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LG 초거대 AI…'엑사원 2.0' 시연 행사 가보니

LG AI 연구원, 멀티모달 AI ‘엑사원 2.0’ 첫선

사진 한 장에서 영감 받아 광고 문구 '자유자재'

분자 구조 등 非 텍스트 읽어 실험결과 예측까지

LG "성공 사례 만들 것"…하반기 산업 '현장 속으로'

[서울=뉴시스]1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컨버전스홀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에서 회사 직원이 '엑사원 아틀리에'를 시연하고 있다. 이 AI 모델은 인간에게 창의적 영감과 아이디어를 제공한다는 콘셉트로 개발됐다.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여기 여행 사진을 업로드하고, 광고 작성을 요청해보겠습니다."

채팅 창에 '이 사진에서 영감을 받아 광고 슬로건을 작성해주세요'라고 입력하자 인공지능(AI)이 '꿈의 도시 시드니로 초대합니다'로 시작하는 광고 문구를 불과 수 초만에 뚝딱 만들어낸다.

심지어 사진을 찍은 장소가 호주의 '시드니 하버 브릿지'라는 설명을 덧붙이지 않았는데도, "우리와 함께 하버 브릿지와 그 위에서 펼쳐지는 숨막히는 경치를 감상하세요"라는 표현까지 사용한다. 단지 사진 한 장 만 가지고 '숨막히는 경치', '평화로운 해안 마을', '따뜻한 분위기' 등 사진이 표현한 다양한 맥락까지 추론해 문장을 만들어낸다.

바로 LG AI연구원이 19일 공개한 전문가 AI 서비스 개발의 기반인 엑사원 3대 플랫폼 중 '엑사원 아틀리에'의 능력이다. AI가 인간에게 창의적 영감과 아이디어를 제공한다는 콘셉트다.

LG AI연구원은 올해 3분기(7~9월)부터 그룹 내외부의 전문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엑사원 아틀리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일반 대중을 위한 서비스를 개발해 조만간 공개할 계획이다.

초거대 AI 모델 ‘윤곽’…“전문성·신뢰성 확보”

이날 LG그룹 AI 연구의 싱크탱크 'LG AI연구원은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컨버전스홀에서 'LG AI 토크 콘서트 2023'을 열고 초거대 멀티모달(Multimodal) AI '엑사원(EXAONE) 2.0'을 선보였다.

엑사원은 언어와 이미지 간의 양방향 데이터 생성을 구현한 '멀티모달' 방식의 초거대 AI다. 세계 최대 수준인 6000억개 이상의 말뭉치와 이미지와 텍스트로 짝지어진 3억5000만장 이상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발표된 생성형 AI의 경우 시중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공개 정보들을 주로 활용하다보니 전문성, 신뢰성 문제에 취약점이 있었다. 앞서 챗GPT의 흑역사로 남은 '세종대왕 맥북 던짐 사건'과 같은 '환각'(hallucination·생성형 AI가 허구를 진실인 양 답하는 것) 현상이 대표적이다. 또 저작권이나 보안 등의 문제도 뒤따랐다.

이날 시연 행사에서도 배경훈 LG AI 연구원은 다른 경쟁사 생성형 AI 모델과의 차별점에 대해 "학습 데이터 품질 강화에 집중하고, 논문이나 특허 등 전문 데이터 중심으로 고품질의 데이터를 확보해왔다"고 강조했다.

 또 "무엇보다 데이터 확보 시 모든 저작권과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해결하고 학습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LG AI연구원이 엑사원2.0을 '세상의 지식을 이해하고 발견하는 상위 1%의 전문가 AI'를 표방하고 나선 것도 이 같은 전문성과 신뢰성에 대한 자신감 덕분이다.

[서울=뉴시스]1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컨버전스홀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에서 배경훈 AI연구원장이 엑사원 디스커버리(EXAONE Discovery)를 발표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신소재 발굴부터 단순 작업까지…고객 맞춤형 모델

특히 엑사원 2.0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맞춤형 모델'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 모델 예측할 때 매개변수(parameter)를 3000억개에서 1억7000개까지 다양한 크기의 모델로 만들 수 있다. 신소재·신약 개발 등 고차원의 AI가 필요한 경우부터, 반복 작업을 처리하는 AI까지 필요에 따라 모델을 제작할 수 있다.

