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혁신 '영광 이전투구'…진보당 "정권교체 도움 안돼"
허위사실 공표,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발…'날선 신경전'
진보당 "자격 논란·함량미달 후보 놓고 호남패권 다툼"
[무안=뉴시스] 송창헌 기자 = 전국적 핫이슈로 떠오른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를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상대 진영을 고발하는 등 공식 선거운동 개시 전부터 이전투구 양상을 빚고 있다.
'총선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로 탄탄한 공조를 보여줬던 양당 모두 "선을 넘었다"고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고, 3강 구도의 한 축인 진보당은 "정권교체에 도움이 안된다"며 양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민주당과 혁신당이 고발전(戰)에 나선 사안은 크게 2가지로, 혁신당 장현 후보의 월세살이와 경선 불공정 주장이 핵심 쟁점이다.
장 후보의 월세살이를 두고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인 주철현 최고위원은 지난달 30일 최고위원회 회의 석상에서 장 후보를 겨냥해 "단 한 푼의 임차권 조차 신고하지 않았다', '이례적 월세계약이나 무상제공을 통한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이 있다', '자기 명의의 쪽방 조차 마련하지 않았다'고 공개 비판했다.
특히 "군정을 책임지겠다는 군수 후보가 정작 영광에는 자기 명의 방 한 칸 없다는 건 군민을 우롱하는 행태다. 곁방살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김보협 혁신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장 후보는 1999년 청약에 당첨된 아파트가 강남에 있고 수도권 교수인 배우자가 실거주 중이고 임대료는 일시지급했다"며 "투기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검사장 출신인 주 의원은 대통령과 같은 강남 아크로비스타를 소유하고 있는 반면 지역구인 여수에는 자신 명의의 집이 없다"며 "다른 사람은 몰라도 주 의원은 그래서는 안된다"고 역공했다.
혁신당 전남도당은 2일 "주 의원은 과거 장 후보가 제출한 민주당 공천서류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었을텐데도 낙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이날 주 의원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와 형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민주당이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혁신당 장현 후보가 탈당 과정에서 경선 불공정을 언급한 대목이 "공당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전남도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장세일 후보를 공천했음에도, 장현 후보가 민주당이 자신을 강제 사퇴시킨 것처럼 주장하고 경선 과정에 문제가 있는 양 발언해 민주당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특히 "장현 후보가 지난달 30일 민주당 경선후보 등록을 하지 않고, 심지어 등록 5분전에 당헌·당규에도 없는 경선배제요청서를 이메일로 제출한 후, 9월3일 본인 의지로 탈당계를 제출해 민주당을 탈당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자 혁신당은 반박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말꼬투리를 잡아 고소·고발 첫 방아쇠를 당겼다"며 "군민의 판단에 맡기지 않고 법의 영역으로 끌고간 것은 '정치의 과잉 사법화'로 유감이고, 구태선거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와 박형대 전남도의원. (사진=진보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가운데 지지세가 우상향하며 '3강 구도'를 구축한 진보당은 민주당과 혁신당 모두를 쓴소리로 직격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이날 전남도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과 혁신당이 자격 논란 후보를 놓고 이전 투구를 벌이고 있다"며 "이는 정권교체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한 어조로 양비론을 폈다.
김 대표는 "혁신당 조국 대표가 있어야 할 자리는 호남 패권을 두고 다투는 이전투구의 장이 아니라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며 국민의힘과 한 판 겨루는 자리여야 하지 않느냐"고 일갈했다.
또 민주당에 대해서도 "함량미달 후보를 내세우고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될 거라는 생각은 호남 민심은 말할 것도 없고 정권 교체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