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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100일]박근혜式 '패션 정치'도 주목

등록 2013.06.02 05:00:00수정 2016.12.28 07:3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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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왼쪽부터 지난 2월25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손을 흔드는 박근혜 대통령, 5월22일 충남 논산시 육군항공학교에서 열린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전력화 기념행사에서 헬기에 시승한 박 대통령, 3월4일 청와대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박 대통령. (사진=뉴시스DB, 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왼쪽부터 지난 2월25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손을 흔드는 박근혜 대통령, 5월22일 충남 논산시 육군항공학교에서 열린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전력화 기념행사에서 헬기에 시승한 박 대통령, 3월4일 청와대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박 대통령. (사진=뉴시스DB, 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무채색 양복과 딱딱한 넥타이로 요약되는 남성 대통령들의 옷차림에 국민들은 식상했던 것일까. 대통령 취임 후 100일 간 다사다난했던 국정 못지 않게 '박근혜식 패션'에 대한 여론의 관심도 뜨거웠다.

 ◇패션에 정치철학이나 대국민 메시지 담아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보여주는 옷차림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재클린 케네디, 힐러리 클린턴, 마가렛 대처 등 해외 여성 리더들이 보여줬던 '패션 정치'가 우리나라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여성 지도자들의 복장이 패션 정치라 불리며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옷차림이 단순한 멋내기에 그치는 게 아니라 정치 철학을 담아내거나 대국민 메시지 전달의 수단으로도 쓰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올림머리와 바지 정장, 브로치를 오랜 기간 고수해 온 박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중요한 무대에 설 때마다 의도된 패션 스타일로 철저히 계산된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평소 어두운 투피스 정장을 선호하며 격식을 차린 의상을 선보여 오던 박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밝은 색상의 정장으로 보수와 낡은 이미지를 벗고 젊고 활기찬 이미지를 심어주려 노력한 바 있다.  

 지난 2월25일 대통령 취임식에는 행사의 의미와 분위기에 맞게 무려 다섯 차례에 걸쳐 옷을 바꿔 입었으며 미국 방문시에는 세 차례나 한복을 입고 나와 패션 정치가 '패션 외교'로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정장 한복 번갈아 가며 분위기 맞춰

【서울=뉴시스】왼쪽부터 지난 4월29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하는 박근혜 대통령, 5월10일 첫 미국 순방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한 박 대통령, 5월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하는 박 대통령. (사진=뉴시스DB, 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왼쪽부터 지난 4월29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하는 박근혜 대통령, 5월10일 첫 미국 순방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한 박 대통령, 5월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하는 박 대통령. (사진=뉴시스DB, 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박 대통령의 지난 100일 간 패션을 살펴보면 때와 장소에 따라 정장과 한복을 번갈아 입으면서 분위기에 맞춰 색깔과 톤을 조정해 온 점을 알 수 있다.

 취임식과 지난 3월 3군 합동 장교 임관식, 경찰대 졸업식 등에 입고 나온 카키색 롱코트가 대표적이다. 카키색은 영국 지배 당시 인도병사의 군복에 처음 쓰였다. 이후 미군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군복에 적용되면서 군대를 상징하는 색으로 자리잡았다.

 이 같은 의미의 카키색을 취임식과 군·경 행사에서 선택한 것은 국군통수권자로서 강력한 안보와 국방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국가적 의례에 모습을 드러낼 때 권위와 장엄함을 고려한 '드레스 코드'를 선택한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난달 22일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KUH-1) 전력화 기념행사에서 입은 국방색 항공점퍼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당시 박 대통령은 왼쪽 가슴에 봉황으로 상징된 대통령 표장이 새겨진 항공점퍼를 입고 나와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군복을 착용한 모습을 연출했다.

 첫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던 지난 3월4일의 의상도 박 대통령이 패션으로 메시지를 전달한 사례로 꼽힌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으로 빚어진 국정공백을 국민 앞에 사과하고 야당에 대승적 차원의 결단을 촉구하는 자리였다.

 당시 박 대통령은 짙은 녹색 재킷에 회색 바지 차림으로 단상에 섰다. 평소에 즐겨 착용하던 브로치도 떼고 단출한 디자인의 목걸이만 하는 등 액세서리는 최소화했다. 단호한 어조, 굳은 표정과 맞물려 야당에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라던 '최후통첩'의 무게감을 더해줬다.

 지난달 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서 입은 옷도 박 대통령의 패션 정치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소재다. 당시 박 대통령은 하늘색 재킷에 군청색 바지와 구두를 선택, 옷차림을 푸른색 계열로 통일시켰다.