이날 LG AI 연구원에서 공개한 엑사원 2.0의 ▲유니버스 ▲디스커버리 ▲아틀리에 등 3대 서비스 역시 인류 난제 해결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릴 때 쓸 해시태그('#' 기호 뒤에 특정 단어를 써서 비슷한 콘텐츠를 묶어주는 기능)을 만드는 작업에 활용 가능하다.

'엑사원 디스커버리'의 경우 '세상에 없던 새로운 지식을 발견하는 플랫폼'으로도 유용할 전망이다.

이 모델은 심층 문서 이해(DDU·Deep Document Understanding) 기술을 적용해 분자 구조나 수식, 차트, 테이블, 이미지 등 비(非) 텍스트 정보까지 AI가 읽고 학습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실험 설계와 예측의 영역까지 나아간다. 분자 구조에서 물질의 성질을 예측하고, 서로 다른 분자가 화학 반응을 일으켰을 때 어떤 결과를 일으킬 수 있을지 예측 가능한 것이다.

한세희 랩장(Materials Intelligence Lab)은 "실험실에서 무수히 반복되는 가설 수립에서 실험, 실패로 이어지는 시행착오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산업 활용도와 파급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연구개발 소요 시간은 40개월에서 5개월로 단축시킬 수 있다.

'엑사원 유니버스'는 전문 지식을 탐색하며 통찰력을 얻기 위해 개발된 모델이다. 화학, 바이오, 제약, 의료, 금융, 특허 등 엑사원 유니버스의 각 전문 도메인별 특화 서비스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문태 랩장(Advanced ML Lab)은 "엑사원 유니버스는 전문 논문을 통해 정보를 얻으며, 관련 근거를 함께 제시하기 때문에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지고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며 "일반론적인 답변보다 연구적, 기술적 관점을 제시해 깊이 있는 통찰력을 얻기 위해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엑사원 유니버스에 "AI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 묻자 "인간 근로자를 대체하지 않고, 저부가가치, 반복적인 영역의 업무를 대체할 것"이며 "인간의 고유 능력과 업무 효율성을 신장시킬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LG AI 연구원은 오는 31일 학계와 그룹 내 AI 전문가와 연구자에게 '엑사원 유니버스'를 공개할 계획이다.

배경훈 LG AI연구원 원장은 19일 공개한 초거대 멀티모달(Multimodal) AI '엑사원(EXAONE) 2.0'의 전 세계에 공개된 생성형 AI 대비 차별화된 경쟁력에 대해 "LG AI연구원은 전문성, 신뢰성에 있어서 만큼은 글로벌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LG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하반기 정식 서비스 본격화…성공사례 나올지 주목

LG AI 연구원은 엑사원 2.0의 3대 플랫폼을 고도화하며, 산업 현장 적용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이날 LG AI연구원은 국내에서 시범 운영 중인 LG전자의 AICC(AI Contact Center·AI 컨택 센터)도 공개했다.

이 모델은 고객과의 상담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요약하고 상담 내용에 적합한 답변이나 콘텐츠를 제안한다. 고객 상담 시 AI를 활용해 누가, 언제, 어떤 제품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요약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AS(애프터서비스) 기사와도 공유해서 자재 확보나 고객 응대 등에 활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하반기부터 AICC를 정식 서비스로 도입한다.

LG AI연구원 사업화 조직인 'AI 비즈 디벨롭먼트 유닛'도 다양한 산업군의 고객과 사업화 계약을 체결 중이며, LG전자나 LG유플러스, LG화학 등 대규모 영업 조직을 보유한 계열사와 함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 중이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이날 행사에서 "국내외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며 '다른 생성형 AI들과는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AI 컴퍼니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1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컨버전스홀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에서 이문태 랩장(Advanced ML Lab)이 엑사원 유니버스의 시연을 진행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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