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찬휘 "신곡 냈는데… '티어스' 만 불러달라네요"

소찬휘, 가수(사진=와이드엔터테인먼트)
'티어스'는 소찬휘가 2000년 발표한 4집 '퍼스트 브리지(First Bridge)' 타이틀곡이다. "잔인한 여자라 나를 욕하지는 마"의 고음부가 절정을 이룬다. 로커를 꿈꾸던 소찬휘의 가창력을 새삼 입증한 곡이다. 지난해 한류드라마로 등극한 SBS TV '별에서 온 그대'에서 주인공 '천송이'를 연기한 전지현이 극중에서 불러 새삼 화제가 됐다.
새 디지털 싱글 '글래스 하트(Glass Heart)'를 내놓은 6일 홍대에서 기자들과 만난 소찬휘는 "신곡을 내서, 라디오에 출연하면 신곡과 함께 꼭 '현명한 선택' '티어스'를 불러달라고 요청하세요. 신곡은 그냥 음원으로 듣는데 '티어스'를 라이브로 요청하시죠"라고 웃었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제가 노래를 하는 동안은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죠. '그러다 좋은 노래가 나오면 히트하겠지'라고 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웃음) '티어스'가 노래 부르기 힘들고 세다고 하시는데 실제로 너무 세요. 그 곡을 넘지 못하네요. 그런 안타까움이 있죠."
'무한도전' 출연 이후 싱글을 발표하게 돼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신보 나온다고 하루동안 아침 뉴스, 저녁 뉴스에 기사가 나가는 건 처음"이라고 즐거워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사실 데뷔할 때도 이런 관심은 제대로 못 받았어요. 올해 데뷔 19년차인데 페이스북에 ('토토가' 출연) 동영상이 올라온다면서 주위 분들이 연락이 확 늘었죠."
'무한도전'으로 동갑내기인 '국민 MC' 유재석과 친구가 된 소찬휘는 이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본명 '김경희'를 세상에 알리기도 했다. "사실 제가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잘 하지 않았어요. 사실 못했죠. 말을 재미있게 하지 못해서요. '무한도전'도 처음에는 고민했어요. 근데 그 고민 시간이 짧았죠. 녹화 전날 연락을 주셨거든요. 노래방에서 첫 촬영을 한 것이 방송에 나갔어요. 오랜만에 TV에서 제 모습을 보니 좋았다고 말씀들 해주셔서 울컥했어요. 사실 다른 음악 프로그램에는 (꾸준히) 나갔거든요. 시청률의 힘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죠."
'무한도전' 멤버들과 엄정화,이정현, 조성모, 김현정, 지누션, 터보, 쿨 등 '토토가'에 출연한 가수들이 함께 메시지를 나눌 수 있는 스마트폰용 '단체 SNS'방을 만들었다고 귀띔했다. 다만 '무한도전' 멤버인 유재석과 박명수, '토토가' 출연 가수 중 맏형인 김건모는 스마트폰 용 SNS를 하지 않아 이 방에 없다.
"뒷풀이 때 연락처를 단체로 주고 받은 뒤 단체방을 만들었죠. 서로 근황을 자주 물어봐요. 크리스마스 인사, 새해 인사 다 했죠. 누군가 한번 메시지를 남기면 실시간으로 반응이 막 올라와요. 이 방이 영원히 계속되리라 그런 느낌이 들어요."

