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확산 우려…2차 접종시기 영향은?

"항체 생성 능력 저하 따른 예방효과 감소"

"국내 돌파감염 환자 규모 아직 크지 않아"

젊은층 미접종 감안 접종간격 단축 지적도

간격 좁혀 교차접종해야 효과 좋다는 의견도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계속된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한 여행객이 검사를 받고 있다. 2021.06.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최근 전파력이 더 센 인도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은 원래 일정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 7월 아스트라제네카 2차 접종 대상자는 총 109만여 명이다. 이 가운데 위탁의료기관에서 접종한 30살 이상 방문돌봄 종사자를 비롯해 의원급 의료기관과 약국 보건의료인, 만성신장질환자, 경찰·소방 같은 사회필수인력 등 약 76만 명은 화이자 접종 대상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이 지연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1차·2차 접종 간격을 단축시키기 보다 기존 접종 간격(11~12주)을 유지하는 편이 더 낫다고 보고 있다. 항체 생성 능력(면역력) 저하에 따른 예방 효과 감소, 1차 접종자 수 확대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금 스케줄대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면서 "2차 접종 시기를 앞당기면 1차 접종자 수가 줄어든다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계약한 백신 물량의 국내 도입 시점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집단면역 달성의 기반이 되는 신규 접종자 확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오는 9월 말까지 국민의 70%가 1차 접종을 받도록 할 방침이다.

2차 접종 시기를 앞당길 경우 항체 생성 능력이 저하돼 예방 효과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영국 옥스포드 연구팀의 임상 결과를 예로 들면서 "2차 접종 시기를 당겼을 때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반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생성 능력은 떨어지게 된다"며 "접종간격(11~12주)은 지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 옥스포드 연구팀이 지난 2월 발표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 결과에 따르면 접종 간격이 12주일 때 예방 효과가 82.4%로 가장 높았다. 접종 간격이 4주 미만일 땐 예방 효과가 62%,  6~8주는 59.9%, 6주 미만은 54.9%로 나타났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도 "국내 돌파감염 환자 규모가 아직 크지 않다"면서 "(2차 접종은)원래 일정대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돌파감염이란 코로나19 백신을 두 차례 맞고 2주가 지났는데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을 말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국내에서 돌파감염은 44명이 발생했다.

일각에선 1차 접종자의 2차 접종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만 18~49세 예방 접종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는 사이 전파력이 더 센 델타 바이러스가 유행하면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고령층의 치명률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만 18~49세 일반인 접종은 8월로 예정돼 있는데 2차 접종까지 받고 항체 형성에 필요한 2주가 지나면 결국 9월은 돼야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영국발 알파 변이보다 전파력이 1.6배, 입원률은 2.3배 정도 높다.

1차·2차 접종 간격을 단축하되, 1차·2차 백신을 달리 접종(교차접종)해야 예방 효과가 더 좋다는 주장도 있다. 1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는 2차로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것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2차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면 화이자 백신을 1,2차 접종한 것 못지 않게 항체 생성 효과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독일 메르켈 총리도 1차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차는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2차도 똑같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아 간격을 좁히는 것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회 접종과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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