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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에이즈 창궐' 폭로 의사 가오 야오지에, 95세로 타계

등록 2023.12.29 17:39:42수정 2023.12.29 18:3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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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정부의 '농민 혈액 매매 사업'이 원인임을 폭로

95세까지 에이즈 퇴치 위해 노력한 의사·운동가

[뉴욕=AP/뉴시스] 90년대 중국 에이즈 창궐 실태를 폭로한 의사이자 에이즈(HIV) 퇴치 운동가 가오 야오지에가 미국 맨해튼의 자택에서 향년 95세의 나이로 타계했다고 지난 24일 가디언이 전했다. 사진은 생전 맨해튼의 자택에서 그의 모습. 2023.12.29.

[뉴욕=AP/뉴시스] 90년대 중국 에이즈 창궐 실태를 폭로한 의사이자 에이즈(HIV) 퇴치 운동가 가오 야오지에가 미국 맨해튼의 자택에서 향년 95세의 나이로 타계했다고 지난 24일 가디언이 전했다. 사진은 생전 맨해튼의 자택에서 그의 모습. 2023.12.29.


[서울=뉴시스]최윤영 인턴 기자 = 1990년대 중국 정부가 농민들의 피를 헐값에 매입하는 과정에서 허난성 지역에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HIV)가 창궐한 사실을 폭로한 의사이자 운동가 가오 야오지에가 95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중국의 에이즈(HIV) 창궐 실태를 폭로한 의사이자 HIV 퇴치 운동가인 가오 야오지에가 미국 자택에서 지난 10일 숨졌다고 보도했다.
 
가오는 1927년 산둥성에서 태어나 1954년 허난대학교 의대 산부인과를 졸업한 중국의 산부인과 의사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의사로 성장한 그는 공산당의 압박과 문화대혁명을 거치며 생명의 위협을 받기도 했으나 65세까지 의사로 일했다. 그리고 은퇴 이후 중국의 에이즈 실태를 접하고 한평생 에이즈 퇴치에 헌신하는 삶을 살았다.
 
가오는 1996년 허난성의 빈농들이 중국 정부의 혈액 사업으로 HIV바이러스에 대규모 감염된 사실을 폭로했다.
 
산부인과 의사인 그는 에이즈에 걸린 여성 환자를 통해 에이즈 감염 경로가 정부의 ‘혈액 시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1980년 이후 중국 정부는 형편이 어려운 농민들의 피를 헐값에 사들여 제약회사에 비싸게 파는 이른바 ‘혈액 사업’을 벌였다.
 
허난성을 포함한 5개 지역에서 공식적으로 약 300만 명이 매혈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가오는 마을 사람들의 혈액이 단 하나의 주사기로 채혈되는 과정을 목도했다. 2021년까지 허난성에서 발생한 HIV 환자는 50만 명에 달한다.
 
가오의 폭로 이후 중국 정부는 채혈센터를 폐쇄했다. 그러나 HIV 관련 사실을 묵인하고 암암리에 다시 운영했다. 가오는 감염자가 해당 사실을 모르고 또 다른 감염자를 만드는 구조로 중국 내 HIV 바이러스가 널리 확산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안의 감시 속에서 관련 정보를 담은 전단지를 배포하고, 책을 집필하고, 실태를 조사하는 등 에이즈 확산 방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2011년 중국 정부의 HIV환자 통계(78만)를 부정하고 실제로 1000만명에 가깝다고 폭로하는 등 본격적인 반(反)에이즈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2001년 조너선 맨 상과 2003년 아시아 지역에 공헌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라몬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하며 HIV 퇴치에 기여했음을 인정받았다. 당시 중국 정부가 그의 출국을 막아 상을 전달받지 못했으나, 그로 인해 가오의 활동은 더욱 유명해졌다.

그는 2007년 미국 방문 당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인연을 맺었으며, 2009년 미국 망명 후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객원 연구원으로 일했다.

은퇴 후 늦은 나이에 자국의 에이즈 문제를 접한 가오는 여생을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에이즈 운동가'로 활동하며 고국의 보건 환경 개선을 위해 애쓴 뒤 연명에 들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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