【서울=뉴시스】왼쪽부터 지난 5월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 룸에서 한·미정상 합동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입장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5월8일 미 의회 본회의장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중인 박 대통령. (사진=로이터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왼쪽부터 지난 5월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 룸에서 한·미정상 합동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입장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5월8일 미 의회 본회의장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중인 박 대통령. (사진=로이터 제공)  [email protected]

 푸른색은 희망과 신뢰를 상징하는 색으로 다수의 기업 로고에도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푸른색은 오바마 대통령이 속한 미국 민주당의 상징색이라는 점에서 색으로 표현된 외교적 메시지가 평가를 받았다. 한·미동맹 60주년을 기념한 정상회담에 이보다 더 어울리는 색은 없었던 셈이다.

 정상회담 다음날 열린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는 진한 회색 재킷으로 지도자로서의 위엄을 강조하면서도 굵은 진주 목걸이를 착용해 여성스러움도 함께 부각시켰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국무회의나 수석비서관회의 등의 통상적인 일정에서도 박 대통령은 익숙한 정장바지에 재킷 차림으로 나선다. 재킷은 깃이 목까지 올라오는 '만다린 칼라' 스타일을 즐겨입는데 카리스마와 권위를 상징한다는 측면에서 이른바 '지도자 패션'이라 불린다. 치마보다 바지를 선호하는 것은 여성성보다는 활동적인 면을 강조한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연두·보라색 등 화사해진 의상 자주 선택… 국정운영 자신감인 듯 

 박 대통령은 최근 들어 연두색과 보라색, 흰색 등 과거에 비해 많이 화사해진 의상을 입고 나온다. 계절적 영향도 있겠지만 국정운영에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복 의상도 박근혜식 패션 정치를 이해하는데 있어 중요한 포인트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식에 이어 열린 광화문 복주머니 행사에서 붉은색 두루마기와 진청색 치마로 태극문양을 연상케 하는 한복 패션을 선보였다. 이날 밤 청와대 외빈초청 만찬에서는 진한 붉은색의 저고리와 치마를 입고 외국 손님들 앞에 나섰다. 지난달 4일 숭례문 복구 기념식에서는 노란색 저고리에 감색 치마를 입었다.

【서울=뉴시스】왼쪽부터 지난 2월25일 취임식에 이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복주머니 개봉행사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 5월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 개최된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만찬에 참석한 박 대통령, 5월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리츠칼튼호텔에서 LA동포간담회에 참석한 박 대통령. (사진=뉴시스DB, 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왼쪽부터 지난 2월25일 취임식에 이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복주머니 개봉행사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 5월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 개최된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만찬에 참석한 박 대통령, 5월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리츠칼튼호텔에서 LA동포간담회에 참석한 박 대통령. (사진=뉴시스DB, 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당시 박 대통령이 입었던 한복은 본인이 낸 아이디어였다.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서 직접 한복을 선택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 특유의 올림머리와 더해져 고(故) 육영수 여사에 대한 국민들의 향수를 이끌어 내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5월 초 미국 방문은 박 대통령이 보여준 한복 패션의 정점이었던 동시에 우리의 전통미를 알리는 '한류 세일즈'의 일환으로 평가받았다. 박 대통령도 방미 전 열린 언론사 편집·보도국장단과의 오찬에서 "문화홍보대사 역할도 하려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방미 길에서 박 대통령은 한복 디자이너 김영석씨의 작품인 세 벌의 한복을 선보였다. 미국 방문 첫 행사인 지난달 5일 뉴욕 동포간담회에서는 흰색 저고리와 치마에 다홍색 고름으로 포인트를 준 한복을 입고 나와 동포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어 지난달 7일 오후 워싱턴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 개최된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만찬에서는 육영수 여사가 즐겨입었다던 미색(米色) 저고리에 옥색 치마, 연보라색 고름의 한복 패션을 선보였다. 저고리에는 나라꽃인 무궁화 무늬가 새겨져 만찬의 의미를 더했다.

 다음날 로스앤젤레스(LA) 동포간담회에서도 박 대통령은 엷은 분홍색 저고리와 치마에 연두색 고름으로 치장한 한복으로 미국 일정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과거에도 노태우 전 대통령이 군인 출신 이미지를 벗기 위해 노타이 차림으로 회의를 열거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투사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행커치프, 넥타이핀 등 액세서리를 활용한 예가 있다"며 "여성인 박 대통령은 이들보다 패션 정치를 더 넓게 활용할 여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이어 "박 대통령의 행동 스타일이나 리더십은 무겁고 딱딱한 느낌을 주는데 밝고 화사한 옷차림과 부드럽고 단아한 한복은 그런 단점을 상쇄하는데 도움이 됐다"며 "지금은 이미지, 감성정치의 시대이기 때문에 패션 정치를 잘 살려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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