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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공의 마음으로'…이재명, 대권 출사표

등록 2017.01.23 15:39:15수정 2017.01.23 15:4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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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시스】이정선 기자 = 이재명 성남시장이 23일 오전 경기 성남 오리엔트바이오 공장에서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7.01.23.  ppljs@newsis.com

【성남=뉴시스】이정선 기자 = 이재명 성남시장이 23일 오전 경기 성남 오리엔트바이오 공장에서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7.01.23.  [email protected]

'노동자 출신 대통령' 선언…"약속 지키는 대통령 되겠다"
 "내가 민주당 후보되면 적은 없다…경선도 반드시 승리"

【서울=뉴시스】전혜정 기자 = 이재명 성남시장이 23일 "대한민국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이 되겠다"며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본격적인 세몰이에 돌입했다.

 이 시장은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공단 내 오리엔트시계 공장에서 대선출마 기자회견을 가졌다. 경북 안동 화전민 가정 출신인 이 시장은 국민학교(초등학교) 졸업 즈음인 1976년 경기도 성남으로 이사해 영세공장을 옮겨다니며 소년공 생활을 한 바 있다. 소년공 시절 팔에 장애를 얻었고, 중·고등학교 검정고시를 '주경야독'으로 통과해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특히 해당 시계공장은 이 시장이 1979년부터 2년간 소년공으로 일했던 곳이다. 이같은 장소를 택한 배경에는 적폐청산과 국가 대개혁을 통해 노동자들의 권리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이 시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성남=뉴시스】이정선 기자 = 이재명 성남시장이 23일 오전 경기 성남 오리엔트바이오 공장 앞마당에서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에 앞서 어머니와 포옹하고 있다. 2017.01.23.  ppljs@newsis.com

【성남=뉴시스】이정선 기자 = 이재명 성남시장이 23일 오전 경기 성남 오리엔트바이오 공장 앞마당에서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에 앞서 어머니와 포옹하고 있다. 2017.01.23.  [email protected]

 이 시장은 이날 적폐청산을 통한 노동이 존중받는 '공정경제'와 불공정과 불평등없는 '공정국가'를 거듭 강조했다. 구체적인 플랜으로는 '이재명식 뉴딜성장정책'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 역사상 가장 청렴강직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매서운 한파에도 불구, 이 시장의 가족을 비롯해 1,000명 남짓한 이 시장 지지자들이 공장 앞마당을 가득 메웠다. 지지자들 손에는 이 시장이 자주 강조해온 '국민머슴', '억강부약'부터 '갓(God)재명' 등 별명이 적힌 현수막이 들려 있었다. 이 시장의 온라인 지지자들인 '손가락 혁명군'도 대거 자리를 채웠다. 이 시장을 돕고 있는 제윤경, 김영진, 정성호 민주당 의원과 김기준 전 의원도 이곳을 찾았다.

 이 시장은 준비된 연설문을 읽기 전, 무대 위로 내려와 아들의 새출발을 응원하기 위해 휠체어를 타고 온 노모를 힘껏 끌어안았다. 소년공 시절의 어려웠던 과거사를 언급하던 도중에는 목이 메여 연설을 멈추고 눈물을 훔쳤다.

 그는 "세상사람의 시각에서는 이 공장에서 코흘리던 꼬맹이 노동자가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 지지율 3위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기적이고 영광"이라며 "저를 둘러싼 주변과 가족, 동료, 이웃들이 언제나 약자였기 때문에 그 생각 때문에 감정적으로 흔들렸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성남=뉴시스】이정선 기자 = 이재명 성남시장이 23일 오전 경기 성남 오리엔트바이오 공장 앞마당에서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마친 뒤 가족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7.01.23.  ppljs@newsis.com

【성남=뉴시스】이정선 기자 = 이재명 성남시장이 23일 오전 경기 성남 오리엔트바이오 공장 앞마당에서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마친 뒤 가족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7.01.23.  [email protected]

 '소년공' 이 시장과는 달리, '대선후보' 이 시장의 '입'은 거침 없었다. 그는 '승부가 될만한 후보는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중도포기를 전망하며 "제가 민주당 후보가 되면 적은 없다"고 단언하는가 하면, 당내 유력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서도 "대세는 깨지기 위해서 있다", "저는 경선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며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특히 문 전 대표가 준조세 폐지를 주장한 데 대해 "문 전 대표가 이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발표했기를 기대한다. 알고도 이걸 말씀하신 게 아니길 바랄 뿐"이라고 했고, 법인세 인상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나타낸 데 대해서는 "법인세 증세 주장을 할 수 있는 사람과 법인세 인상에 반대, 혹은 소극적인 사람들을 국민들이 구분할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삼성을 포함한 불법재산환수법 제정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데 대한 문 전 대표 측의 의견을 지금 물어놓은 상태"라며 "답이 있을 것"이라고 동참을 압박하기도 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기본소득' 공약을 놓고 "국민은 공짜밥을 원하지 않는다"고 비판한 데 대해서는 "그건 구태 기득 보수세력이 쓰는 말"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성남=뉴시스】이정선 기자 = 이재명 성남시장이 23일 오전 경기 성남 오리엔트바이오 공장 앞마당에서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마친 뒤 각계각층 인사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7.01.23.  ppljs@newsis.com

【성남=뉴시스】이정선 기자 = 이재명 성남시장이 23일 오전 경기 성남 오리엔트바이오 공장 앞마당에서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마친 뒤 각계각층 인사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7.01.23.  [email protected]

 아울러 자신을 향한 포퓰리즘 논란에 대해서도 "저는 포퓰리즘 이야기를 들으면 불효자가 효자인 형제에게 '너 부모님에게 잘보이려고 그래'라고 하는 것 같다"며 "며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하는 게 당연하고, 정치인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게 당연한 거다. 국민으로 부여받은 권력을 국민을 위해 써야지, 국민을 위해 안쓰는 사람들이 국민을 위해 쓰는 사람을 비방하기 위해 만든 게 포퓰리즘"이라고 주장했다.

 또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야권공동경선'을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정의당과 국민의당이 안한다는데, 자꾸 그런 이야기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며 "상대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가지고 단일화하자, 통합하자고 요구하는 것은 사실 하지말자는 소리와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기득권자와 싸워야 하고, 기득권자는 재벌이고, 그 중 삼성이 핵중의 핵인데, 과연 삼성가문과 싸워서 그 저항을 뚫고 자기 손상을 감수하면서 이겨낼 사람이 누군지 국민이 선택할 것"이라며 "단순한 정권교체, 권력 담당자의 교체가 아니라 공정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기득권자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을 사람들이 선택할텐데 그게 바로 이재명"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이날 이 시장의 대권 도전에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SNS를 통해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우리의 힘과 힘과 힘을 더한다면 누가 후보가 되든 우리가 이긴다. 그것이 역사의 명령"이라고 밝혔다. 안 지사 또한 트위터에서 "소년 노동자 출신으로 헤쳐나온 역경과 도전에 큰 존경을 보낸다"며 "좋은 정책과 비전으로 우리 민주당의 수권 역량을 함께 발전시켜 나가자. 국민의 사랑과 시대의 선택을 받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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