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창] '테레사 효과'는 돌아올까

휴일인 25일 필자는 광화문에 나갔다. 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앞에는 '사랑의 온도탑'이 서 있다. 바로 그 옆에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천막이 나란히 놓여있다.
이맘때면 벌써 100도를 넘겼어야 할 온도탑이 93도선에서 멈춰섰다. 순간 눈을 의심했다. 하지만 온도계는 또렷했다. 이날 현재 93.88도.
사랑의 온도탑은 지난해 11월20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운영된다. 종료 6일을 남겨둔 시점이지만 온도차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는 1월13일 이미 100도를 넘겼다. 올해는 같은 기간 겨우 90도를 넘긴 수준이다.
사랑의 온도탑은 목표액의 1%에 해당하는 32억6800만 원이 모금될 때마다 수은주가 1도씩 올라간다. 올해는 작년보다 5% 증가한 3268억원이 모금 목표액이다. 예년 같으면 종료일 기준, 사랑의 온도는 통상 110도~115도까지 오른다. 올해의 경우 이대로 간다면 지난해 수준도 못 미칠 수 있다.
‘테레사 효과’가 떠 올랐다. 평생 헐벗고 굶주린 이웃을 돌보다 87세의 나이로 타계한 테레사 수녀가 남긴 소중한 가르침이다. 직접 다른 사람을 돕거나, 또는 남이 돕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신체의 면역 기능이 높아진다는 이론이다.
이런 효과를 누구나 쉽게 누릴 수 있다. 십시일반으로 작은 나눔을 실천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기만 하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맥락으로 지금껏 상당수 소시민들은 '팍팍한 삶'이지만 나눔에 동참해왔다.
사랑의 온도탑도 기업, 아너소사이어티 등 가진자들만 올려온 게 아니다. 착한가게, 개인수시 기부, 직장인 나눔 등도 '온도탑'을 데우는 중요한 부분이다. 그렇다면 올해 온도계가 크게 밑도는 것은 왜일까.
지난해 일반 국민들이 느낀 피로감은 어느해보다 컸다. 평균적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 벌어진 논란은 차치해두고서라도 말이다. 서민들 저변에는 "힘들다"는 공감이 강하게 퍼져있다. 본인이 힘든데 '테레사 효과'는 언감생심인 셈이다.
당장 서민의 50%가 넘는 흡연자들에게 담배값 2000원 인상은 '청천벽력'이었을 터. 여기다 흡연금지구역 확대 조치로 소상공인들의 불만도 심상치않다. 커피숍 같은 곳에서는 매출이 평균 20% 이상씩 폭락했다고 아우성이다. 급기야 일부 식당 업주들은 '흡연식당' 설치를 허용해 달라는 헌법소원까지 낼 테세다.
연초부터 연말정산 사태는 서민들 어깨를 더욱 늘어뜨려놨다. 이 모든게 사실상의 '증세(增稅)'가 아니냐는 지적에 정부는 단호하게 '노'라고 하지만 설득력은 낮아 보인다. 부자들은 놔두고 얄팍한 서민들 지갑만 턴다는 불만이 사그라들지않고 있다.
사랑의 온도탑을 데울 '마더 테레사 효과'는 과연 우리 곁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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