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포스코 등 11개사, 하청업체 사망사고 많다
고용부, 원·하청 산재 통합 관리제 기반해 명단 공개
11개사 원·하청 사고사망 17명 중 16명이 하청 소속
원청에 하청 관심 유도...공공부문 원·하청 문화 개선
![[태안=뉴시스]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근무하다 산업재해로 숨진 故 김용균씨 1주기인 10일 오후 충남 태안군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열린 추모제에서 고인의 어머니 김미숙 씨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2019.12.10.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19/12/10/NISI20191210_0015885928_web.jpg?rnd=20191210155701)
[태안=뉴시스]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근무하다 산업재해로 숨진 故 김용균씨 1주기인 10일 오후 충남 태안군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열린 추모제에서 고인의 어머니 김미숙 씨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2019.12.10.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고용노동부(고용부)는 20일 '원·하청 산재 통합관리제' 도입에 따라 마련된 사망사고 비중이 높은 원청 사업단 명단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공표된 사업장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삼성전자 기흥공장,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현대제철, 포스코 광양제철소, 한국철도공사, LG디스플레이, 대우조선해양, S-OIL(에스오일), 르노삼성자동차, 삼성디스플레이 천안사업장 등 11개사다.
◇11개사 원·하청 통틀어 사고사망 17명...16명이 하청 소속
11개 원청 사업장 소속 하청업체는 총 6460개소다. 원·하청 통합 노동자는 17만6795명으로 이 가운데 하청 소속 노동자는 8만4519명으로 집계됐다.
원·하청을 통틀어 사고사망자는 17명이다. 이 가운데 16명이 하청 업체에서 발생했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하청 업체는 12개소였지만 50인 미만 사업장이 7개소(58.3%)로 과반을 차지했다.
노동자 1만명당 사고 사망자 수 비율인 사고사망만인율은 원·하청을 통틀어 0.961‱, 하청은 1.893‱, 원청은 0.108‱이었다. 사고사망이 발생한 요인은 질식이 7명, 추락·끼임이 각각 4명이었다.
이번 공표는 2018년 도입된 '원·하청 산재 통합관리제'에 근거해 마련됐다.
그간 원청과 하청이 함께 일하는 경우 동일한 유해·위험 요인에 노출되고 원·하청간 의사소통 부족·관리시스템 미흡·안전관리 역량 차이 등에 따른 사고가 잦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통합관리제는 원청이 원·하청 산업 재해를 통합 관리해 사업장을 총괄, 산재를 예방한다는 목표다.
고용부는 이 같은 시스템을 사내 하청을 두고 있고 하청의 사고가 많은 제조업, 철도운송업, 도시철도 운송업의 100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했다. 지난해 상반기 128개 원청 사업장으로부터 같은해 전체 산업재해 현황을 제출받았다. 여기에는 하청업체 명단과 사고 및 사망자 수 등이 포함됐다.
이후 지난해 하반기 사고 등 사실을 확인하고 이의제기 절차 등을 거쳐 원청보다 원·하청 통합 사고사망만인율이 높은 원청 사업장 명단을 확정해 처음으로 발표하게 됐다.
정부는 올해부터 500인 이상 사업장에서도 원·하청 산재 통합관리제를 적용할 계획이다. 또 2022년부터는 태안발전소 등 발전업을 포함하는 '전기업'까지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명단 공표 사업장 등 하청의 산재가 많은 원청 사업장에 대해 원청이 자율 주도적으로 원·하청간 의사소통을 통해 전체 안전관리시스템을 점검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하청업체들이 안전관리 역량도 강화할 수 있도록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청의 하청 산재 관심 유도...보험료 할증 등 혜택 부여
정부는 하청 노동자들의 산재 사고사망을 줄이기 위해 무엇보다 원청의 적극적인 관심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장 전체 공정과 작업을 총괄하고 공정별 유해·위험요인을 숙지하고 있는 원청이 하청업체와 안전·관리 시스템을 정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먼저 산재발생 정도에 따라 산재보험료를 할인·할증해주는 개별실적요율제 개편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원청의 산재보험료에 하청 산재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원청 사업장에서 하청 노동자의 산재가 발생해도 원청 노동자의 산재가 없으면 원청 산재보험료는 할인되고 하청 보험료만 할증됐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원청이 하청의 산재발생 여부에 관심을 가질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용부는 앞으로 ▲원청이 하청노동자 재해 발생에 책임이 있는 경우 ▲도급승인·도급금지를 위반해 하청노동자 산재가 발생한 경우 ▲파견근로자의 산재 등에 대해 원청의 산재보험료에 반영할 계획이다.
현재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 징수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으며 정부는 법 개정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부터 개정 시행되고 있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이 사업장에 안착하도록 지원도 병행한다.
원청의 책임을 강화한 산안법은 도급인에게 모든 관계 수급인 노동자에 대한 안전·보건책임을 부여해 원청의 책임을 도급인 사업장 전체로 확대했다.
또 도급인에게 안전보건총괄책임자 지정, 적격수급인 선정, 유해·위험정보 제공과 필요한 안전·보건조치 이행 등 원·하청간 작업조정 등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원청이 총괄적으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했다.
고용부는 산안법에서 구성·운영하도록 한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원·하청 안전보건협의체 등의 운영에 내실을 기하는 동시에 현장 실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매뉴얼·지침도 개발해 제공할 계획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앞으로 원·하청의 노사가 함께 산재 예방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공공기관이 모범...안전 역량 토대로 경영 평가
정부는 이 같은 문화가 민간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공공기관의 원·하청이 산재 예방에 협력하는 선례를 만들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미 공공기관에서는 지난해 3월 마련된 '공공기관 작업장 안전강화 대책'에 따라 개정 산안법의 적격수급인 선정, 건설공사 발주자 산재예방조치 등을 법 시행 이전부터 실시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경영평가 안전관리 배점은 기존 2점에서 6점으로 대폭 상향됐으며 중대 재해 발생 귀책사유가 있는 기관장은 해임에 대해 건의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부터는 보다 확실한 변화를 위해 1분기(1~3월) 내 산업안전감독관, 안전보건공단, 외부전문가가 합동으로 128개 공공기관에 대해 안전보건관리시스템, 하청업체 안전보건관리 역량 등을 평가한다. 공기업 36개소와 준정부기관 92개소에 대한 평가 결과는 기획재정부에 통보해 경영 평가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발전산업 부문에 대해서는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함께 '발전산업 안전강화방안'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유사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관리해나갈 방침이다. 동시에 산업안전감독 역시 사후 처벌보다는 사전 예방에 초점을 맞춰 지도하고 개정 산안법에 따른 도급사업 해석 지침 등 각종 지침을 마련해 제공할 계획이다.
박영만 고용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원·하청에 안전을 구분 적용하는 것은 아닌 모든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서는 원·하청이 함께하는 안전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며 "원·하청 노사가 현장 패러다임을 안전을 중심으로 전환하도록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과장은 "정부도 사업장 지도·감독과 함께 재정 지원 등을 통해 원·하청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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