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화발전 본보기 '싱가포르의 혼합문화, 페라나칸'

싱가포르를 포함한 말레이 반도와 인도네시아 여러 섬에 정착한 중국계 이주민과 현지 주민 사이에 형성된 혼합문화를 통해 동남아시아의 문화적 다양성을 살펴보는 전시회다. 싱가포르 국립문화유산위원회(National Heritage Board)와 아시아문명박물관(Asian Civilisation Museum) 소장품을 중심으로 복식류, 장신구, 도자기 등 230점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인 ‘페라나칸(Peranakan)’은 말레이어로 아이를 뜻하는 ‘아나크(anak)’에서 유래한 말이다. 외국에서 이주한 남성과 현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후손을 뜻한다. 해상 무역이 발달한 동남아시아에는 아랍인이나 인도인, 또는 유럽인들로 구성된 다양한 페라나칸 공동체가 형성됐다. 이 가운데 중국계 페라나칸이 다수를 점한다. 남성은 바바(baba), 기혼 여성은 뇨냐(nyonya)라고 부른다.

‘믈라카에서 온 신랑신부’ 코너에서는 12일간 거행되는 페라나칸 혼례의 첫날 모습을 보여준다. 신랑은 중국식 복장을 하고 신부는 자수와 구슬공예로 장식된 화려한 예복을 입고 있다. ‘페라나칸의 혼례: 중국의 영향’에서는 혼례침실을 재현해 소개한다. 장신구로 꾸며진 혼례침실은 페라나칸 공예미술의 정수이자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에 해당한다.

페라나칸은 영어를 배우고 서구식 복장을 했다. 테니스나 크리켓 등 스포츠도 즐겼다. 특히 이들은 사회적 지위를 표현하는 방법 가운데 초상화를 선호했다. 20세기 전반 싱가포르 사회의 저명인사 송옹시앙(1871~1941)의 초상화는 양복을 입고 훈장을 착용한 모습과 성경이 함께 그려진 모습을 볼 수 있다.

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싱가포르에 정착한 중국계 페라나칸 문화가 세계화된 싱가포르 사회에서 어떻게 융화돼 발전했는지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전시는 5월19일까지 이어진다.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