뤄진 함대와 함께 댜오위다오 상공과 해양에서 입체적으로 순찰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당국이 최초로 관용 항공기와 선박을 이용한 해공입체 작전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 아시아 국가들이 섬들에 대한 쟁탈전을 노골적으로 벌이면서 2012년 아시아에서는 어느 해보다 영토분쟁이 첨예하게 불거진 한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이 해양강국으로서의 패권을 추구하고, 일본은 우경화로 치달으며 미국이 아시아로의 회귀를 선언한 가운데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이 격렬히 대립했고, 필리핀·베트남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남중국해의 섬들을 놓고 중국과 대치했다. 

 일본은 또 한국이 실효적 지배를 하는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우기며 영유권 불씨를 키우고 있다.

 ▲ 일촉즉발 센카쿠 사태

 올해 가장 치열했던 분쟁의 현장은 일본 오키나와 남서쪽 동중국해에 위치한 센카쿠 열도이다. 센카쿠를 실효지배하는 일본과 그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 양국의 충돌은 일본 도쿄도가 센카쿠열도 매입을 시사하면서 격화되기 시작, 홍콩 시민단체의 센카쿠 상륙으로 본격적으로 불붙었고 중국 어선 1000척이 센카쿠 인근에서 조업에 나서고 중국인들이 대규모 반일 시위를 벌이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특히 지난 8월 '댜오위다오 지킴이'를 의미하는 홍콩 시민단체 댜오위다오보호행동위원회(保釣行動委員會) 조직 구성원과 언론인 등 14명이 탑승한 '치펑(啓豊) 2호'는 홍콩에서 출발해 일본의 2차대전 패전일인 8월15일 센카쿠에 올라 중국 오성홍기와 대만 청천백일기를 내걸고 중국 국가를 부르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후 일본의 국회의원과 우익 민간인, 유족 등 150여 명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선박 침몰로 숨진 일본인을 추모한다며 센카쿠 인근 해상에서 위령제를 지냈고 이들 가운데 10명은 정부의 허가 없이 섬 상륙을 강행하는 것으로 맞대응했다. 

 그러나 일본이 체포했던 홍콩 시위대 14명을 조기 강제 송환한 이후에도 사태는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일파만파로 커졌다.

 일본 정부가 센카쿠 제도의 3개 섬을 개인소유자로부터 매입해 국유화를 강행하자 중국 지도부가 이에 강하게 반발한 것은 물론 대륙 전체에서도 반일 시위가 잇따랐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가 과격 양상을 보이면서 일본인을 공격하거나 일본산 차량이 심하게 파손되는 일까지 빚어졌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이 8월 독도를 방문하면서 일본이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겠다고 선언하며 한·일 관계 역시 악화 일로를 걸었고, 동아시아는 물론 국제사회에서의 일본의 고립이 심화됐다.

 중국은 해감선, 어정선 등 선박과 해양감시 항공기를 센카쿠 부근에 수시로 파견하면서 사실상 '실효지배'를 모색했고, 일본 해상자위대가 전투기를 발진해 맞대응하면서 양국 간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까지 나오게 했다.

 이 가운데 중·일 분쟁의 최대 변수인 미국이 센카쿠가 미·일 방위조약 적용 대상이라고 공언하면서 중·일 양국 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베이징=AP/뉴시스】중국 국영 신화통신이 공개한 홍콩에서 남동쪽으로 320㎞ 떨어진 남중국해에 있는 중국 최초 석유시추선 '오션오일(海洋石油) 981호'의 사진. 중국 에너지 당국 소속 중국해양석유회사는 이 제6세대 심해 석유시추선이 수심 1500m에서 시추작업을 한다고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중국이 최근 동아시아 국가들과 남중국해의 영유권에 대해 분쟁 중인 가운데 이 시추선이 9일(현지시간) 남중국해에의 석유 생산을 시작할 준비를 마쳤다.

【베이징=AP/뉴시스】중국 국영 신화통신이 공개한 홍콩에서 남동쪽으로 320㎞ 떨어진 남중국해에 있는 중국 최초 석유시추선 '오션오일(海洋石油) 981호'의 사진. 중국 에너지 당국 소속 중국해양석유회사는 이 제6세대 심해 석유시추선이 수심 1500m에서 시추작업을 한다고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중국이 최근 동아시아 국가들과 남중국해의 영유권에 대해 분쟁 중인 가운데 이 시추선이 9일(현지시간) 남중국해에의 석유 생산을 시작할 준비를 마쳤다.

 ▲ 시한폭탄 남중국해 영유권 충돌

 석유 매장량이 수백억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풍부한 수산 자원이 있는 남중국해는 분쟁 당사국의 한 치의 양보 없는 대립으로 부상하는 화약고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의 일부 섬을 실효지배하고 있는 나라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근거로 제시한 '남해구단선(南海九段線·nine dash line)'이 분쟁의 핵심이다. 구단선은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그은 9개의 직선으로, 이를 이으면 알파벳 U자 모양을 이루는데 중국은 이 안에 있는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난사군도·南沙群島), 파라셀 제도(중국명·시사군도·西沙群島,베트남명 호앙사군도), 스카보러 섬(중국명·황옌다오·黃巖島) 등 모든 도서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한다.

 지난 5∼6월 필리핀 순시선은 스카보러 섬 해역에서 중국 어선을 나포하려고, 중국 판공선은 이를 막으려며 양측은 약 두 달 간 해상에서 대치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이 필리핀의 주요 수출품인 바나나 통관을 방해하는 등 전방위 압박에 나섰고 필리핀이 한발 물러서면서 잠시 '휴전'상태다.

 지난 6월 베트남이 스프래틀리 제도와 파라셀 제도를 포함한 해역을 자국령으로 하는 해양법을 통과시켰고 중국은 스프래틀리 제도, 파라셀 제도, 중사군도를 한데 묶은 싼사시(三沙市)를 출범시면서 행정력을 강화했다.

 중국이 강력한 군사력을 앞세우고 남중국해를 '독식'하려 하는 가운데 군사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필리핀과 베트남은 아시아·태평양 진출을 꾀하는 미국을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미국은 항행의 자유를 명분으로 내세워 중국을 압박하고 있지만 목소리가 충분히 높지 못하고, 중국은 당사국끼리 남중국해 문제를 해결하자고 주장하며, 미국을 이번 사안에서 배제하고 있다.

 한편 분쟁 당사국을 전부 포함한 아세안 내부에서 분열 양상을 보이면서 중국에 별다른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 필리핀과 베트남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완화하기 위한 분쟁 당사국 간 행동수칙 제정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캄보디아와 라오스의 반대로 계획은 무산됐다.

 이밖에 지난 11~12월에는 영유권 분쟁 여권 스캔들이 일어났다. 지난 5월 중국 당국이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대부분을 자국 영토로 표기한 지도를 넣은 새 여권을 발급하자 베트남, 필리핀 등 출입국 관리 당국은 입국 도장을 찍어주지 않고 별도의 서류로 비자를 내주는 형식으로 반발했다.

 남중국해 충돌은 센카쿠 사태처럼 첨예한 '격전지'는 아니지만 여러 당사국의 이권이 얽히고 설켜 해법 찾기가 어렵고 언제가는 터질지 모르는, 째각째각 소리내는 시한폭탄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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