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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재 3사도 못 버텼다"…전기차 캐즘에 투자 '주춤'

등록 2024.05.03 14:37:30수정 2024.05.03 22: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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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성적표 부진…수요 둔화에 '속수무책'

에코프로비엠·포스코퓨처엠 투자 조절 공식화

리튬값 상승에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 기대

[서울=뉴시스]에코프로비엠 전경. (사진=에코프로비엠) 2024.03.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에코프로비엠 전경. (사진=에코프로비엠) 2024.03.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전기차 캐즘(대중화 직전 수요침체)으로 관련 업계가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기업들도 불황을 피하지 못했다.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보이면서 투자 속도를 늦추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할 전망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양극재 3사(에코프로비엠·포스코퓨처엠·엘앤에프)는 1분기 전년 대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먼저 지난 2일 실적을 공시한 에코프로비엠은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액 9704억원, 영업이익 66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1.7%, 영업이익은 93.8% 대폭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포스코의 이차전지소재 계열사 포스코퓨처엠은 매출 1조1384억원, 영업이익 379억원을 기록하며 겨우 적자를 면하는 데 그쳤다.

오는 9일 실적 발표가 예정된 엘앤에프 역시 1분기 실적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엘앤에프가 1분기 영업손실로 1300억원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부진은 전방 시장 수요 둔화가 이어지는 것과 더불어 주요 금속 가격 하락이 판매 단가에 연동 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캐즘으로 인해 전방 수요가 회복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자 양극재 업체들은 장기 불황에 대비하기 위해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나섰다. 폭스바겐, GM, 테슬라 등 주요 전기차 완성차 업체(OEM)가 투자 계획을 수정하는 등 숨 고르기에 나서면서 불가피한 선택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1분기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 콜을 진행한 에코프로는 투자 속도 조절을 공식화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시장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투자 속도 조절과 관련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계획된 투자 규모나 시기에 대해 특별한 조정을 하지 않았지만, 전방 파트너들과 함께 지속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5일 콘퍼런스 콜을 진행한 포스코퓨처엠 역시 이차전지 소재 시황에 어려움을 언급하며 처음으로 투자 속도 늦추겠다고 밝혔다. 불황에도 신규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던 지난 1월과 비교해 기조가 달라진 셈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전기차 보급 둔화 및 배터리 수급 상황을 감안해 해외 투자 중 일부를 순연하겠다"며 "이차전지소재 사업은 (전기차) 캐즘기에 들어섰기 때문에 전반적인 성장 방향은 유지하되, 속도 조절을 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포스코홀딩스가 공개한 IR 자료에 따르면 2026년 양극재 목표 생산능력 역시 기존 목표치였던 44만5000톤보다 5만톤 낮은39만5000톤으로 수정했다. 전기차 시장 둔화 추세에 맞춰 공급량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양극재 업체들은 최근 리튬값이 반등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양극재 판가는 광물 가격과 연동되는 구조인 만큼 리튬 가격은 양극재 업체의 수익성을 좌지우지하는 요소다.

지난 30일 기준 리튬 가격(탄산리튬 기준)은 kg당 109.5위안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월 초 kg당 86.5위안이었던 것과 비교해 26%가량 오른 것이다.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경영지원본부장은 "2분기 말 기점으로 가동률이 낮아진 일부 공장들의 생산량은 확대될 것"이라며 "특히 하반기의 수요 증대 가능성에 대비해 신속하게 가동률 증대가 가능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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