소찬휘, 가수(사진=와이드엔터테인먼트)
소찬휘는 '무한도전'으로 재조명됐지만 꾸준히 활동한 '현재 진행형'의 가수다. 지난해에는 한국 가요 신에서 드문 '로커빌리' 콘셉트의 새 앨범 '네오 로커빌리 시즌'을 내기도 했다. 1950년대 초 미국 남부에서 발생한 음악으로 블루스 기반의 록&롤과 제2차 세계대전 뒤 미국에서 마운틴뮤직을 전통 민속악기로 현대화한 컨트리&웨스턴 음악 양식인 '블루그래스'를 혼합한 장르다.
이처럼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데 과거 히트곡을 부르는 모습에만 대중이 크게 반응하는 것에 대해 만감이 교차할 것 같다. 1996년 '헤어지는 기회'로 데뷔한 소찬휘는 풍부한 성량과 화려한 무대 매너로 사랑받았다. '티어스'를 비롯해 '현명한 선택' '보낼 수밖에 없는 난' 등 주로 댄스곡으로 히트했다.
신곡 '글래스 하트'는 발라드다. '티어스'의 작곡과 편곡을 맡은 주태영과 작사가 정성윤이 만들었다. 호흡과 감정의 분배로 곡을 이끌어가는 소찬휘 특유의 가창력을 만날 수 있다. "제게 과연 이런 목소리가 있었나라는 생각을 하실 수 있는 곡이에요. 앞부분은 조용하게 저음으로 불렀죠. 평소 부르던 키보다 한 키 반 정도 내렸죠. '글래스 하트', 말 그대로 '유리 심장'에 대한 노래에요. 더 보태자면 사랑 때문에 '겁쟁이'가 됐다는 우울한 내용이죠."
시간이 지나서 나이를 먹으니 조용한 노래를 부르고 싶어졌다고 했다. "조용하게 다른 사람과 마음을 나누는 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제 노래는 감상하기보다 어울려서 부르는 곡이 많아요. 높고 빠르고 숨 쉴 곳이 없죠. 듣는 분들도 호흡이 위로 떠서 긴장하는 부분이 많아요. 이번 싱글은 편하게 부르고 싶었어요."
주태영·정성윤이 '토토가' 이후 "상당히 좋아한다"고 웃었다. "티어스가 나온지 올해로 15년째인데 여태까지 두분에게 이 곡의 저작권료가 제일 높다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1990년대 음악에 새삼 다시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년 분들이) 젊고 한창 잘 나갔을 때 문화라 추억이 담겨 있어서 열광하는 것 같아요. 예전 모습에 호응을 해주시는 거죠. 요즘 젊은 친구들은 지금 문화랑 많이 달라서 호기심을 갖는 것 같고요. 기억에 남는 인터넷 댓글 중 하나가 있어요. 여고생 같은데 '아빠가 옛날에 소찬휘, 엄정화 팬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적었더라고요. 우리 아빠 엄마가 젊었을 때는 누군가의 팬이었다는 걸 알게 되는 거죠. 저도 다시 보기로 '토토가'를 다시 봤는데 90년대 노래들이 주옥 같더라고요. 특히 터보의 '러브 이즈' 후렴구가 나올 때요."
출연 가수들끼리 구두상으로 "언제 한번 다 같이 모여 공연 한번 다시 하자는 이야기는 나왔어요. 더 진전된 부분은 없고요"라고 덧붙였다.

소찬휘, 가수(사진=와이드엔터테인먼트)
내년이 데뷔 20주년이란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렇게 온 것도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에요. 거울 속의 변한 제 모습을 보면 '이건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구나'라고 생각하죠"라며 웃었다.
"개인적인 삶보다 음악에 맞춰 계획을 세운 삶인데 제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많이 느껴요. 둥글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죠.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었는데 대중적인 것을 받아들이다 보니 록이 아닌 댄스 음악을 하게 됐죠. 그래서 앨범 한장 한장 낼 때마다 프로듀서와 많이 싸웠어요. 타이틀곡은 댄스지만 록 음악이 꼭 한 두곡 씩 실렸거든요. 그래서 지난해 '로커빌리'를 노래할 때 참 행복했죠."
지금까지 노래를 할 수 있었던 까닭은 "꾸준히 앨범을 낸 덕"이라고 생각했다. "제가 비주얼적으로 좋은 가수가 아니라 라이브를 밀 수밖에 없었고, 죽기 살기로 노래를 했죠. 제가 무대에 올라가면 기대를 하시는 부분 역시 노래에요. 그래서 지금도 꾸준히 목 관리를 하고 있어요."
프로 가수들이 서바이벌 대결을 벌인 MBC TV '일밤'의 코너 '나는 가수다' 시즌2에서 다른 사람들의 노래를 불러 가창력을 인정받기도 한 소찬휘는 '토토가'에서는 자신의 노래를 불러서 마음이 편했다고 웃었다.
하지만 정작 소찬휘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숨어 있는 모창가수를 찾는 JTBC '히든싱어'에 그녀가 출연하지 못하는 이유다. "'히든싱어' 제작진분들이 제 모창을 하실 수 있는 분들의 신청을 받았는데 공교롭게도 두명이었대요. 모두 다 남자 분이셨고요. 음색을 떠나서 음이 올라가는데 포인트를 맞춘 것인데 신청을 안 해주셨대요. 서문탁 씨도 그렇고 저희들은 '히든싱어' 출연하기가 힘들 것 같아요." 결국 유일무이한 가수라는 걸 증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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