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배우만 바뀌면 리메이크 ?…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왜 리메이크 했는가."
제대로 된 리메이크를 만드는 건 어쩌면 새로운 영화를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일지 모른다. 허다한 리메이크 영화가 있었지만 기억에 또렷이 남은 작품이 많지 않다는 건 그런 이유에서다. 마틴 스코세이지도 '무간도'(2002)를 리메이크한 '디파티드'(2006)를 내놓은 적이 있지만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감독 임찬성)에도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임찬성 감독은 이명세 감독의 1991년 작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왜 리메이크 했을까. 임찬성 감독은 1990년대 초 만들어진 이 '신혼부부 코미디'로 2014년에 어떤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을까.
영민(조정석)과 미영(신민아)은 갓 결혼한 신혼부부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두 사람 사이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들은 사랑을 지켜내고 다시 행복했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리메이크 할 때 부담이 바로 이 지점이다. 23년 전에는 새로웠지만 이제 더는 특별하지 않은 영화에 새로운 감각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것. 1991년의 뼈대에 2014년의 살을 입히고 더운 피를 흐르게 하는 일은 재건축이 아닌 재창조가 돼야 한다.
안타깝게도 2014년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1991년 동명 원작을 재건축하는데 그친다. 사실 이 영화는 감독과 배우만 바뀌었을 뿐 이전 영화와 달라진 게 별로 없다. 감독의 영화 미학적 비전이나 이전에 찾아볼 수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영화적 시도를 바라는 게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1991년의 감성이 2014년에 그대로 반복된다는 점이다. 이 반복에는 연출가의 사랑에 대한 어떤 통찰도 찾아볼 수 없다. 행복, 갈등, 화해로 이어지는 뻔한 구조(클리세)가 있을 뿐이다. 주인공들은 쉽게 화를 내고 갈등을 겪다 빠르게 화해한다. 영화가 너무 쉬운 방식으로 마무리된다.
신혼부부의 이야기에 빠지지 않는 집들이 에피소드, 아내의 잔소리, 첫사랑, 남자의 한눈팔기 등의 이야기는 원작에 그런 것이 담겼다고 하더라도, 실제 신혼생활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너무 자주 반복됐던 이야기가 아닌가.

그럼에도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웃음이라는 측면에서 성공적이다. 많은 코미디 영화들이 욕과 폭력, 화장실 유머로 억지 재미를 만드는 것과 달리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의 유머는 인물간의 관계와 이들의 상황을 통해 자연스러운 웃음을 만들 줄 안다.
막 결혼한 신혼부부의 넘치는 성욕을 드러내는 장면을 연속해 집어넣거나 주변에 한 명씩은 꼭 있을 법한 친구와 뻔한 대화를 리듬감 있게 이어붙이는 방식이다. 기발한 코미디는 아니지만 공감할 수 있는 코미디다. 조정석, 신민아, 라미란, 배성우, 이시언 등 출연 배우들의 연기가 튀지 않게 극에 어우러지는 것은 장점이다.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막 결혼한 커플이라면 즐겁게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다면 이 영화는 관람 한, 두 시간 후면 머릿속에서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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