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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딜러의 파멸… "순식간에 수억따는 사람보며 눈이 돌아갔다"

등록 2013.11.05 17:08:28수정 2016.12.28 08: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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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내년부터 한국 국적 크루즈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허용된다.  해양수산부와 보건복지부는 17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차 관광진흥확대회의’에서 ‘크루즈 산업 활성화 대책’을 보고했다.  크루즈 관광 4대 추진전략은 ▲외국 크루즈 유치 확대 ▲국적 크루즈선사 육성 ▲배후 복합관광 인프라 구축 ▲크루즈산업 역량 강화 등이다.  동북아 시장 확대에 따라 국내 크루즈 기항 횟수는 매우 증가했으나 국내항을 모항으로 사용하는 국적크루즈선은 없다. 이에 따라 국적 크루즈선사의 경쟁력 확보와 경영여건 개선을 위해 외국인 카지노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부는 적정규모와 내국인 출입방지대책 마련, 재정상태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크루즈선에 대해 외국인 카지노 도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제주·여수 각 8만t급 1선석, 총 3선석인 크루즈 전용부두를 2020년까지 12선석으로 늘릴 계획이다. 우선 2015년까지 부산·인천·제주에 10만t급 이상 전용부두 4개 선석을 건설한다.  외래관광객 승객 사진정보 시스템도 운영해 입국규제자를 사전에 검색, 입국 심사를 간소화하는 관광상륙허가제도 활성화한다.  크루즈선의 국내항간 운항 때 외국인 승무원의 취업비자 발급 문제 완화를 위해 복수 취업비자 발급도 추진한다.  또 관련 대학과 연계해 크루즈 승무원 전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학과 신설과 선상 체험교육 등을 통해 취업을 촉진한다.  정부는 “동북아 시장 확대 등으로 최근 5년간 크루즈 관광객 수가 7배 이상 증가하는 등 국내 크루즈 관광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각 부처와 지자체, 관광공사, 연구원,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크루즈협의체를 구성·운영해 정책 추진상황을 지속해서 점검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swryu@newsis.com

도박현장 너무 많이 보다보니 '한탕'빠져 중독률 일반인 두배  일부는 해외 원정도박도…불법 도박장서 일하며 '막장'으로

【서울=뉴시스】이보람 기자 = #1. "어느 날 손님의 일확천금, 대박의 꿈이 제 꿈이 돼 있었어요."

 카지노 딜러로 일하던 김지환(36·가명)씨는 입사 4년차가 되던 해 도박을 시작했다. 김씨는 불과 30분 만에 수천, 수억 원을 가져가는 사람들을 보며 흔들렸다.

 그는 "딜러니까 게임을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화근 이었다"며 "돈을 잃은 사람은 보이지 않고, 돈을 딴 사람만 눈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마카오, 필리핀 등 동남아 일대로 도박을 하러 다니기 시작했고 결국 모아놓은 결혼자금, 저축 예금까지 다 쏟아 부었다.

 도박을 시작하며 순식간에 빚이 늘어난 그는 지금도 월급을 대출 이자와 도박 빚을 갚는데 쓰고 있다.

 #. 이윤정(28·여·가명)씨는 지난해부터 카지노 딜러를 그만두고 불법 도박장 딜러로 일하고 있다.

 도박에 손을 댔다가 늘어나는 빚을 감당할 수 없었던 그는 "불법 카지노 바나 사설 하우스는 하루에 3시간 정도만 일해도 수입이 짭짤해 유혹을 뿌리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해 지방 불법 도박장에서 일하다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그는 "경찰 조사를 받은 이상 내가 일할 수 있는 곳은 사설 도박장 밖에 없다"며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 딜러가 되기로 했던 처음의 마음가짐을 잃었다"고 토로했다.

 ◇감정노동과 회의감이 '한탕주의'로

 이들과 같이 카지노에서 딜러로 일하다가 도박에 빠지거나 불법 도박장으로 이직해 범법자가 되는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오히려 돈에 담담하다고 자신해 딜러라는 직업을 택했지만 직업에 대한 회의감이 들면서부터 '한 탕'을 꿈꾸기 시작했다고 입을 모았다.

 딜러를 향한 무차별적인 폭언과 무시도 한 몫 했다. 돈을 잃은 손님은 반말은 기본이고 "네 얼굴이 너무 커서 내가 돈을 잃었다"는 등의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여성 딜러는 심한 경우 대놓고 잠자리를 요구당하기도 했다.

 김씨와 이씨는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과 공황 장애를 겪는 동료 딜러들이 많다고 했다.

 김씨는 "돈을 벌어 이 답답한 상황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대박'을 터뜨려 흥분한 손님들만 눈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딜러, 일반인보다 도박 중독률 두 배 높아

 딜러는 도박하는 사람들을 많이 접하다 보니 도박에 대한 경계심이 떨어져 이에 빠지기 쉽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또 딜러들이 기본적으로 게임에 대해 호의적인 관심을 갖고 있는 점 등도 요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직업적 특성과 딜러들의 업무 스트레스가 종종 그들의 '일탈 행위'를 부추기는 것이다.

 국립 서울병원 이태경 박사팀의 연구에 따르면 딜러는 일반 성인에 비해 두 배 정도 높은 도박 중독률을 보인다.

 또 2010년 국정감사에서 이상권 전 한나라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강원랜드의 일부 딜러들이 필리핀과 마카오 등지에서 카지노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중독 현상이 심한 딜러는 징계를 받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부터 2010년 3월까지 강원랜드 직원 56명이 개인용무로 모두 312차례에 걸쳐 해외에서 카지노를 즐겼다.

 이 외에도 경찰의 불법 카지노 단속 현장에는 전·현직 카지노 딜러가 빠짐없이 등장하기도 한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검거된 불법 카지노나 하우스 조직의 딜러들은 대개 정식 딜러 교육을 받은 전·현직 카지노 딜러"라고 밝혔다.

 ◇"딜러에 대한 인식 전환과 도박 중독 예방 교육 절실"

 전문가들은 딜러들에 대한 인식 개선과 도박 중독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윤대균 세경대 카지노경영학과 교수는 "카지노를 외화 획득과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긍정적 기능으로 접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 구성원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에는 딜러에 대해 부정적이었지만 지금은 전문 직업인이라는 인식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이럴 때 일수록 인식 개선을 위해 정부와 사용자, 종사자의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립서울병원 중독정신과 과장 이태경 박사는 "도박에 노출된 환경에서 일하는 딜러에게는 도박 중독 예방 교육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중독 현상을 보이는 딜러들은 회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까봐 이러한 교육 자체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도박 중독은 사용자 측면에서 막아야 하고 정부도 이러한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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