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화가' 터너 탄생 250주년, 한국 최초 전시…우양미술관 17일 개막

J.M.W. Turner, <스위스 성 고트하르트 고개의 폭풍> Storm in the Pass of St Gothard, Switzerland, 1845, 수채, 불투명 수채, 스크래치, 289x473mm. 사진=우양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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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영국을 대표하는 풍경화가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1775~1851)의 작품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전시가 열린다.
경주 우양미술관이 터너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휘트워스 미술관과 협력한 전시로, 주한 영국대사관의 후원으로 양국 간 문화 교류의 의미를 더했다. 휘트워스 미술관이 소장한 터너의 명작 수채화, 유화 원화와 판화 시리즈를 86점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오는 17일부터 2026년 5월 25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빛의 화가’로 알려진 터너의 명성 뒤에 가려졌던 풍경 판화 연작 ‘리베르 스투디오룸(Liber Studiorum)’에 주목한다. 회화 중심으로 소비돼 온 터너를, 판화라는 매체를 통해 다시 읽어내는 자리다.
‘리베르 스투디오룸’은 ‘연구의 서’라는 뜻으로, 터너가 명성의 절정기에 해당하는 1807년부터 1819년까지 총 14회에 걸쳐 출판한 판화 연작이다. 풍경 판화가 회화의 부차적 재현으로 여겨지던 시대에, 터너는 판화를 독립적인 예술 장르로 격상시키려는 야심을 드러냈다.
실제로 출판된 판화 71점 중 완성된 회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은 19점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여행 중 직접 그린 풍경 스케치에서 출발해, 판화 자체를 하나의 원작으로 삼았다. 터너는 신세대 메조틴트 판화가들과 협업하며 판화의 표현 가능성을 확장했고, 빛·대기·명암의 효과를 선과 면의 언어로 번역했다.

전시전경 © Wooyang Art Museum *재판매 및 DB 금지
100년 만에 완전체로 공개되는 ‘리베르’
선, 명암, 여백이 만들어내는 삼중주의 리듬 속에서 터너가 탐구한 ‘빛의 구조’는 인상주의와 추상 회화로 이어지는 미술사의 흐름을 예감하게 한다. 당대 비주류로 여겨졌던 풍경화와 판화의 위상을 끌어올린 터너의 도전은, 오늘날 실험적 현대미술의 태도와도 맞닿아 있다.
전시와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도 상설 운영된다. 터너가 탐구한 빛을 주제로 한 램프 만들기, 판화 제작, 21세기 풍경 그리기, 미니 갤러리 구성, 미술사 산책 프로그램 등 총 5가지로 구성되며, 전시 기간 동안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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