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롭힘 신고, 가해자가 조사"…감독관 갑질에 두번 운다
직장갑질119, 괴롭힘 신고자 사례 발표
"사장 친인척 갑질, 회사에게 조사 지시"
"문서 위조 주장하니, 경찰에 신고해라"
"근로감독관 무성의해…개선 권고해야"

결국 A씨가 가해자로 지목한 이 회사 임원은 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업무배제 건에 대해 조사를 받으면서, 동시에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는지 여부를 직접 조사하게 됐다. 이후 회사는 A씨에 대한 따돌림을 '괴롭힘 아님'으로 결론 내고 종결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다가오는 가운데, 여전히 관련 진정권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28일 '근로감독관의 모범사례와 갑질사례'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직장 내 괴롭힘 진정 사건에서 감독관이 노골적으로 회사편만 들고, 무성의한 감독관 갑질에 제보자들이 2차 피해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직장갑질119에 접수된 A씨 제보에 따르면, A씨는 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넣은 이후 가해자로 지목했던 회사 임원에게 직장 내에서 따돌림이 있었는지 조사 받았다. A씨는 감독관이 직권으로 가해자에 조사를 맡겼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이후 "회사의 조사 과정 및 대응에 문제가 있다"고 여러 차례 주장했지만, 감독관은 "회사가 조사만 하면 더 뭐라고 할 수 없다"는 취지의 답변만 내놨다고 전했다.
지난 5월 새로 들어온 사장 친인척이 '휴가가고 싶으면 영원히 쉬어라'라고 말하는 등 갑질이 심해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했던 B씨도 A씨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B씨는 관련 진정을 넣은 후 나온 감독관이 회사에 조사를 받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해당 회사 대표이사와 관리자가 모두 가족관계인데, 감독관이 회사가 조사를 해 인정하지 않으면 사건이 종결된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반발했다.
지난 2월 직장갑질119에 제보한 또 다른 제보자 C씨도 감독관의 무성의한 대응에 분노했다. C씨는 회사에 근로계약서를 달라고 요청했다가 회사 기밀이라는 사유로 거부당한 후 퇴사했다. 이후 회사로부터 퇴직금이 지급되지 않아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넣었다.
C씨는 이 사건을 해결하고자 나온 감독관이 '퇴직금은 받기 힘들고, 보고서만 쓰고 넘기면 될 것 같다'는 취지의 무성의한 답변만 늘어놓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회사에서 '퇴직금 신청서'와 관련 서류 등에 C씨가 사인했다며 증거로 제출했는데, 왼손잡이인 C씨는 이 신청서를 본 적도 없고 사인도 오른손잡이가 하는 형태로 위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C씨는 감독관이 해당 주장에 대해 "자기 소관이 아니고 서류만 완벽하면 그냥 종결짓겠다"며 "경찰에 고소를 하고 다시 진정을 넣던 알아서 하라"는 답변만 했다고 주장했다.
직장갑질119는 이런 사례들을 모아 보도자료로 배포하며 근로감독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직장갑질119는 근로감독 제도의 사전적 개선방안으로 ▲근로감독청 신설 또는 근로감독전담부서 설치 ▲감독관 증원 및 명예 감독관 제도 도입 ▲근로감독제도 개편 ▲근로감독청원제도 활성화 등을 제시했고, 사후적 개선방안으로 ▲신고를 이유로 한 불이익 금지 홍보 및 실질적 보호방안 마련 ▲강력한 처벌 위한 법 개정 등을 열거했다.
직장갑질119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해 본 대다수 노동자들을 통해 고용노동부가 노동자 권리 보호 관점에서 법을 해석하는 대신 '법의 한계'만을 설명하고, 사용자 편만 드는 모습을 확인했다"면서 "공인노무사 등이 노동부가 법원보다 보수적인 판단을 하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이 들더라도 법원 소송을 고려하라고 말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사실관계 조사 후 회사에 직접 개선지도 근로감독까지 하는 모범 감독관도 분명 존재한다"면서 "감독관들이 제 역할을 하는 것만으로도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권이 크게 신장될 것"이라고 전했다.
직장갑질119는 오는 7월6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1주년 직장인 1000명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등 관련한 문제 제기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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