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에릭센 소식에 너무 놀라…마음 불편했다"
토트넘 옛 동료 에릭센, 유로2020 경기 도중 의식 잃고 쓰러져
손흥민, 20개월만에 A매치 골…에릭센 쾌유 기원 '23' 세리머니
한국, 조 1위로 2022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고양=뉴시스]최진석 기자 = 13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년 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대한민국과 레바논의 경기에서 2대1로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손흥민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1.06.13. [email protected]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 3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조별리그 최종 6차전에서 손흥민의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1-1로 팽팽한 후반 20분 상대의 핸들링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골로 연결했다. 골문 오른쪽 낮은 쪽으로 강하게 차 골키퍼를 따돌렸다. 2019년 10월 이후 20개월 만에 터진 A매치 골이다. 한국은 조 1위로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했다.
손흥민은 "우리의 실수로 선제골을 주고 시작하면 힘든 경기를 하게 된다. 실수로 경기가 말린 건 우리의 잘못이지만 책임지고 역전한 부분은 긍정적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A매치 골은) 말이 20개월이지 사실 대표팀에 소집된 게 거의 8개월 만이다. 승리한 게 더 기쁘다. 골을 넣은 것보다 역전승을 거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손흥민은 역전골을 터뜨리고 곧장 중계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으로 '23'을 표현하며 무언가 말을 했다. 이날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 경기 도중 의식을 잃고 그라운드에 쓰러진 옛 동료 에릭센의 쾌유를 기원하는 세리머니였다.
에릭센은 덴마크 코펜하겐의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유로2020 덴마크-핀란드의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 42분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의료진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곧장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의식을 되찾았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갑작스러운 사고에 세계 축구계와 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동갑내기인 손흥민과 에릭센은 2015~2016시즌부터 2019~2020시즌까지 토트넘 공격 라인에서 5시즌 동안 호흡을 맞춘 사이다. 에릭센은 2019~2020시즌 도중 인터 밀란(이탈리아)으로 이적했다. 23번은 에릭센의 토트넘 시절 등번호다.
[고양=뉴시스]이영환 기자 = 13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년 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대한민국과 레바논의 경기 후반전,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성공 시킨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2021.06.13. [email protected]
한국은 이번 투르크메니스탄, 스리랑카, 레바논과의 3연전을 3승으로 장식했다. 코로나19 어려움 속에서 철저하게 방역지침을 지키며 훈련과 경기에 집중했다.
손흥민은 "선수들에게 정말 고마웠다. 뛰는 선수들은 고생이 많았고, 많이 못 뛴 선수들은 기분이 상할 수 있겠지만 티 하나 내지 않고, 지원해줘 고생했다"며 "이런 팀에서 주장을 한다는 게 운이 좋은 것 같다. 고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팀은 냉정하게 모든 부분에서 발전해야 한다고 본다. 최종예선은 2차예선의 상대들과 다를 것이다. 정신적으로 임하는 자세에서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며 "나는 최종예선을 3번째 치르는 것이다. 얼마나 힘들고, 긴 여정인지 잘 얘기해줄 것이다. 모든 면에서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달라진 페널티킥 자세에 대해선 "페널티킥을 차면서 나에게 맞는 스텝을 찾는 게 중요하다. 훈련이 끝나면 시간이 날 때마다 훈련을 하는데 이게 나에게 맞는 것 같아서 바꿨다"고 했다. 잔발 스텝이 사라졌다.
시즌과 대표팀 일정을 모두 마친 손흥민은 "그냥 자고 싶다. 마음 편히 자고, 좋은 음식을 먹고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엄청 바빴던 시즌인 것 같다"며 "침대에 누워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것 같다. 휴가는 누구나 들으면 설레고 좋은 것이다. 너무 놓지 않고, 다음 시즌 준비도 하면서 잘 쉬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최종예선 각오를 묻자 "우선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3연전 동안 어려웠지만 팬들의 큰 성원 때문에 2차예선을 잘 마칠 수 있었다"며 "최종예선이라는 어려운 길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대한민국으로 더욱 한 팀이 돼 어려운 길을 무찌르고 나아갈 수 있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응원해줘 감사하다. 앞으로도 실망시키지 않는 팀이 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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